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봄바람 따라 바지락 로드

3~5월 가장 맛있어지는


바지락 찾아 나선 길


넓은 갯벌 고독한 작업


비대면 여행도 가능해

한겨레

지난 28일 오전, 전북 부안 위도 벌금마을 앞바다에서 바지락 채취 작업에 참여한 신소윤 기자.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한겨레

섬사람들은 동백이 툭툭 떨어질 즈음 마음이 바빠진다고 했다. 겨울 꽃이 지고 벚꽃봉오리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를 무렵이면 전북 부안 위도 앞바다 바지락이 살을 꽉 채운다. 봄이 되면 이곳 사람들에겐 중요한 업무가 하나 더해진다. 3월 말~5월까지,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면 섬사람 대부분이 갯벌에서 아침을 보낸다.


전북 부안군 위도는 바지락으로 유명한 섬이다. 그 가운데 섬 북서쪽 벌금마을은 따로 종패(새끼바지락)를 뿌리지 않아도 해마다 바지락이 알아서 번식하는 곳이다. 자연산 바지락이 가장 많이 나는 마을이다.


이번 주 ESC는 봄철 맛있게 살이 오르는 바지락을 따라 길을 나섰다. 벌금마을 주민 사이에 섞여 갯벌을 긁으며 수십년간 바지락을 캐는 일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서 바지락 캐기의 모든 것을 배워 왔다. 긴 세월 몸에 익은 노하우가 하루짜리 체험으로 익혀질 리는 만무했지만, 고단한 작업을 지켜보며 앞으로 바지락 한 알 허투루 먹어선 안 되겠다는 다짐은 단단하게 하고 돌아왔다.


사실 바지락은 위도가 속한 부안군보다 인근 고창군이 전국 바지락 생산량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월등하고 이름값도 높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위도 바지락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은 오래도록 대단했다. 주민들은 1597년 명량해전을 치른 뒤 이순신이 당시 고참도라 불리던 위도에 머물 때, 대접한 해산물 가운데 하나가 바지락이었다고 자랑한다. 주민 신애자(64)씨는 “그동안 판로가 약해서 유명해지진 못했지만, 달고 살이 꽉 차 있는 위도 바지락 맛이 일품”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한겨레

바지락 채취 작업 중인 벌금마을 주민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위도 사람들은 6월 바지락이 산란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바지락 채취 작업을 한다. 바지락이 산란기에 접어들면 독성 때문에 먹을 수 없는 데다 다음 해 바다 농사를 위해서도 번식하도록 놓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업무 시간은 자연이 정해준다. 썰물 시간에 따라 어떤 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고, 어떤 날은 늦은 아침부터 점심까지 갯벌에서 일한다.


한해 바지락 농사인 만큼 이곳 주민들도 자기들 몫의 바지락을 부지런히 장만해둔다. 작업이 있는 날이면 매일 한 소쿠리씩 집에 가져가 해감하고 껍데기를 깐 뒤 깨끗하게 씻어서 냉동실에 차곡차곡 쟁여둔다. 요즘 같은 때면 뭍에서 푸릇하게 돋아나기 시작하는 쑥을 뜯고, 된장을 풀어 바지락쑥국을 끓여 먹고, 손님이 와 술상을 차릴 때면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에 비벼 내기도 한다. 좋은 안주에 술잔이 비기 바쁘다.


가시 돋친 꽃샘추위가 걷히고 온화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이 계절,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드넓은 갯벌에서 고독하고 외롭게 즐기는 바지락 캐기는 비교적 타인과 접촉을 줄이며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드문드문 떨어져 앉아 자연이 주는 보물을 찾아보자.


[ESC] 호미질 한번에 통통한 바지락 우수수


자연산 바지락 산지로 유명한 부안 위도


주민들에게 배운 바지락 캐기 노하우

한겨레

바지락 채취 작업 중인 벌금마을 주민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바락바락바락. 흐린 날, 우렛소리 같으면서도 묘하게 경쾌한 소리가 바닷가 작은 마을의 아침을 깨웠다. 지난달 28일 오전 7시, 전북 부안군 위도면 벌금마을 앞바다. 멀리서부터 자갈 긁는 소리가 귀를 붙든다.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섬인 위도는 다양한 해산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바지락 또한 일품으로 꼽는다. 위도산 바지락은 산란기를 앞둔 4월경 살이 꽉 차오른다. 주민들은 섬을 빼곡하게 채운 벚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인 이맘때쯤 바지락 채취 작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위도에서도 벌금마을 쪽 갯벌은 따로 종패(새끼바지락)를 뿌리지 않고도 바지락이 자연 산란을 많이 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이날은 벌금마을에서 올해 첫 바지락 채취 작업을 한 날이었다. 작업 첫날에는 씨알 굵은 바지락들이 어느 때보다 호미에 많이 걸려 나온다. 3월 끝자락치고는 흐리고 추운 아침이었지만, 주민들의 몸놀림은 신명 나 보였다.


