나쓰메 소세키를 마시다, 앤트러사이트

[푸드]by 예스24 채널예스

화려하게 정신 없이 붐비는 홍대에서 조금 벗어나면 주택과 공장이 있는 다른 느낌의 합정이 있다. 드문드문 있는 까페들은 제각기 개성을 가지고 마치 교실 뒤편에 혼자 있는 아웃사이더처럼 카리스마를 가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기 색이 진한 앤트러사이트는 정말 까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까페 같지 않은 모습으로 서있다.

나쓰메 소세키를 마시다, 앤트러사이트

원래 신발 공장이었던 곳을 커피 공장으로 바꾼 이 곳은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피향이 온몸을 감싼다. 운이 좋으면 1910년식 프로바트 로스터기가 열심히 돌아가며 로스팅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공장 전체에 커피향이 가득히 퍼져 커피콩주머니에 푹 빠져있는 기분이 든다.

나쓰메 소세키를 마시다, 앤트러사이트

흔히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도 좋겠지만 이곳의 핸드 드립은 무척 매력적이다. 자동으로 갈아주는 기계가 아니라, 주문 후 원두를 통에서 꺼내어 분량씩 갈아준 후 길게 늘어선 붉은 색 드리퍼 중 하나에 담아준다. 그리고 나서 원두 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드립포드가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원두 아래로 커피가 한 두 방울씩 떨어져 내린다. 마치 벨 연주 같은 손놀림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커피가 다 완성된다.

 

커피 공장답게 커피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싱글 오리진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겠지만 앤트러사이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하우스 블랜드를 추천한다. 이름 또한 공기와 꿈, 나쓰메 소세키, 버터 팻 트리오 등 지적허영까지 충족시켜주는 이름이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너무 강하지 않은 로스팅에 섬세한 향과 산미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해학이 담긴 것 같았다. 또한 공기와 꿈은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기와 꿈』처럼 철학적이며 진한 풍미와 향의 어우러짐이 낭만적이었다.

나쓰메 소세키를 마시다, 앤트러사이트
나쓰메 소세키를 마시다, 앤트러사이트

2층에 올라가면 많은 자리들이 있는데 그 중 철로 된 대문을 탁자로 놓아둔 곳이 무척 인상적이다. 문이 누워있으니 왠지 세상이 기묘하게 틀어져있는 기분이 든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니 여유를 즐기려면 평일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1. 싱글오리진 5~9,000원, 하우스 블랜드 5~7,000원. 에스프레소 4,000원, 아메리카노 5,000원
  2.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57-6 | 02-322-0009

글ㆍ사진 | 김지원 (선임 기자)

2016.10.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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