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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김정은, 이틀간 황북 수해현장 방문…전략식량·물자 풀어

by연합뉴스

LX570 추정 렉서스 SUV 직접 운전한 듯…피해복구에 군 동원

주택 730동·논 600정보 침수·주택 179동 붕괴…여의도 2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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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운전석 앉은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운전석에 앉은 것으로 보아 일부 거리는 직접 운전해 수해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틀에 걸쳐 황해북도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 동지께서 6일과 7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의 큰물(홍수)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료해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통상 최고지도자의 동선 공개를 꺼려 공개일정을 하더라도 이튿날 보도한다.


최소 1박 2일 일정으로 보이는 이번 시찰을 당일에 발 빠르게 중계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수해 상황이 심각해 김 위원장이 각별히 신경 쓴다는 점을 안팎에 보여줘야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은파군에서는 연일 이어진 폭우로 제방이 붕괴하면서 단층 살림집(주택) 730여동과 논 600여정보(1정보는 3천평)가 침수되고 살림집 179동이 붕괴했다.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시찰 사진을 보면 한 채에 4가구로 구성된 단층 주택(일명 하모니카집) 수십 채가 무너지거나 흙과 흙탕물에 잠겼고 많은 면적의 논밭 역시 물에 잠겼다. 침수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두배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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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집은 침수되고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곳곳의 민가 지붕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거나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된 모습이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다만 사전에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방문한 뒤 수재민 지원 대책을 내놨다.


통신은 "국무위원장 예비양곡을 해제해 피해지역 인민들에게 세대별로 공급해주기 위한 문건을 제기할 데 대해 해당부문을 지시했다"며 "피해복구건설 사업에 필요한 시멘트를 비롯한 공사용 자재보장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요량에 따라 국무위원장 전략예비분물자를 해제해 보장할 데에 대해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수해지역을 직접 찾고 국무위원장 명의 식량 등 사실상 전쟁 대비용인 예비물자까지 쓰도록 지원한 것은 민생 중시 지도자로서 국정운영을 보여주고 경제난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폭우로 삼중고를 겪는 민심을 다독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LX570으로 추정되는 렉서스 SUV를 직접 운전하고 현지에 도착했다. 그는 차량의 운전석에 앉은 채 수행 간부들과 군 장성에게 대책을 지시했는데, 타이어를 비롯해 전용차는 흙탕물 범벅이었다.


김 위원장은 마중 나온 농장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웃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물에 잠긴 살림집과 논밭을 바라보며 근심스러운 얼굴로 찡그린 표정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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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 위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으며 다가가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 위원장은 피해복구에 군대를 동원하겠다며 "인민군대에서 필요한 력량을 편성하여 긴급 이동·전개시키며 군내 인민들과 함께 파괴된 살림집과 도로, 지대정리 사업을 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홍수로 집을 잃은 수재민은 군당위원회, 군인민위원회 등 공공건물과 개인 세대에서 지내도록 하며, 침구류와 생활용품, 의약품 등을 보장하는 사업을 당중앙위원회 부서와 본부 가족 세대가 전적으로 맡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본부 가족세대란 당중앙위원회 모든 부서원의 가족을 말한다.


이와 별도로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와 인민무력성 간부들로 피해복구 사업지휘부를 조직하고 필요한 자재와 역량 편성을 보고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의 설계역량을 파견해 큰물 피해를 입은 은파군 농장마을 800세대를 본보기로 새로 건설하기 위한 작전을 짜고들어 공사를 빠른 기간 내에 최상의 수준에서 끝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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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보고받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쓴 여성 간부로부터 현장 설명을 듣고 있고, 뒤로는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용수 당 재정경리부 제1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 등이 대기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또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 성, 중앙기관에서 은파군 피해복구 건설사업 관련 당의 의도를 똑바로 알고 적극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시찰에는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용수 당 재정경리부 제1부부장이 수행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수해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5년 함경북도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수해 현장을 찾은 데다가 최근 황해북도 토산리 소재 황강댐(북한명 예성강댐)을 무단 방류한 정황을 보면 황해북도 지역의 폭우 피해가 상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황해남북도에서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예상된다며 특급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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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북도의 범람한 강과 하천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황북 일대에 물이 범람해 수위가 높아져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0.8.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박수윤 기자 =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