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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올가을엔 엄송이 돌솥밥

by연합뉴스

송이 향에 쌉싸름한 엄나무순의 조화

경북 봉화군의 향토음식점인 동궁회관은 몸에 좋은 엄나무순 등 독특한 음식 재료로 만든 돌솥밥을 내놓는다.


엄나무는 늦봄에 잠깐 새순을 내기 때문에 해충 피해가 적다. 따라서 농약 걱정에서 자유로운 음식 재료로 손꼽힌다.


각종 염증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엄나무순과 가을철 채취되는 송이로 만든 '엄송이 돌솥밥'은 식욕을 돋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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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와 엄나무순이 올라간 엄송이 돌솥밥 [사진/성연재 기자]

◇ 건강을 먹는다 엄나무순 돌솥밥

경북 봉화군 춘양읍 춘양시장 안에 있는 동궁회관은 대여섯 번은 찾은 곳이다.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일부러 그곳을 찾아갈 정도였다.


이곳에서는 엄나무순을 주재료로 한 돌솥밥을 만들어 내놓는데, 다른 고장에서 접하기 힘든 엄나무순의 맛은 독특하고 맛깔스럽다.


파릇파릇한 색상의 톡 쏘는 맛을 내는 엄나무순은 지친 여행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음식이다.


쌉쌀하면서도 미각을 자극하는 매력을 지닌 엄나무순은 인삼의 열 배가 넘는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다. 또 각종 염증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많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나무는 삼척, 대구, 울산을 잇는 백두대간 지역을 중심으로 자란다. 그러나 새순이 나는 시기가 보름 정도밖에 안 돼 많은 사람이 접하기가 어렵다.


바로 섭취하면 쓴맛이 강해 음식 재료로 사용되지 않았지만, 십여 년 전 이 식당에서 가공법을 개발했다.


늦은 봄 수확한 엄나무순을 진공 포장으로 냉동 보관해 쓴맛을 줄이면서도 특유의 맛과 색상을 그대로 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돌솥밥 1인분에 100g가량의 엄나무순을 넣으면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봉화군에서도 엄나무순을 이용한 요리의 가능성을 인정, 엄나무순 돌솥밥을 봉화군 토속음식 제36호로 지정했다.


엄나무순은 식당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주변 농가에서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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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순 돌솥밥 [사진/성연재 기자]

식당은 10여 년 전 문을 열었지만, 현재 주인 배선희 씨는 2015년부터 식당을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다.


엄나무순을 활용한 메뉴는 전 주인이 특허를 받아놓았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불한 배씨 등 2명만 만들어 팔 수 있다.


이곳에선 엄나무순 돌솥밥과 엄송이 돌솥밥 외에 송이전골과 송이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송이칼국수와 송이전도 있다.

◇ 송이 향 어우러진 엄송이 돌솥밥

엄나무순 돌솥밥과 함께 가을을 맞아 난 제철 송이가 엄나무순과 함께 올라가 있는 '엄송이 돌솥밥'도 맛보기로 했다. 또 송이를 넣은 쇠고기 전골인 '송이전골'도 곁들였다.


먼저 엄송이 돌솥밥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에서 송이와 엄나무순이 가지런히 올라가 있는 밥을 덜어 깨와 김 가루가 든 큰 그릇으로 옮겼다.


그 위에 간장을 기본으로 한 이 식당만의 독특한 양념장을 얹어 잘 비볐다.


송이와 엄나무순 등 비밀 재료가 들어간 이 양념장은 향기로운 송이 향과 탁 쏘는 엄나무순의 향이 어우러져 있다.


송이전골은 향긋한 송이 맛과 쇠고기의 구수한 맛이 잘 배합돼 있었다.


봉화군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송이인 만큼, 봉화 송이는 이 고장의 특산품이다. 해마다 가을철이면 주변 산에서 채취한 신선한 송이가 이곳 춘양에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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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문순 돌솥밥과 송이전골 [사진/성연재 기자]

춘양시장 바로 앞에는 송이 직판장이 있는데, 정보가 빠른 여행 고수들은 이곳에 들러 송이를 직접 사 간다.


깔끔한 밑반찬 10여 가지가 함께 차려졌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한약재인 당귀로 만든 당귀 장아찌였다.


쌉사름함과 동시에 달곰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줬다. 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무침도 훌륭했다. 돌솥밥을 비벼 먹을 때 듬뿍 넣어 먹기에 좋다.


양태구이와 가자미도 좋았지만, 특이한 것은 푸른 부추 색이 맛갈스러웠던 부추전이었다.


이 모든 밑반찬은 엄나무순 돌솥밥 하나만 시켜도 함께 서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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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전 [사진/성연재 기자]

식당 주인은 나중에 오면 능이를 넣은 능이돌솥밥도 맛보라고 추천한다. 구수한 능이 맛을 돌솥밥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봉화를 찾아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10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봉화=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