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컬처]by 유별남

어둠은 그대로 둘 때 빛이 난다


동해안 6개 시.군 해안선 가운데, 군 경계 철책이 설치된 구간은 161km.

그리고 밤새 그 해안을 밝히는 사라져야 할 그 빛들.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동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달리는 우리는 시원한 바다와 바람 그리고 자유를 만끽합니다.

여름이면 아니 여름이 아니더라도 시원함을 찾아 많은 이들이 동해를 찾아갑 니다. 모래사장과 푸른 파도 또 기암괴석이 있는 특별한 풍경은 도시 속 갑갑함에 지친 이들의 숨통을 열어 줍니다.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그리고 밤이 되면 끝없이 펼쳐진 해안가을 비추는 밝은 빛.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짙은 어둠 속 해안가를 수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참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소나무와 파도, 그 사이에 있는 눈부신 모래사장, 그 어두운 밤 에 그 끝내주는 조명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이었습니다.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하지만 참 안타깝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주는 저 빛은 우리의 어두운 역사에서 생겨난 아픔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땅을 우리가 마음껏 걷지 못하고 우리의 바다를 마음껏 가슴에 안지 못합니다.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저는 지금도 그 자리에서 밤의 아름다움을 찍고 있습니다. 어느 다른 곳에서 만나는 풍경보다 더 정성들여 저만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아름다움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며 셔터를 누릅니다. 어서 빨리 저 강한 인공빛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그 빛을 담습니다. 어둠속에서 해변을 밝혀주는 것은 저 높은 곳의 보름달이길 기원합니다.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

어둠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 날이 우리땅을 가두고 있는 아픈 빛과 철책이 사라지는 “그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사라져야 할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유별남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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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세상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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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세상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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