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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사회적 거리 두기’ 시대의 미식여행

랜선으로 맛보는 필리핀 음식

by시티라이프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여가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야외활동보다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주목받는가 하면, ‘랜선여행’ 등 대리만족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해당 국가의 맥주와 함께 즐기는 홈맥(집에서 마시는 맥주)도 SNS에서 주목받는다. 특히, 동남아 음식은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시티라이프

필리핀관광부에 따르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필리핀 음식으로 ‘따호’가 있다. 필리핀 역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처럼 두부를 즐기는데 우리처럼 순두부를 요리로 먹지는 않지만 순두부에 달콤한 시럽과 고명을 올리거나 땅콩 등을 얹어 음료처럼 즐긴다. 일각에서는 순두부에 달달한 시럽을 넣어 먹는 중국 음식인 두부화의 줄임말인 ‘두화’에서 따호가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다.


따호는 따뜻한 순두부에 시럽과 타피오카 펄을 뿌려먹는 필리핀 현지 길거리 음식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부드럽고 위에 부담이 적어 필리핀에서는 주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찾는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내 퇴근 후 맥주 한 잔과 즐기는 부담 없는 안주로도 제격이다. 설탕 함유량이 낮은 두유를 끓인 뒤 간수를 첨가해 두부처럼 응고될 때까지 저어주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순두부에는 설탕 시럽과 원하는 토핑을 올려 나만의 따호를 만들면 된다.


‘시식’은 미군이 필리핀에 주둔했을 때 미군이 버린 돼지 내장을 포함한 부속품을 잘게 다져 철판에 볶은 데 유래한 음식이다. ‘시식’은 우리나라 부대찌개와 비슷한 유래를 갖고 있다. 돼지 머리고기와 껍데기, 볼살 등을 양파, 고추 등 채소와 볶아 간장소스로 양념하며 깔라만시나 계란을 곁들어 먹으면 풍미가 더욱 좋다. 특히 고추를 잘게 썰어 넣어 맵게 만들면 밥 반찬으로도 어울린다. 매콤한 맛을 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데다 필리핀 대표 맥주인 산미구엘과도 궁합이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식 족발 튀김인 ‘크리스피 빠따’는 족발을 기름에 한 번 더 튀겨 겉은 바삭함하고 속은 촉촉함이 살아있다. 육수에 돼지 족발을 삶아 양념을 깊게 배게 하는 우리나라 족발 조리법과 달리, 크리스피 빠따는 돼지 족발을 마늘, 소금, 후추, 생강 등과 함께 삶은 뒤 기름에 튀긴다. 지역마다 다양한 소스 조리법을 갖고 있는데, 특히 간장에 청양고추를 썰어 담고 레몬즙을 짠 뒤 크리스피 빠따를 살짝 찍어 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한국식 족발을 크리스피 빠따로 한 번 더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다만 족발을 튀기기 전에 전분가루와 카레가루를 약간 묻힌 뒤 튀김가루를 다시 묻혀 튀기면 데운 족발에서 나기 쉬운 누린내를 잡을 수 있다.


필리핀 따갈로그어로 조린 음식을 뜻하는 ‘아도보(adobo)’와 오징어를 의미하는 ‘푸싯(pusit)’. 아도보 푸싯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징어를 간장과 식초, 마늘, 토마토 등과 조린 음식이다. 조리 부담이 적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오징어 대신 닭고기, 돼지고기, 주꾸미 등을 넣어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아도보 푸싯은 우리나라 장조림과 비슷한 짭조름한 맛을 내는데 깔라만시 즙을 살짝 뿌리면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오징어 먹물로도 만들며 밥 반찬과 술안주 모두 제격으로 꼽힌다.


글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사진 필리핀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