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할 땐 4가지 잊지마세요

①동네 한바퀴 돌지 말고 멀리 가보기


②주행 땐 시속 40∼80km, 80∼120km 구간 가속


③급제동하면 차 이상 여부 확인 가능


④승차감보단 자세 제어가 중요


신차든 중고차든 자동차를 사기 전엔 반드시 시승을 한다. 관심 있던 차와의 첫 만남이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지 알지 못해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14일 자동차 전문가(인스트럭터)이자 국내 대표 모터스포츠 전도사로 꼽히는 곽창재 앨빈모건 실장으로부터 시승 때 챙겨야 할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올바른 운전 습관도 배웠다. 시승 차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출시한 ‘더 뉴 SM6’ TCe 260 차량으로, 기자가 운전대를 잡고 곽 실장이 조수석에 앉았다.


시승 차에 올라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운전석 시트와 운전대(스티어링 휠), 뒷거울(사이드미러)을 운전자에게 맞춰 조정하는 것이다. 시트는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페달을 밟은 다리의 무릎이 굽혀진 상태가 되는 위치까지 당겨 앉아야 한다. 운전대는 손을 앞으로 쭉 뻗었을 때 손바닥이 운전대 가장 위에 가볍게 닿는 정도가 좋다. 뒷거울은 차량 뒷문 손잡이가 거울의 아래쪽에 보이도록 맞추면 된다.


보통 신차나 중고차 시승 코스는 짧다. 곽 실장은 “되도록 올림픽대로 같은 인근의 자동차 전용 도로를 잠깐이라도 달려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차의 특성을 제대로 알려면 중·고속 주행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담 갖지 않고 시승 차 타고 좀 더 멀리 가겠다고 요구하자.


자동차의 달리는 능력을 확인하려면 시속 40km로 달릴 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시속 80km까지, 시속 80km로 주행 중 시속 120km까지 속도를 높여보는 게 좋다. 시속 40∼80km, 80∼120km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속도 구간이기 때문이다.


운전대를 움직여 차량 방향을 조종하는 조향 기능은 요즘 대부분의 차량이 비슷한 전자 제어 시스템을 사용해 큰 차별성이 없다. 자동차 회사별로 예민하고 둔감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만 자동차의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차 앞쪽 끝 사이 길이)이 짧으면 운전대를 조금만 틀어도 차가 예민하게 움직여 운전자가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한겨레

르노삼성자동차 ‘더 뉴 SM6’ TCe 260 자동차. 르노삼성차 제공

전문가들은 차를 점검할 때 시속 60km, 80km 등 특정 속도로 달리다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는 급제동을 해본다고 한다. 단순 제동 성능뿐 아니라 급제동 때 차가 좌우로 쏠리지 않는지 등을 보고 차량의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일반인 입장에선 이처럼 급제동을 경험할 도로를 찾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한국 운전자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승차감 그리고 자동차의 마력, 토크, 연비 등 숫자로 표시되는 제원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시승 차를 타고 일부러 과속 방지턱을 빠르게 넘거나 무리한 급가속을 해보는 운전자가 있다.


곽 실장이 추천하는 승차감 확인 방법은 ‘회피 기동’이다. 회피 기동이란 쉽게 말해 차선을 빨리 바꾸는 것이다. 주변에 주행 중인 차가 없는 도로에서 차선을 왼쪽, 오른쪽으로 빠르게 변경한 뒤 차량이 신속하게 자세를 바로잡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다. 그는 “회피 기동이 잘 되는 차라면 승차감이 나쁠 수 없다”며 “차를 레이서처럼 타고 다닐 게 아니라면 보통의 운전자에겐 자동차 제원보다 자신의 성향에 잘 맞는 차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2021.06.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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