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도 못 넘은 빌보드 싱글 정상의 벽, 방탄소년단이 깼다

[연예]by 연합뉴스

팬덤으로 북미 침투한 BTS, 외연 확장…첫 영어 싱글로 '인기 다이너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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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에서 마지막 남은 벽을 깼다. 앨범 차트에 이어 최고의 인기곡이 격돌하는 싱글 차트에서도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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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이번 주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1위로 데뷔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핫 100 정상에 오른 것은 우리 대중음악 역사상 처음이다. 2012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핫 100에서는 2위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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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공연하는 방탄소년단 [MTV via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류 팝음악 핵심 인기지표 '핫 100'서 정상…상징성↑

인기곡 순위인 '핫 100'은 주류 팝 음악의 인기 흐름을 보여주는 빌보드에서도 핵심적인 차트로 꼽힌다.


빌보드의 메인 차트는 핫 100과 함께 앨범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 200'이 있지만, 이중 노래의 대중적 인기도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핫 100이라는 평가다. 그런 의미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번 1위는 상징성이 크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디지털 시대가 되고 (음악산업이) 싱글 중심으로 바뀌면서 주요 인기 동향을 보여주는 곳은 싱글 차트"라고 말했다.


이미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에서는 올해 2월 발매한 '맵 오브 더 솔 : 7'까지 최근작 앨범 네 장을 연이어 1위에 올려놓았다.


앨범 차트에서 먼저 정상을 밟은 것은 이들의 북미 소비층이 견고한 팬덤을 토대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진정성 있고 동세대가 공감하는 음악, 화려한 퍼포먼스, 친근한 소통방식 등으로 북미 시장에서 팬층을 쌓아나갔다. SNS에 친숙한 미국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열정적이고도 응집력 높은 팬덤이 구축됐고, 그 팬덤이 거대하게 성장하면서 주류 팝 시장도 방탄소년단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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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공연 펼치는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비영어권 가수로서 '팬덤 밖' 일반 대중을 파고드는 데는 어려움도 따랐다.


핫 100에서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DNA'가 이 차트에 처음 진입해 67위까지 올랐고, 2018년 '페이크 러브'(10위)로 톱 10에 입성했다. 이어 지난해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8위, 올해 2월에 '온'(ON)이 4위를 기록하는 등 단계적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정상을 밟지는 못했다.


특히 핫 100 순위 산정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라디오 방송이 비영어권 곡에 배타적이라는 점은 주요한 장벽으로 거론돼왔다.


과거 싸이의 메가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핫 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달리면서도 결국 1위에 오르지 못한 데도 라디오 방송 횟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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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이미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성 강화한 '다이너마이트'…현지 라디오도 뚫어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시도한 영어 가사에다 팝적인 스타일이 강한 '다이너마이트'는 비영어권 가수의 핸디캡을 극복하기에 좀 더 유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현지 프로모션을 담당한 컬럼비아 레코즈도 이번 신곡을 강력하게 지원했다.


라디오에서는 이전보다 확연히 선전했다. 미국 내 160여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는 이번 주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는 발매 첫 주 4천만 회에 달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수를 기록해 주간 '글로벌 톱 50' 차트 2위에 올랐다.


날로 세를 불리고 있는 팬덤 '아미'도 열성적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로 곡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특히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가 26만5천 건에 달해 이번 주 2위인 카디 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2만5천 건)을 큰 폭으로 제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쉽고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디스코 팝 장르로 유쾌한 메시지를 던지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도 주효했다.


멤버 진은 '다이너마이트' 발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불을 밝힐 거야'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많은 분이 듣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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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발매 온라인 기자간담회 연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을 디딤돌 삼아 이들이 그래미 어워즈 후보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18년 5월 기자회견에서 멤버 슈가는 "꿈은 크면 클수록 좋으니 '핫 100'도, '빌보드 200'도 1위를 해보고 싶다. 그래미도 가고 싶고 스타디움 투어도 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말한 목표는 2년 반이 채 안 돼 대부분 이뤄졌다.


실제로 빌보드는 31일(현지시간) 차기 그래미 어워즈 후보 가능성이 있는 아티스트 18팀 중 하나로 방탄소년단을 꼽으며 '온' 또는 '다이너마이트'가 후보에 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올해 안에 "방탄소년단의 향기가 많이 묻어나는" 새 앨범으로 컴백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kimhyoj@yna.co.kr

2020.09.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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