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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틈날 때마다 운동’해야”…꾸준한 관리로 14kg 감량한 의사

by동아일보

[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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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단백질 저지방 식이요법, 간헐적 단식, 주 5회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지방간 등에서 탈출했다. 최 교수가 병원 근처에 있는 대모산에 오르고 있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했다. 평소에는 마스크를 쓰고 등산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5)는 간 질환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의사다. 대한간학회 홍보이사, 한국간재단 홍보국장을 지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의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만성 간 질환자라면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 교수도 환자들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의사로서 당연한 주문이지만, 사실 최 교수에게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자신이 ‘꾸준한 관리’의 효과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이었다. 그 무렵 갑자기 체중이 10㎏ 이상 불어났다. 당시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학회 활동에 연구 논문 준비까지 하다 보니 몸이 녹초가 돼 버렸다.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운동으로 해소할 만큼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술자리만 늘어났다.


어느 날 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도 ‘장난’이 아닌데요?” 체중이 불어나니 얼굴에 살이 꽤 올랐던 것이다.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명색이 간 질환을 치료한다는 의사가 지방간이 있다니…. 2011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에 운동 병행

불어난 체중부터 감량하기로 했다. 과체중 상태에서는 운동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효과도 적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일단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였다. 만찬을 줄이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도 밥과 반찬 모두 절반씩만 떴다. 돈가스가 나오면 튀김옷은 벗겨내고 살코기만 먹었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 요법,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다.


간헐적 단식도 병행했다. 예외적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오후 7시부터 일절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오전에는 커피 한 잔만 마셨고, 식사는 오후 1시 이후에 했다. 최대 16시간을 금식한 것.


운동도 했다. 그 전에도 간간이 헬스클럽을 다니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마침 병원에 직원용 헬스클럽이 있어 운동 입문이 수월했다. 이때부터 매주 5일은 1시간씩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다. 30분은 유산소 운동, 30분은 근력 운동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지금도 ‘매주 5회 운동’ 원칙은 가급적 지킨다. 만약 평일에 하루를 걸렀다면 주말에도 하루는 병원에 와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간다.

● 6개월 후부터 극적인 변화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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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일단 체중이 그 사이에 10㎏ 줄었다. 이후 1년 동안 추가로 4㎏을 줄였다. 다이어트를 제대로 할 경우 초기에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만 이후 감량 속도가 떨어진다. 다이어트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 셈. 이렇게 1년 6개월 동안 14㎏ 감량에 성공했다. 이후 체중이 조금씩 불었지만 현재 72㎏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기 전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수축기 혈압이 170㎜Hg에 이완기 혈압이 100㎜Hg였다. 이미 2007년부터 고혈압 약을 먹고 있었다. 하나씩 약의 개수가 늘어나더니 운동에 돌입하기 직전에는 3개까지 늘어나 있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 수준이었고 지방간까지 있었다.


운동하고 6개월 만에 콜레스테롤 수치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혈압 수치도 떨어졌다. 먼저 약의 개수를 2개로 줄였다. 1년이 지난 후에는 약을 다시 1개로 줄였다. 현재는 125㎜Hg/80㎜Hg로 정상 수준. 하지만 가족력이 있어서 약을 끊지는 않았다. 다만 지방간은 해소되려면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도 미약하게 남아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 ‘틈날 때마다 운동’ 생활이 되다

운동 효과를 본 이후로는 종목과 시간을 늘렸다. 시간을 쪼개서 틈날 때마다 운동하는 방식.


2014년에는 주말 자전거 타기를 추가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활력을 느끼기 위해서란다. 매주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아 평균 2주에 1회꼴로 자전거를 탄다. 한강 둔치로 나가 약 3시간 동안 왕복 40㎞를 주행한다. 집에 돌아오면 허벅지가 뻐근하다. 그래도 덕분에 하체 근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가끔 산에도 오르는데 많이 걸어도 덜 피곤하며 힘에 부칠 때도 적다.


등산은 2019년 시작했다. 당시 안식월을 맞아 강원 평창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3, 4시간 동안 산을 탔다. 그 전에도 가끔 등산을 했지만 이후 산이 더 친숙해졌다. 요즘에도 평균 2주에 1회는 등산을 한다. 시간이 빌 때면 병원에서 가까운 대모산에 자주 오른다.


6개월 전에는 필라테스에도 도전했다. 처음에는 여성들만 하는 운동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몸을 바르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 교수는 “내 몸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었는지를 알게 됐다. 이후 어깨도 펴고 앉을 때도 똑바로 앉으려고 하며 걸을 때도 힘을 주고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매주 1회 레슨을 받는다. 배운 것은 연구실에서 복습한다. 일주일에 3회는 연구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30분씩 필라테스를 한다.


또 있다. 틈나는 대로 걷는다. 병원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걷는다. 웬만하면 하루에 1만 보를 채운단다. 최 교수는 “건강에 특효 처방은 없다. 그때그때 시간을 내서 조금이나마 운동을 해서 저축하듯이 모으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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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라테스에 도전한 최문석 교수가 배운 동작을 복습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체중을 감량하려면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꾸준한 운동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운동에 임하는 마음 자세부터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일단 지겹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그 다음에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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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최 교수는 먼저 운동 계획을 세우고, 일단 계획을 세우면 이행할 것을 권했다. 일종의 ‘운동 루틴’을 만들어야 중도 포기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 가령 헬스클럽이 싫다면 집 안에 몇몇 기구를 설치해 홈 트레이닝 공간을 꾸밀 수도 있다. 평소 소파에 자주 누워 있다면 특정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만큼은 일어나서 움직인다는 계획을 세운다.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처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행 가능한 운동 계획을 세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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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회 운동하는 게 좋을까. 최 교수는 “초보자라도 일단 주 5일, 매회 30분의 원칙을 지키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한 운동 루틴에 맞춰 출퇴근 시간 때 걷든지, 스쾃이나 런지 같은 코어 운동을 틈틈이 하면서 매일 30분 이상은 채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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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다만 마른 비만 유형이라면 근력 운동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만약 기저질환이 있다면 급격한 체중 감량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산소 운동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서 천천히 체중을 줄이도록 한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멀리할 것을 권했다. 먹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급적 줄이라는 뜻이다. 통닭을 먹고 싶으면 양념통닭보다는 전기통닭을 먹는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삼겹살이나 갈비보다는 안심 부위를 먹는다. 돈가스 같은 음식은 튀김옷을 버리고 내용물만 먹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