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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이준호 "이산, 내 느낌대로 해석…결말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

by연합뉴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산 역…"총명한 눈빛에 불안감 지닌 인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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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리허설 때 대사를 맞춰보는데 막힌다는 느낌 없이 술술 넘어가더라고요, 참 행복했어요.", "촬영을 한 8개월간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가수 겸 배우 이준호(31)는 지난 3일 진행된 '옷소매 붉은 끝동' 화상 인터뷰에서 종영 소감을 묻는 말에 '행복'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올해로 10년 차 배우가 된 그에게 뜻깊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에 데뷔한 그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대중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택한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성군이 되고자 했던 이산 정조와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한 궁녀 성덕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5%대 시청률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4%로 막을 내렸다.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MBC 드라마에서 모처럼 나온 흥행작으로 이산을 연기한 이준호는 단숨에 '2022 MBC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검은태양'의 남궁민에게 돌아갔지만, 이준호는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으로 2관왕을 차지했다.


이준호는 "대상 후보로 거론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며 "(남궁민과) 4년 전 드라마 '김과장'을 하면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는데, 내가 열심히 노력해온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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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 사극 드라마가 만들어 둔 조선 22대 임금, 정조 이산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어떻게 청춘 로맨스를 구현할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07∼2008년 방송된 드라마 '이산'은 3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당시 이산을 연기한 이서진은 명석한 두뇌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성군을 잘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준호는 "사실 예전에 '이산'을 보지 않아서 오히려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며 "연기를 할 때 내 방식대로, 내 느낌대로 이산을 새롭게 해석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그 인물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래 왼손잡이인 그는 오른손잡이인 왕을 연기하고자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붓글씨를 쓰는 연습을 했다고 했다. 말타기나 궁중 예절 교육 등을 받으며 완벽하게 이산으로 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위엄이 있으면서도 총명한 눈빛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왕세손이지만,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위협 속에 살아가는 불안함을 표현하고 싶었죠. 왕세손을 연기할 때는 최대한 감정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남들이 곁에서 읽지 못하는 내면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수많은 고민 끝에 탄생한 이준호의 이산은 맑고 바른 느낌으로 사극 청춘 로맨스에 잘 녹아들었다. 평소에는 까칠하면서도 덕임을 향한 감정을 드러낼 때는 아이같이 순수하고 '허당'(헛똑똑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준호는 "세손 시절이 가장 긴 '청년 이산'이라는 평가를 해주신 걸 봤는데 너무 좋았다"며 "(기존의 이산과는) 다른 색다른 인물로 표현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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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는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연기자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2PM 멤버 이준호입니다"라고 소개한다고 했다. 최근 연기대상 무대에서도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을 애써 숨기지 않고 싶어서다.


이준호는 "연기를 잘하면 내가 어디에서 온 누구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인사를 하면, 연기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새해에는 2PM으로든 배우로든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는 그는 사실 여전히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아직도 이상하게 적적하고 슬퍼요. 그냥 '그들(이산과 덕임)은 행복했을까'란 생각이 자꾸 떠오르고, 그래서 계속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저는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모두 죽은 뒤에야 만나는 슬픈 결말이어서 계속 먹먹함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