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라운딩 전, 부상을 막는 스트레칭 루틴
골프 라운딩 전 필수 스트레칭 루틴. 골퍼스 엘보, 허리 디스크 등 부상 예방에 효과적인 손목·허리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합니다. 필드 나서기 전 꼭 따라 해보세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라운딩하기 좋은 5월. 나이스 샷은 준비된 몸에서 나온다.
즐거운 시간을 통증으로 망치지 않으려면 필드에 나서기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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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필드마다 스윙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그러나 기분 좋게 시작한 라운딩이 부상으로 끝나버린다면 플레이를 망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까지 불편해진다. 라운딩 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재활의학과 김원빈 전문의와 함께 골퍼들이 자주 겪는 질환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실전 스트레칭을 알아보았다.
잘못된 스윙이 부르는 팔·허리 통증
골프는 스윙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특정 신체 부위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쌓이기 쉽다. 손목을 안쪽으로 꺾거나 강하게 공을 치는 동작을 반복하면 손목 안쪽부터 팔꿈치 안쪽까지 이어지는 힘줄과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쌓인다. 그러다 보면 염증으로 진행되어 흔히 ‘골퍼스 엘보’라고 부르는 ‘내측 상과염’이 된다. 초기에는 스윙 중 가벼운 불편함이나 뻐근함으로 시작되지만 이를 방치하면 손목을 굽히는 동작을 할 때마다 통증이 나타난다.
또 스윙 시 상체를 비트는 회전 동작은 척추 사이 디스크에 큰 압력을 가한다. 특히 유연성이 떨어지거나 체형에 맞지않는 스윙 자세를 반복하는 경우, 디스크 손상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요추 부분에서 손상된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주변 신경을 압박하거나 염증을 유발하면 ‘허리 디스크’로 이어진다. 김원빈 전문의는 “허리 디스크가 생기면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에 전체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자가 판단이 병을 키운다
골퍼스 엘보와 허리 디스크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라운딩 후 나타난 통증을 다른 질환으로 혼동하기 쉽다. 골퍼스 엘보를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거나, 근막통증후군이나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허리 통증을 디스크로 오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라운딩 후 상체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잘못된 방법으로 통증을 해결하려 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외려 병을 키울 수 있다. 김원빈 전문의는 “골퍼스 엘보는 힘줄의 염증이나 미세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단순 근육통과는 발생 원인이 다르다”며 “단순 근육통에 효과적인 파스나 마사지로는 손상된 힘줄을 충분히 회복시키기 어렵고, 증상이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과부하로부터 근육을 지키는 해답, 스트레칭
골퍼스 엘보와 허리 디스크는 한두 번의 스윙 때문에 갑자기 생기는 급성질환이 아니다. 잘못된 자세와 준비 부족이 반복되며 쌓이는 과부하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라운딩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어야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라운딩 후 회복 속도까지 높일 수 있다. 김원빈 전문의가 소개하는 실전에서 활용도 높은 스트레칭은 다음과 같다.
1. 손목 굽힘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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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굽힘 스트레칭은 팔을 앞으로 뻗은 상태에서 손목 안쪽 부분이 늘어나도록 부드럽게 굽히는 동작이다. 이 동작을 수행하면 손목을 굽히는 근육인 손목 굴곡근이 늘어난다. 손목 굴곡근은 팔꿈치 안쪽 뼈에서 시작해 손목까지 이어지는 긴 근육으로, 시작 지점에 여러 개의 힘줄이 붙어 있다.
따라서 손목 굴곡근을 늘여주면 팔꿈치 내측 힘줄도 함께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손목 굽힘 스트레칭은 손목 굴곡근과 팔꿈치 내측 힘줄을 동시에 이완시켜 유연성을 높이고, 스윙 시 손목과 팔꿈치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인다.
➀ 오른팔을 앞으로 뻗는다.
➁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뒤 손끝을 아래로 꺾는다.
➂ 왼손으로 오른 손가락을 아래로 부드럽게 당긴다.
➃ 양손 방향을 바꿔 같은 동작을 실시한다.
2. 수건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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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짜기 운동은 양손으로 마른 수건을 잡고 천천히 비트는 동작이다. 이때 전완부의 여러 근육이 동시에 수축하고 이완되며, 자연스럽게 ‘등속성 스트레칭’이 유도된다.
손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근육만 과도하게 긴장되거나 짧아지는 것을 방지해 전완부 근육 간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근육 간 균형이 맞춰지면 팔의 움직임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전완부 관련 부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➀ 마른 수건을 양손으로 잡은 뒤 수건을 짜듯이 천천히 비튼다.
➁ 방향을 바꿔 반대로도 비튼다.
3. 자연 복대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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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복대 걷기는 걸을 때 복부에 살짝 힘을 준 상태로 걷는 운동이다. 배를 안쪽으로 당겨 복부에 가볍게 힘을 주면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수축하면서 복대를 찬 것처럼 척추를 안정적으로 감싸게 된다.
이 자세를 유지한 채 걷는 것만으로도 허리 주변의 부담을 줄이고, 디스크에 가해지는 자극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구부정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처럼 디스크 후방이 압박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 손상된 디스크도 서서히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➀ 가슴과 등은 곧게 펴고 턱은 살짝 당긴 채 배에 힘을 준다.
➁ 요추에 자연스러운 굴곡이 있는 바른 자세에서 발이 뒤꿈치,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걷는다.
➂ 손은 주먹을 가볍게 쥐고 가슴 높이와 골반 위를 오가도록 번갈아 움직인다.
➃ 무릎은 곧게 편다는 느낌으로 조금만 구부리고, 양 무릎이 스치듯 11자 모양으로 걷는다.
4. 허리 뒤로 젖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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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자세에서 상체를 천천히 뒤로 젖히는 동작은 요추 주변의 긴장을 풀고, 척추가 자연스러운 곡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요추 디스크가 뒤쪽으로 살짝 밀려 있는 경우, 이 동작은 디스크 내부 압력을 줄이고 튀어나온 부분이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유도한다.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허리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➀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상체를 뒤로 젖힌다.
➁ 5초간 숨을 참고 버틴다.
➂ 입을 다문 채 숨을 천천히 내쉬며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 김원빈 전문의 ·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진료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외래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지도전문의· 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근골격계 임상강사· 국군춘천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FIFA 국제축구연맹 축구의학 학위 수료· KLPGA 팀닥터 · KBO kt wiz 필드닥터· 스포츠 인증전문의 · 노인재활의학 인증의· 신경근골격계초음파 인증의 |
일러스트레이터 장인범
방정은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glassesrabit@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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