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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방송인 장예원 “사표를 던진 진짜 마음은요”

by예스24 채널예스

가장 빛날 때, 주저 없이 사표를 던진 마음이 궁금했다. 지난 8년간 방송인 장예원의 활약은 언제나 눈부셨다. 당시 최연소 아나운서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프리뷰쇼, 한밤의 TV연예 진행, 라디오 씨네타운 DJ 등 어떤 역할이든 ‘장예원’의 색깔로 소화해왔다. 


그런 그가 왜 사표를 던졌을까? 한 권의 책이 힌트가 될 것이다.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에서 그는 숨 가쁜 아나운서 생활에 쉼표를 찍고, 장예원만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미쳤지, 내가 퇴사를 왜 해서!" 웃으며 말하면서도, 자신의 생활을 돌보고 원하는 것을 향해 직진하는 그. ‘클로징 멘트’를 한 후, 작가로 돌아온 장예원을 서면으로 만났다. 


장예원은 전 SBS 아나운서, 방송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스물셋, 누구보다 빨리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해 <TV 동물농장>과 <장예원의 씨네타운> 등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방송을 진행하다 2020년 독립을 선언했다.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인간관계와 꿈에 대해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다. 서른의 문턱을 넘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며 느꼈던 고민이나 직접 부딪히며 깨달았던 것들을 나누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퇴사 후 일상, 매일이 설렌다

SBS를 퇴사하고 ‘프리 선언’을 하셨어요. 요즘 일상은 어떤가요?


회사를 그만둘 무렵에는 휴식에 대한 마음이 간절했는데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불러주시는 곳이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방송국에 있을 때는 하지 못했던 형식의 예능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MC도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방송을 진행한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게 설레더라고요. 그래도 회사에 있을 때보다는 여유가 생겨서 반려견 여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8년간 몸담으신 회사를 떠나셨어요. 퇴사 직전의 심정은 어땠나요?


사실 퇴사를 고민한 지는 꽤 오래됐었어요. 책에도 쓴 것처럼 고민하던 와중에 우연히 손미나 선배님의 책을 읽고 더 확신이 들었죠. 지금 내가 행복한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는데, 불행하진 않았지만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배울 점이 많은 선후배들과 함께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일만 하다 보니 조금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취미도 일, 특기도 일이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나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없더라고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같은 것들이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서 일상을 환기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을 내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요. 먼저 출판사에 문을 두드리셨다고요. 


예전에 몇 번 출판사에서 먼저 책을 내자고 제안해온 적이 있어요. 그때마다 아직 글을 쓸 깜냥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어떤 주제로 쓸지도 막막했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많이 두려웠어요. 그러다 퇴사를 고민하면서 주변에 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는데, 의외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도 많았고, 공감해주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사회초년생들이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직장에 더 수월하게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어요. 


퇴사 시기와 출간 시기가 맞물려서 급하게 짠! 하고 책을 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나름대로 1년 가까이 글을 쓰고 수없이 고치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물론 책을 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책을 내고 난 후에는 세상의 모든 작가님들을 존경하게 됐어요.(웃음) 지금도 ‘작가님’이라는 호칭은 어쩐지 너무 어색해서 들을 때마다 숨고 싶은 기분이에요.


겉으로 볼 땐 ‘인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싸’ 같은 아보카도 같은 사람이라고 본인을 표현하셨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요?


얼굴이 알려지는 직업을 갖고 있는 데다 방송할 때는 늘 즐겁다 보니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제 성격이 굉장히 활발할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낯선 사람, 낯선 장소를 상당히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일할 때는 괜찮지만 개인적으로는 낯선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해요. 일이 끝나고 집에 가면 바로 들어가지 않고 잠깐이라도 차에서 혼자 휴식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쉬는 날에도 거의 집에만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야 에너지가 보충되거든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정반대예요. 누구보다 말이 많아지고 신이 나서 들떠 있어요. 말하고 보니 기본적인 기질은 ‘아싸’이지만 때로는 ‘인싸’ 같은 면이 있는 것 같네요.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빛났던 순간, 언제였나요?


