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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꽃과 살다 보면 달라지는 것들

by예스24 채널예스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은 일 년 열두 달 꽃과 함께하면서 꽃에게 배운 것들을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피는 꽃을 소개하여 자연과 떨어진 채 살아가는 우리가 꽃을 보며 계절을 깨닫게 해준다. 꽃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법, 꽃의 역사부터 키우는 법, 꽃을 관리하는 법까지 꽃에 대한 깊은 정보를 상세하게 담아 집에서도 오래도록 예쁜 꽃을 즐기도록 도와준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9년째 플라워 스튜디오 ‘마야플로르’를 운영 중인 플로리스트 마야입니다. 얼마 전 출간한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의 작가 문혜정이기도 하고요. 현재는 그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지만 저는 꽤 여러 이력을 가지고 있는 편이에요.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도이기도 하고, 플라워 스튜디오를 오픈 하기 전에는 홍보와 광고, 마케팅으로 8년여를 일한 마케터이기도 했습니다. 꽃, 글, 심리학, 마케팅 이렇게 네 가지가 저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케터로 일하면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커피와 제과제빵, 편집 디자인을 배우고 플로리스트가 되어서도 패키지 디자인, 조향사 공부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늘 새롭게 흥미로운 것을 찾으시는 점이 인상깊었어요. 그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요?


저를 움직이는 건 열정보다 ‘호기심’이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호기심들은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 있죠. 식음료 회사의 마케터로 일했기 때문에 커피와 디저트가 궁금했고 제품으로 출시하려니 디자인과정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내 제품을 만들게 되니 포장을 해야해서 패키징과 랩핑에 대한 공부를 하고, 꽃을 좋아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향기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요. 저는 그저 순간 순간 떠오르는 점 같은 호기심들을 서로 이어가며 따라갔던 것 같아요. 그에 대한 이야기는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을 읽어보시면 자세히 나와있답니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요즘에는 꽃농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몰랐는데 과거의 오늘을 알려주는 sns를 보니 저는 10년 전부터 봄이 되면 씨앗을 심고, 주말농장을 빌렸더라구요. 지금은 그 관심이 ’꽃’으로 모아지다 보니 꽃을 심고 재배하는 것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채소나 나무들 중에 꽃꽂이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식물은 없는지도 계속 실험하고 있고요. 멀지 않은 미래에는 제가 가꾼 꽃으로 수업을 하고 싶어요.


모든 일상이 꽃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꽃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역설적이지만, 꽃의 가장 큰 매력은 결국 시드는 것이에요. 꽃을 판매하다 보면 ‘시들지 않는 꽃’을 찾는 분들이 참 많아요. 조화와 생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국 시든다는 것인데 말이죠. 꽃은 시듦으로써 자신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요. 봉오리에서 만개, 그리고 시드는 것을 보면 인생을 축약해 놓은 것 같아요. 그 과정은 아름다워요. 저는 사람들이 ‘시든다’는 결론에 슬퍼하기 보다 변화하는 그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나만을 위한 꽃을 사거나 방이나 거실을 꽃으로 장식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멋지게 꽃을 구매하고 싶어도 꽃을 잘 몰라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팁이 있다면요?


마야플로르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저는 항상 ‘예산’을 먼저 물어봐요. 5천 원이든 만 원이든 상관 없이요. 예산을 정해주시면 그 안에서 그날 가장 예쁘고 잘 어울리는 꽃을 골라 꽃 이름을 적은 쪽지와 함께 드립니다. 꽃을 잘 모를 때는 좋아하는 꽃집의 플로리스트에게 그냥 맡겨보세요. 그리고 꼭 꽃 이름을 적어달라고 하고요. 다음 번엔 마음에 들었던 꽃을 주문할 수 있을 거예요.


꽃으로 작품을 만들 때 플로랄폼(오아시스)를 쓰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플로랄폼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지금은 플로랄폼이 꽃꽂이의 필수적인 재료로 여겨지지만 사실 발명된 지 얼마 안된 제품이에요. 플로랄폼은 페놀수지로 만들어져 썩거나 분해되지 않는다고 알고있어요. 꽃바구니를 정리할 때 그 안에 들어있는 초록의 스폰지 같은 것을 만져 보셨다면 손에 달라붙는 가루를 본적이 있을 거예요. 이 가루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어요. 


처음 꽃을 배우기 시작할 때는 아무도 그걸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최근 외국에는 경각심을 가지고 No Floralfoam 운동을 하는 플로리스트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이게 없으면 꽃꽂이를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플로랄폼이 발명되기 전에도 사람들은 꽃으로 집안을 장식하고 꽃꽂이를 했잖아요. 단지 편의를 위해 플로랄폼으로 빠르게 대체된 것이죠. 그때부터는 재사용이 가능한 부재료들, 꽃을 고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공부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덜 알려져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클레임을 제기해야 플로랄폼 회사에서도 진짜 친환경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친환경이라고 광고하는 플로랄폼도 자연에 없는 고온, 혐기성의 연구소 환경에서만 일부 분해가 되는 제품이에요. 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꽃을 주는데 우리는 쓰레기를 안겨주면 안되니까요.

꽃과 함께 하면서 달라진 삶의 방식, 태도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매해 계절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신기하고 벅차요. 이 전에는 봄 다음에 여름, 가을, 겨울이 오는 게 너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았는데 매번 정확한 주기로 바뀌고 돌아오는 사계가 모두 신비하게 느껴집니다.  

*문혜정

“때때로 흔들리지만 나의 계절에 핍니다” 심리학을 전공했고 꽤 오랫동안 마케터로 살았다.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따라가다 꽃을 만질 때 가장 행복해 플로리스트가 되었다. 플로랄폼 대신 다시 쓸 수 있거나 쉽게 분해가 되는 재료를 사용하며 사람들에게 꽃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만난 꽃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글을 쓴다. 현재 플라워스튜디오 ‘마야 플로르’를 운영 중이다.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판단을 내리는 기준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죽기 전에 후회할까?’ 혹은 ‘하면 죽기 전에 잘했다고 생각할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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