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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사이다 이상의 청량감…
'수국수국한' 초여름 제주

by연합뉴스

섬 구석구석 파스텔톤으로 물들어…공원마다 수국 축제도


여름의 시작 6월. 제주 섬 곳곳은 요즘 말로 '수국수국하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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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수국한' 제주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카페 마노르블랑에 수국이 만개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020.6.9 jihopark@yna.co.kr

'수국수국하다'는 말은 알록달록 탐스럽게 핀 수국의 자태를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용어. 탐스럽게 피어난 갖가지 색의 수국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을 다 내려놓고 바라보게 된다.


온실 재배기술의 발달로 이제 봄부터 수국을 만날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제철 수국만큼 아름답진 않다. 올해엔 산수국의 개화 시기도 빨라져 다양한 종류의 수국을 한 시기에 즐길 행운까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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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산수국의 아름다움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국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낙엽관목으로 '진심', '변덕', '처녀의 꿈' 등의 꽃말을 가졌다. 보통 수국은 하얀색에 가깝게 꽃을 피우기 시작해 밝은 파란색을 거쳐 보라색으로 변한다.


땅이 산성일 경우 파란색, 알칼리성일 경우 빨간색에 가까워지는 특성을 갖고 있어 토양 첨가제를 이용해 꽃의 색을 바꿔 키우기도 한다. 수국의 이런 특성을 잘 아는 제주 사람들은 예로부터 수국을 도체비 고장(도깨비 꽃)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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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수국한' 제주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카페 마노르블랑에 수국이 만개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020.6.9 jihopark@yna.co.kr

꽃이 피며 색이 다양하게 변하는 것이 마치 변덕스러운 도깨비의 마음 같다는 것. 입장료를 받는 공원을 찾지 않고도 부케처럼 만발한 수국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제주엔 많다. 특히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에서 안덕119센터까지 이어지는 수국 길과 대정읍 안성리의 수국 길이 네티즌들의 입소문 탄 곳으로 인기 만점이다.


안덕면사무소 인근 도로에 핀 수국들은 흰색과 하늘색의 경계를 오가며 보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한다. 돌담이 양쪽으로 늘어선 안성리 마을 안길엔 올해도 진자줏빛 수국이 탐스럽게 피었다. 이곳 수국은 개화가 빨라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색감이 진하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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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안성리 골목길 수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길지 않은 수국 길이지만 돌담과 돌로 만든 창고, 귤밭 등 제주 농촌 마을의 상징과 어우러져 수국 명소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시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자리한 구좌읍 종달리 수국 길도 시원한 바다 풍경과 꽃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종달리 인근의 하도리, 김녕리, 산방산 자락인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남원읍 위미리 등도 수국 명소로 유명하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자리한 송악산 둘레길도 수국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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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송악산 수국 군락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도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송악산은 오름 분화구 2개로 이뤄진 이중 화산체다. 바다와 인접해 경관이 빼어나고 지질학적 가치도 크다. 송악산 둘레엔 2.8㎞ 길이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는데, 출발점에서 1.6㎞ 정도 떨어진 전망대 옆으로 대규모 수국 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방산과 형제섬, 탄성이 절로 나오는 화산암 절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수국 군락지에 닿는다. 송악산 정상에서 가파도를 향해 뻗은 분화구 경사면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수국이 잘 가꿔진 정원처럼 보인다. 수국의 계절을 맞아 제주 유료 공원들도 일제히 '수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내달 19일까지 수국축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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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수국'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수국길을 즐기고 있다. 2020.5.4 jihopark@yna.co.kr

제주 속 작은 제주를 표방한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는 수국정원과 수국올레길, 수국오름 등이 조성돼 있다. 잘 가꿔진 수만 송이 수국에 산수국까지 가세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색색의 수국이 아주 짜임새 있게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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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노지 수국 '활짝'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카페 마노르블랑에 노지 수국이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2020.5.21 jihopark@yna.co.kr

서귀포시 안덕면의 카페 마노르블랑은 올해도 형형색색의 수국으로 중무장했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누구나 쉽게 최고의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층층이 단을 쌓아 수국 언덕도 새로 만들었다. 부지런한 카페 주인장은 올해 수백 년 묵은 나무 옆 돌밭도 수국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산책로도 강렬한 색감의 수국으로 새로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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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엔 산수국도 '활짝'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 산수국이 활짝 피어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2020.6.1 jihopark@yna.co.kr

표선읍 보롬왓 등도 풍성하게 핀 수국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올해 보롬왓에선 별수국도 만날 수 있다. 수국길을 따라 숲 쪽으로 가면 땅에 거의 붙어 자란 별수국으로 꾸며진 정원이 나오는데 별모양의 이 수국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신비로운 느낌까지 들 정도다.


제주를 대표하는 식물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과 미로공원으로 인기 있는 구좌읍 메이즈랜드, 동백정원으로 유명한 서귀포시 안덕면 카멜리아힐 등에서도 아름답게 잘 가꿔진 수국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ji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