가장 빛났던 순간이라기보다 그래도 8년 동안 직장생활을 잘 해왔다고 느낀 순간은 있어요. <동물농장> 마지막 녹화날에 저보다 선희 언니나 작가진이 더 많이 울더라고요. 녹화가 끝날 무렵에는 서프라이즈로 함께했던 광고팀에서도 온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 동엽 오빠가 “너 진짜 잘 살았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워낙 끈끈한 팀이기도 하고 7년을 함께했으니 가족이나 다름없죠. 회사를 나온 후에도 여전히 얼굴을 보며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에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악플이 돌아오기도 했어요. 그때의 심정은 어땠나요? 어떻게 마음을 다져갔는지도 궁금합니다. 


처음에 악플을 봤을 때는 정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내가 진짜로 뭘 잘못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괜히 움츠러들어 말하면서 멈칫할 때가 많았어요. 다행히 연예면 기사 댓글이 중지되면서 지금은 직접적으로 공격받는 댓글을 예전만큼 자주 보지는 않아요.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사회 초년생이어서 더 마음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잘못은 제가 아니라 모니터 뒤에 숨어 단순히 제 외모나 이미지만을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했더라고요. 책에도 썼지만 이제는 ‘남의 시선에 사로잡히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내는 일’에 더 힘쓰고 있어요. 

나의 비결은 ‘사랑’

8년간 아나운서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일을 해오셨어요. 사회생활에도 많이 단련되셨을 것 같은데요.(웃음) 아나운서와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일지 말씀해주세요. 


방송국에 있을 때는 ‘아나운서’라는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직장인’이라는 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아나운서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연예인과 일반인의 중간쯤에 서 있는 위치잖아요. 그렇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저희도 방송이 없을 때는 9 to 6를 꼬박꼬박 채우고 직장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회사 내부 절차나 문서들도 많아요. 직장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이라면 음… 성실하고 묵묵하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 때문에 나중에는 조금 버거운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지 않나요?


구분하기 쉽진 않지만 그래도 나눠서 이야기하자면 아나운서로 촬영을 할 때는 프로그램마다 잘 녹아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각각의 프로그램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뉴스에서의 장예원과 예능에서의 장예원이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지금도 치열하게 도전하고 있을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조언 하나를 해주신다면요?


‘사랑하세요!’(웃음) 단순히 연애를 많이 하라는 말은 아니에요. 물론 많은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사랑을 경험해보는 건 중요하지만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잘 아실 거예요. 내가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멋있어 보일지,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지, 매력적으로 보일지를 노력하는 순간들이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치열하게 준비하는 분들도 같은 마음이 필요해요. 심사위원과 방송국에 어떻게 해야 내 매력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지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고민해야 하죠. 스스로 자신의 매력이나 장점에 자신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그 모습을 발견해줄 수 없어요. ‘나는 아나운서로서 뛰어난 자질과 강점이 있다!’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에게도 나만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해보니, 기존 지상파 방송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가실 계획인지도 궁금합니다. 


유튜브 운영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기획도, 진행도, 완성도 저 혼자서 해야 한다는 거예요. 물론 영상 편집만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만 그때도 어떤 식으로 편집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회사에 속한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반복되는 삶에서 살짝 벗어나는 일탈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저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소통 창구로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네요. 혼자서 하는 만큼 자유로운 면이 많지만 콘텐츠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저에게 있다는 건 가끔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구독자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면서 반영해야 할 점을 체크하고, 뭐가 가장 나다운 콘텐츠일지 고민하기도 하죠. 


최근 유튜브와 관련해 아쉬운 점은,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새롭게 시작한 일이 많아 오히려 유튜브에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어요. 아직 초보 프리랜서라서 워라밸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앞으로는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잘 맞춰 틈틈이 유튜브도 잘 운영해보려고 해요. 회사 밖 장예원의 모습,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른 하나,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이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장예원’의 인생을 어떤 색깔로 칠해가고 싶나요? 앞으로의 계획과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제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어떤 색이 칠해질지 저도 설레고 궁금해요. 지금은 하나의 색을 정해놓고 그림을 완성하기보다 다양한 색으로 채워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그러니까 아마도 무지개색 아닐까요? 실제로 안 해보던 것들도 도전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요즘이라서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색들이 칠해지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순간순간 나만의 속도를 잃지 않고,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내가 행복한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게 유일한 계획입니다.

*장예원 

전 SBS 아나운서, 방송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스물 셋, 누구보다 빨리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해 <TV 동물농장>과 <장예원의 씨네타운> 등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방송을 진행하다 2020년 독립을 선언했다.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인간 관계와 꿈에 대해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다. 서른의 문턱을 넘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며 느꼈던 고민이나 직접 부딪히며 깨달았던 것들을 나누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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