멀리서 보니 알록달록한 작업복을 입은 주민들이 갯벌 위에 점점이 수놓인 듯했다. 기자도 미리 마련해온 장화 달린 작업복으로 채비하고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주민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이날 작업은 간조 시간에 맞춰 오전 7시부터 10시경까지 약 3시간 동안 진행될 계획이었다. 호미질하는 이들의 손이 바빴다. 한 사람당 할당된 분량은 1인당 20㎏씩이다.

한겨레

갯벌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바지락.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엉거주춤 주저앉아 호미질을 시작했다. 모습이 어설퍼 보였는지 10대 때부터 바지락을 캐왔다는 주민 조창원(62)씨가 한 수 가르침을 전수하려는 듯 ‘에헴’ 목청을 돋운다. “어떻게 해야 잘 캘 수 있어요?” “손을 빨리 움직여야지.”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주민들의 손놀림은 내 작업 속도의 5배쯤은 되어 보였다. 주민 백복금(62)씨가 좀 더 상세히 노하우를 알려줬다. 위도 앞바다처럼 자갈이 많이 섞인 갯벌에서는 호미보다는 갈고리를 사용하는 편이 수월하다. 갈고리로 갯벌을 떠내듯 뒤집어 올리면 숨어 있던 바지락 여러 알이 좌르륵 드러났다. “주워, 주워. 기자님 얼른 주워봐.” 백씨가 허전한 나의 바구니가 안쓰러운 듯 얼른 채워 넣으라고 채근했다. “이 아래 바지락이 7층쯤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지금 여기 있는 걸 캐고 나서 좀 지나면 그 밑에 있는 조개들이 올라오는 거지. 그러니 너무 깊이 캘 필요 없어요. 오늘 작업하고 다음 날 되면 바지락이 알아서 올라올 거니까.”


고개를 주억거리며 노하우를 배운 뒤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알려준 ‘적당한’ 힘으로 ‘적당한’ 깊이를 파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갯벌을 긁는 대로 바지락이 와르르 쏟아지니 신이 났다. 어느새 취재보다는 바지락 캐는 일에 몰두했다. 주민들 사이에 제법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지 주민 몇몇이 “처자는 어디서 왔소?” 묻는다. 최근 위도에 귀어한 아낙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처자는 어디서 왔소?

한겨레

호미로 등 도구로 바지락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체력은 금세 바닥났다. 한 소쿠리 채우고 나니 온몸이 힘들었다. 경량 패딩과 후드 티셔츠를 겹쳐 입고도 목덜미로 파고드는 바닷바람이 어찌나 차가운지. 고무장화를 꿰어 신었는데도 발끝이 저릿하게 시려 왔다. 호미질하던 팔을 두드리고 있는데 주민 한 사람이 말을 건다. “많이 캤소?” 정금마을에 사는 김종삼(63)씨는 기자와 비슷한 처지였다. 다른 주민들이 후딱 한 망을 채우고 다음 망태기를 채우고 있는데, 그는 한 망도 못 채우고 있었다. 이날 처음 작업을 나온 그는 본래 갑오징어와 주꾸미 잡는 어부다. “주꾸미는 자갈 섞인 갯벌에서 사는데, 새만금 짓고 바닷물 흐름이 바뀌니까 뻘이 많이 쌓이고 유통이 안 돼. 주꾸미가 살 수가 있나. 그러니 자연은 손을 대면 안 돼.” 그는 육지 격포리에 살다가 20여년 전에 술을 끊으려고 위도에 들어왔단다. “이거 이 속도로는 술값도 안 나오겄어.” 그가 한숨을 내쉬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등수 안에는 들 정도”로 작업 속도가 빠른 주민 신애자(64)씨는 어촌계 작업을 얼른 끝낸 다음 ‘공유수면’에 본인 몫의 바지락 캐러 갈 생각으로 마음이 바빴다. 위도 주민들이 공유수면으로 부르는 벌금마을과 진리마을 사이 갯벌은 부안군청에서 양식장으로 따로 지정하지 않은 구역으로 위도 주민들이 함께 쓰는 바다의 밭과 같은 개념이다. “이건 나중에 상인이 오면 ㎏당 얼마씩 받고 팔아야 하고, 저쪽으로 나가면 주민들이 캐서 먹을 수 있는 데가 따로 있어요.” 바지락으로 뭘 해먹느냐고 묻자 그가 각종 요리를 줄줄이 읊는데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껍데기 까서 살짝 데친 다음에 고추장 식초 넣고 채소랑 버무려서 초무침 해먹어도 맛있고, 바지락젓도 담그고, 전도 부쳐 먹고, 통바지락에 무만 넣고 끓여서 애갈탕 해먹어도 좋고.” 위도에선 바지락탕을 애갈탕이라 부른단다.

