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당분간 안정세… 실수요자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비즈]by 조선비즈

['2019 부동산 슈퍼콘서트' 강사 8인의 서울 주택시장 전망]

구매 적기는 하반기~내년

강남·도심권 등 인기지역서 전세 반등 땐 집 사도 좋아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살 때는 아니다. 실거주를 위한 한 채라면, 특히 새 아파트 등 '조건이 좋은 집'을 찾는다면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9·13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이 반년 가까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 상당수가 이런 의견을 밝혔다. 본지가 다음 달 16·17일(토·일) 열리는 '2019 부동산 슈퍼콘서트'에 강사로 나서는 부동산 전문가 8명에게 물은 결과다. 투자 목적의 주택 구매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대했지만, 역세권이나 인기 지역의 새 아파트 가격은 올해 안에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았다.

"규제 풀려야 오른다" vs. "공급 여전히 부족"

서울 주택 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금이 동시에 내리는 빙하기를 겪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난주까지 15주 연속, 전셋값은 18주 연속 하락 중이다.

"집값 당분간 안정세… 실수요자는 지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됐다. '규제'와 '공급'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가 수요자 심리를 완전히 꺾어놨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 단기간 새 아파트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상승세가 잡혔다"고 했다. 유일하게 경기(景氣)를 지목한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은데 집값만 오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얼마나 계속될까. 원인에 따라 대답이 나뉘었다. 규제 영향을 크게 보는 전문가들은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집값이 다시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택 경기 순환 주기가 하락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강력한 규제가 들어왔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청약 외의 방법으로는 웬만하면 집을 사지 않는 쪽이 좋다"고 말했다.


'공급'을 지목한 쪽은 좀 달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를 갖고 싶다는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한데, 서울 아파트 3채 중 1채는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라며 "대장주(株)에 해당하는 강남권이 헬리오시티 대규모 입주 충격에서 벗어나는 올 하반기쯤에는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지역, 올해·내년이 내 집 마련 기회"

집을 사기 좋은 시점으로는 '올해'와 '내년'이란 응답이 많았다. 심교언 교수는 "실수요자는 여유를 가지고 내년 상반기 이후 급매물이 더 늘어날 때를 노리라"고 했다. 박합수 위원은 "강남 재건축은 이미 가격이 많이 빠진 만큼 올 하반기쯤부터는 관심을 둘 만하고, 철도 호재가 있는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침체라지만, 작년까지 덜 올랐던 외곽 지역에서는 지금도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며 "특히 석관·미아·장위동 등 주거 환경이 크게 바뀌는 지역에서 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고종완 원장은 "집값이 단기간에 30%쯤 내리지 않는 한, 2021년까지는 무조건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 살 타이밍을 잡을 때는 전세 시세를 관찰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회원 수 5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인터넷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의 강영훈 대표는 "강남권과 도심권의 인기 지역에서는 입주 물량 충격이 사라지는 신호가 '전세금 반등'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전세금이 다시 오르면서 집값이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 집은 사도 좋다"고 했다.


실거주 외 투자 목적 주택 구매에 대해서는 전문가 8명 중 6명이 부정적 견해였다. 온라인에서 '빠숑'이란 필명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다주택자는 집을 가지고 있기에도, 팔기에도 괴로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준석 교수는 "10년쯤 보유한다고 쳤을 때, 보유세 부담이 시세 차익보다 크기는 어렵다"며 "인기 지역에서 가격이 많이 내린 급매물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장상진 기자(jhin@chosun.com);이송원 기자

2019.03.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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