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마시는 맥주…캬, 시원하고 힙하다
한국은 서서 갈비, 일본은 서서 맥주. 성수동에 생긴 ‘타치노미’ 스타일.
![]()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성수점에 있는 맥주와 안주. 박미향 기자 |
국내 노포 음식 문화에 ‘서서 먹는 갈비’가 있다. 마포 일대에서 유행했던 식문화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음식문화였지만 인기가 많았다. 최근 이런 ‘서서 먹는 문화’가 서울 성수동에 들어섰다. 이번엔 ‘서서 마시는 문화’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동구에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성수점이 문을 열었다.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일본 도쿄 긴자거리에 있는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의 첫번째 해외 진출 브랜드다. 최상급 삿포로맥주를 맛보고 체험하는 상설 매장이다.
매장 운영 방식이 독특하다. 맛이 다른 2가지 맥주, ‘퍼펙트 푸어’와 ‘클래식 푸어’를 제공한다. 전자는 맥주와 거품의 배율이 7 대 3으로 청량한 맥주 특유의 질감과 거품을 경험할 수 있다. 후자는 삿포로맥주 특유의 목넘김을 즐길 수 있다. 1인당 최대 3잔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성수점 실내 풍경. 박미향 기자 |
다른 삿포로맥주 판매점에 견줘 이곳 삿포로맥주 맛은 차별점이 있다. 잔이 역할을 한다. 특별하게 제작된 잔이다. 두께가 1.1㎜로 얇다. 손가락으로 치면 탱탱 소리가 날 정도다. 잔을 잡은 손에 마시기 전부터 청량함이 전해진다. 폭염도 물리치고 남을 시원함이다. 이 두가지 맥주 모두 최적의 온도와 청결을 우선으로 한다고 한다. 안주는 6가지. 매일유업 상하농원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든 간단한 스낵과 소시지 등이다.
최근 ‘성수동 힙한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곳. 이유가 있다. 너른 큰 테이블과 원형의 작은 테이블 3개, 바 등으로 구성된 실내는 ‘서서’ 마시는 문화에 최적화되어 있다. 여기에 세련된 실내 장식이 더해졌다.
지난달 18일 오후 2시. 이곳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2030세대가 가득했다. 술을 과하게 마시지 않는 요즘 젊은 층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었다. 맥주는 대화와 소통의 윤활유로 작동했다. 인증 샷을 찍는 이가 여럿이었다. ‘서서 마시는 문화’가 세련된 패션처럼 트렌드로 부상하는 현장이었다.
![]()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성수점 실내 풍경. 박미향 기자 |
![]() 한국을 찾은 알랭 뒤카스. 박미향 기자 |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가 제작한 초콜릿이 한국에 진출한다. 국내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테라로사는 지난 6월30일 알랭 뒤카스와 손잡고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 서울 지점을 내년에 연다고 밝혔다.
알랭 뒤카스는 ‘셰프들의 셰프’로 불리는 세계적인 요리사로 전세계 파인다이닝(고급 정찬) 레스토랑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이로 꼽힌다.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3곳이 ‘미쉐린 가이드’ 최고점인 별 3개를 동시에 획득했으며 현재 총 별 17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호텔, 초콜릿 전문점, 카페, 제과점 등을 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날 방한한 그는 “파리에서 맛볼 수 있는 초콜릿을 한국에서도 동일한 질로 맛볼 수 있게 되었으며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의 철학과 진정성을 (한국에서) 실현할 예정”이라고 했다.
![]()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 초콜릿. 박미향 기자 |
![]() 방한한 알랭 뒤카스(왼쪽)과 강민구 셰프. 박미향 기자 |
이날 행사장인 테라로사 광화문점에선 ‘미쉐린 가이드’ 별 3개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와 알랭 뒤카스의 좌담회도 열렸다. 강민구 셰프는 “알랭 뒤카스는 ‘살아 있는 전설’ 같은 분”이라며 “초콜릿도 최고로 만들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7년 전 이 브랜드가 도쿄에 진출했는데, (아시아에서) 두번째 (진출) 도시로 서울이 선택된 게 의미가 있으며, 이 브랜드가 한국 외식, 디저트 시장에 영감을 줘 국내 미식 시장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피에르 에르메 마카롱. 파크 하얏트 서울 제공 |
세계적인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도 내년 한국에 진출한다. 호텔에이치디씨(HDC)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와 국내 독점 도입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피에르 에르메는 ‘디저트계의 피카소’ ‘마카롱의 황제’ 등으로 불리는 이다. 파리, 도쿄, 런던 등 전세계 20개국 100여개 매장을 운영한다.
호텔에이치디씨가 운영하는 파크 하얏트 서울과 부산, 안다즈 서울 강남 등에서 시그니처 제품인 ‘이스파한’ 마카롱, 페이스트리, 초콜릿, 쿠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독점 계약은 ‘호텔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자’란 호텔에이치디씨의 새 콘셉트 구축의 하나로 성사됐다.
호텔 관계자는 “피에르 에르메는 단순한 디저트 브랜드가 아니라 미식에 예술과 철학을 더한 글로벌 아이콘”이라고 했다. 내년 1월 문 열 예정인 플래그십 매장에서 론칭 메뉴가 처음 공개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