한겨레

채취한 바지락을 나르는 어민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2시간쯤 지나자 일찍 할당량을 다 채운 주민들이 “○○아버지!”라며 해안가에 서 있는 남성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주로 바지락을 캐고 남성들은 바지락 나르는 일을 했다고 한다. 요즘은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남성들도 바지락 캐는 일에 투입된다. 지게를 진 남성들이 양쪽으로 바지락을 한가득 짊어지고 해변으로 부지런히 날랐다. 대략 50㎏쯤 되는 무게를 수차례 짊어지고 오갔다. 커다란 고무 통에 바닷물을 받아 놓고 흙을 씻어내고 무게를 잰 뒤 상인에게 넘겨야 그날 작업이 끝이 난다. 이날 기자가 캔 분량은 6㎏. 2~3시간 압축적인 노동을 경험한 덕분인지 바지락 한 알 한 알이 소중했다.

한겨레

바지락 채취 현장에서 도매상인에게 넘기는 모습.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바락바락바락.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저녁, 주민들에게 얻어온 바지락과 격포항에서 사 온 해산물들을 쏟아 놓고 씻었다. 아침에 바닷가에서 들었던 자갈 부딪히던 소리가 아스라히 다시 들리는 듯했다. 하룻밤 해감을 마친 뒤, 주민들이 알려준 대로 무만 넣고 애갈탕을 한 솥 끓였다. 입안에 봄 바다가 넘실댔다.

위도, 어디서 자고 뭘 먹지?

배편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위도로 들어가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왕복 하루 12번 운행하고, 매년 2~3월 배 정기점검 시, 그리고 겨울철 승객이 감소하는 때에는 하루 6번 운행한다. 출발 전 부안군청 누리집(buan.go.kr)을 통해 미리 배편 상황을 확인하자.


숙소 4월 현재 위도에는 78개의 민박과 펜션이 운영 중이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 가운데 일부는 인근에서 채취한 자연산 해산물로 밥상을 차려주기도 한다. 나이 드신 지역 토착민이 운영하는 숙소가 많아 인터넷으로 검색이 어려우니 현재 운영 중인지,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위도면사무소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위도면사무소 063-580-3762)


즐길 거리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 등을 통해 바지락 캐기 등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지역 경제를 위해 1박 이상 위도에서 지낼 경우 체험이 가능하니 참고할 것. 바다낚시도 가능하다. 봄철에는 우럭, 광어 등을 낚을 수 있다고 한다. 위도 여행의 전반적인 안내를 받고 싶다면 위도 관광해설사를 통하는 것도 좋다. 하루 7차례 운행하는 위도 순환관광버스 운전자로 유명한 백은기 관광해설사는 10대째 대를 이어 위도에서 사는 토박이다. (순환관광버스 예약 010-3658-3875)


먹거리 봄철 위도에는 먹거리가 넘쳐난다. 홍합과 주꾸미, 갓김치는 4월까지 맛이 좋으니 서두르자. 흔히 ‘섭’으로 불리는 자연산 홍합은 손바닥만 한 크기부터 놀랍다. 입안 가득히 바다 향이 풍성하게 차오른다. 소라 껍데기에 주꾸미를 유인하는 어획 방식인 ‘소라방잡이’로 잡는 위도 주꾸미는 맛이 깔끔하다. 해풍을 맞고 자란 갓과 위도산 젓갈로 담근 갓김치는 회와 특히 잘 어울린다. 위도의 횟집마다 갓김치가 올라오는 이유다. 바지락은 4월 이후 6월까지 본격적으로 제철을 맞는다. 자연산 바지락으로 유명한 섬이지만, 의외로 위도에는 바지락 전문 식당이 없다. 지역 주민에 따르면 식당 메뉴에 특별히 적혀 있지 않아도 바지락탕 한 그릇을 요청하면 끓여주기도 한다니 참고하자. 5월부터 나기 시작하는 재래종 육쪽마늘도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ESC] 한적한 바다 마을 보물찾기 여행


