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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덕후의 비밀노트

오늘은 샛노란 한국식, 내일은 눅진한 일본식, 모레는 달달한 태국식[덕후의 비밀노트]

by동아일보

‘카레 덕후’가 알려주는 맛집-조리법

동아일보

한국식 노란 카레가 나오는 ‘동경우동’, 국수면을 카레에 비벼 먹는 ‘브라운코트’, 진한 일본식 카레에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카레바시야’, 순수 향신료로 맛을 낸 ‘카린지’, 매일 맛이 다른 버터치킨 카레가 나오는 ‘공기식당’의 카레들(위쪽부터). 노래 제공

《특정 대상에 푹 빠져 마니아 겸 준(準)전문가가 된 덕후(오타쿠를 발음에 가깝게 표기한 우리말 조어)들의 비밀 노트를 공개한다. 다년간 세심한 취향으로 축적한 덕후들의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꼭 소개하고 싶은 대상을 추천받았다.》


2016년 8월 19일 점심, 30대 직장인 노래(필명) 씨는 비 오듯 땀을 뻘뻘 흘리며 뚝딱 해치운 토마토치킨 카레의 강렬한 경험 이후 카레에 빠졌다. 그 카레 한 그릇을 먹는 동안은 끝없는 업무 프로젝트, 고객의 거친 피드백, 만성 거북목 통증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2017년 회사를 관둔 뒤 프리랜서로 지낸 동안은 3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로 카레 여행을 다녔다. 현재는 그래픽디자이너라는 본업으로 돌아와 카레와 함께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저서로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 ‘오늘의 기분은 카레’가 있다. 1년에 300회 정도 카레를 먹는 그에게 코로나블루로 우울한 요즘, 한입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카레 맛집과 조리법을 추천 받았다.


○ 덕후의 맛집 추천: 소꼬리찜을 토핑으로


▷집밥 같은 카레=시중에 파는 카레가루를 풀어 당근과 감자 등을 넣고 집에서 끓여 먹는 카레가 익숙하다면, 일단 시작은 한국식 노란 카레로 해보자. 서울 종로구 ‘동경우동’에서는 언제 봐도 익숙한 노란 카레가 주문 3분 만에 밥과 함께 흥건히 담겨 나온다. 재료를 오래 끓여 식감이 부드럽다. 서울 종로구 ‘쉬는시간’과 서울 중구 ‘남산카레집’에서도 집밥이 생각나는 카레를 맛볼 수 있다.


▷밥 대신 면=우동면과 카레를 같이 먹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 중구 ‘브라운코트’에서는 굵은 국수면을 내준다. 프랜차이즈 ‘코노야’, 서울 성동구 ‘탐광’, 서울 종로구 ‘고가빈 커리하우스’ 등에서도 면과 카레를 즐길 수 있다.


▷일본식 카레=오랜 시간을 들여 숙성시켜 진하게 만든 일본식 카레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여러 토핑을 얹는 재미가 있다. 서울 송파구 ‘카레바시야’에서는 소꼬리찜, 소시지, 콘치즈 교자, 치즈스틱 등을 토핑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작은 컵에 진한 아메리카노가 같이 나오는데, 카레를 먹다가 커피를 마시고 다시 카레를 먹으면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부산 중구 ‘겐짱카레’, 서울 중구 ‘카렝’ 등에서도 눅진한 일본식 카레를 즐길 수 있다.


▷향신료 카레=인스턴트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향신료만으로 카레를 만드는 곳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 성동구 ‘카린지’에서는 진한 토마토 맛과 블랙커민시드 향이 어우러진 카레를 판다. 서울 광진구 ‘케루악’, 대구 중구 ‘카레탄토’에서도 순수 향신료로 만든 카레를 맛볼 수 있다.


▷버터치킨 카레=서울 종로구의 ‘공기식당’도 순수 향신료로 카레를 만드는데 매일 2, 3가지씩 메뉴를 바꿔가며 손님상에 낸다. 버터치킨 카레는 거의 매일 나오는 고정 메뉴로, 토마토와 견과류 맛이 더해져 풍미가 좋다. 서울 마포구 ‘수카라’, 종로구 ‘도토리브라더스’ 등도 비슷한 느낌의 버터치킨 카레를 판다.


○ 덕후의 요리 팁: 바나나우유로 단맛 내기


1. 물 대신에 우유나 코코넛밀크를 넣는다. 단맛을 내고 싶으면 바나나우유를 넣어도 좋다.


2. 양배추, 당근, 양파, 파를 버터에 볶은 다음 믹서에 갈아 카레에 넣으면 채소의 단맛을 즐길 수 있다.


3. 땅콩버터 또는 견과류 버터, 참깨 가루를 넣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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