제철 바지락 캐기 체험장부터


옷차림과 도구, 물때 보는 법까지


ESC가 정리한 바지락 여행 메모

한겨레

깨끗하기로 이름난 충남 서산 중리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는 어린이. 한국어촌어항공단 제공

한겨레
호텔스 컴바인 배너 이미지1
벚꽃 필 무렵 살이 꽉 차오르는 바지락은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듬뿍 받는 식재료 중 하나다. 올봄, 바닷길 열리는 한적한 바닷가에서 멀찍이 떨어져 앉아 보물찾기를 해보자. 갯벌은 생활 속 거리 두기 실천이 가능한 안심 여행지로 손꼽힌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의 도움을 얻어 전국 어촌체험마을 가운데 바지락 캐기 체험을 내세운 갯벌체험장 정보를 정리했다. 바지락은 요즘이 맛이 꽉 차오른 때다. 바지락 캐기 전 준비할 도구와 옷차림, 물때 보는 법도 함께 알아보자.

수도권

① 옹진군 이작마을: 호미를 들이대기만 해도 바지락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30분쯤 걸려 도착하는 이작도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한적한 섬이다. 썰물 때만 섬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모래섬인 ‘풀등’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바지락 캐기뿐만 아니라 작은 배를 빌려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010-8981-8048)


② 경기 화성 제부리: 눈 돌리는 곳마다 바지락칼국숫집이 지천인 제부도는 그만큼 바지락도 많이 난다. 수도권에서 갯벌 체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바닷길이 열릴 때 차를 타고 입도하므로 귀갓길 섬에 갇히지 않으려면 물때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경기 화성시 서신면 해안길 421-12/031-357-7878)

한겨레

경기도 화성 제부리에서 조개 캐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한국어촌어항공단 제공

충청권

③ 충남 보령 삽시도: 충남 보령은 삽시도, 외연도 등 크고 작은 섬 99개를 보유한 ‘섬 부자’다. 이 가운데 대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삽시도는 해안 둘레길 11km, 크고 작은 해수욕장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이다. 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 주민의 공동 양식장이지만 일부 구간을 관광객들을 위해 비워둬 체험이 가능하다. 삽시도 바지락은 2010년대 초반까지 전량 수출만 해왔을 정도로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1길 213/010-4444-5390)


④ 충남 서산 중리: 충남 서산시 중리어촌체험마을이 속한 가로림만은 2016년 국내 최초로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깨끗한 지역이다. 썰물 때면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바지락 캐기 체험 외에도 깨끗한 바다에서만 나는 감태 채취 등 체험이 가능하다.(충남 서산시 지곡면 어름들2길 66/041-665-9498)

한겨레

충남 태안 대야도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는 관광객들. 한국어촌어항공단 제공

⑤ 대야도: 충남 태안 남쪽 대야도 마을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갯벌로 유명한 동네다. 섬 이름에 붙은 ‘이끼 야’(也)자는 해초가 많이 난다는 걸 의미한다. 오래전부터 풍성한 해초 숲 주변으로 해산물이 풍부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자갈이 섞인 갯벌에서 나는 대야도 바지락은 해감이 잘 되고 맛이 깔끔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충남 태안군 안면읍 대야로 349/070-8887-9673)

경상권

⑥ 전남 고흥 풍류마을: 시중에 유통되는 전남 고흥산 바지락은 몇 알만 모아도 손바닥에 가득 찰 정도로 크다. 갯벌이 아닌 고흥 앞바다 깊은 곳에서 캐낸 ‘물바지락’이다. 맛이 담백하다. 이곳 사람들은 갯벌에서 캐는 바지락을 ‘참바지락’으로 구분한다. 물바지락보다 크기가 작은 대신 맛은 더 진하다. 풍류마을에선 이외에도 낙지, 고동, 소라, 해삼, 개불 등 해산물 채집 체험도 가능하다.(전남 고흥군 두원면 풍류로 99-14/010-8455-5546)


⑦ 전남 장흥 수문마을: 고즈넉한 어촌인 전남 장흥 수문마을은 앞바다 득량만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이 풍성하다. 깨끗한 갯벌에서 잡은 바지락은 회로 무쳐 먹는다. 수문마을은 ‘키조개 마을’로 불릴 정도로 키조개의 본고장이기도 하니 함께 맛보길 권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장한다고 하니 참고하자.(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로 194/061-864-0777)

한겨레

전남 장흥수문마을에서 유명한 바지락회무침. 한국어촌어항공단 제공

경상권

⑧ 경남 거제 산달도: 거제도에 딸린 섬 안의 섬인 산달도는 인구 200여명이 사는 작은 섬이다. 이 섬에서 바지락 체험은 산달도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산달분교펜션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이 숙소에서는 별다른 가게가 없는 작은 섬의 특성을 고려해 해산물로 구성된 식사를 매일 제공한다고 한다.(경남 거제시 거제면 산달1길 11/010-9333-8096)


⑨ 경남 남해 냉천: 남해군 앞바다는 바지락 생육 조건이 좋아 매해 대량으로 바지락을 생산한다. 섬이 큰 만큼 냉천마을 외에도 문항마을, 지족갯마을, 이어마을 등 여러 곳에서 바지락 캐기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마다 바지락과 함께 갑각류의 일종인 쏙을 잡거나 선상 낚시도 함께 체험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경남 남해군 창선면 동부대로 2790-4/055-867-5200)


⑩ 경남 통영 예곡: 예곡마을은 경남 통영의 작은 섬 추봉도에 있다. 추봉도 바지락은 자갈과 바위가 많은 갯벌에서 나므로 체험 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바지락과 함께 톳, 뿔고둥도 함께 채취할 수 있다. 추봉도는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어장이 좋아 낚시꾼 등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한적한 봉암몽돌해수욕장 등도 둘러보기 좋다.(경남 통영시 한산면 추봉리 202/055-649-8861)

한겨레

갯벌 체험을 즐기기 위해서는 물과 바람을 막아주는 옷차림을 하는 편이 좋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옷차림과 도구

갯벌에선 해수욕장처럼 패션을 논하긴 어렵다. 그래도 ‘티피오’(Time Place Occasion·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은 필요한 법. 현지 주민에게 물었다. “그냥 허드레옷, 집에서 안 입는 옷 있죠잉. 그거면 충분합니다. 장화 신고요.” 곽태복 전북 부안 위안면 벌금마을 어촌계장에게 복장을 문의하자 돌아온 답이다. 입자가 작은 개흙이 묻으면 세탁을 해도 오염이 잘 지워지지 않으니 가능하면 버려도 되는 옷을 입는 편이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작업복에도 ‘에지’가 필요하다면 온라인 쇼핑몰 검색창에 다음 용어들을 넣어 보자. ‘가슴 장화’ ‘전신 장화’ ‘낚시 바지’ 등을 검색해보면, 바지에 장화가 달린 형태의 방수 바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작업복은 기존 옷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옷 안으로 바닷물이 스며들지 않아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갯벌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복장이라는 뜻이다. 작업복 특성상 대부분 튀지 않는 진녹색, 갈색 등 갯벌과 비슷한 색이 많지만 핑크, 노랑, 파랑 등 원색 제품도 구할 수 있다. 가격은 1만원~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도구 또한 간소하다. 호미, 삽, 네발 갈고리 가운데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5000원 이내로 구매할 수 있다.

한겨레

전남 장흥 수문마을의 바지락. 한국어촌어항공단 제공

물때 보는 법

밀물과 썰물의 강약 주기를 두고 ‘물때’라고 한다. 물때는 매일 시각이 일정하지 않으니 갯벌 여행을 계획한다면 물때표를 참고해야 한다. 국립해양조사원(khoa.go.kr) 누리집 내 ‘스마트 조석예보’를 통해 전국 바다의 물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갯벌이 열리는 지역의 경우 대부분 해당 지자체 누리집에서도 물때를 표기해두고 있다.


갯벌 체험은 조수간만의 차가 클 때 하면 좋다. 물때표에서 밀물과 썰물 때 해수면 높이 차이를 보여주는 숫자가 큰 날을 고르도록 하자. 물이 가장 많이 빠진 때인 간조 시간 앞뒤로 2시간씩 두고 계획을 하면 물이 점점 빠져나갈 때부터 다시 들어오기 시작할 때까지 갯벌을 즐길 수 있다.


호텔스 컴바인 배너 이미지2
한겨레
전북 부안/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2021.04.02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이 되겠습니다.
채널명
한겨레
소개글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이 되겠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