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있기만 해도 치유되는 곳, 그늘과 동행하는 숲여행 5선
한여름에도 시원한 숲속 길. 홍천, 장흥, 울산, 보성, 삼척에서 만나는 그늘과 피톤치드 가득한 웰니스 여행지 5곳을 소개합니다.
[함영훈의 멋·맛·쉼]
대웅,지엔씨이십일PR,승우여행사 조언
홍천, 장흥, 울산, 보성, 삼척의 웰니스숲
![]() 홍천 선마을 |
과학자들은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효능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코르티솔 수치 감소로 불안 완화, 심리적 안정과 기분 개선, 자연 살해(NK) 세포 활성화로 면역력 증진, 항균, 항염증, 항암, 기관지염 증상 완화, 폐 기능 개선 및 기도 정화 효과, 혈당 조절, 알파-피넨에 의한 수면 개선 등을 꼽는다.
잘 가꾸어진 숲은 인체엔 좋지 않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42% 증가하고, 물 공급량이 43%가 늘어나며, 풀과 작은 나무 같은 하층식생은 3배가 풍부해진다고 한다. 토양의 유실 가능성이 낮아지고 야생동물이 증가하며, 산림 치유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숲 트레킹은 과장하고 싶어도 과장할 수 없는 최고의 건강여행이다. 땀은 자연화장품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 홍천, 장흥, 울산, 보성, 삼척은 먹거리, 놀거리, 배울 거리 등 여행 생태계가 다채롭고 풍요롭다.
헤럴드경제는 대웅제약, 지엔씨이십일 여행전문PR사, 승우여행사 등의 조언을 얻어 좋은 숲 5곳을 소개한다. 이들 숲엔 쉬기좋은 그늘이 늘 동행한다.
![]() 선망르 요가 |
▶홍천 선마을
몰디브의 어느 외딴 휴양섬에 가면 선착장 입구에 ‘No News, No Shoes’라는 ‘탈속’ 문구가 등장한다. 속세를 잊고 자연인 처럼 쉬다 가라는 뜻이다.
강원도 종자산 숲에 자리한 웰니스 리조트 선마을은 이러한 감각 과잉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먼저 찾는 휴식처다. 리조트 전역이 통신 차단 지역으로 조성돼 각종 디지털 자극에서 해방될 수 있고, 가로등이나 형광등 대신 간접등과 최소한의 조명만 설치돼 인공 빛의 방해 없이 자연의 리듬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
외부 자극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울창한 숲과 햇살, 그리고 새소리다. 리조트를 감싸고 있는 트래킹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피톤치드와 음이온의 작용으로 긴장이 완화되고 신체에도 활력이 돈다. 보다 깊이 자연의 치유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숲 테라피’ 프로그램도 좋은 선택이다. 나무 아래 편안히 누운 채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은, 복잡했던 생각을 가라앉히고 마음에 차분한 안정감이 스미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 자극 없이 적절한 신체 활동으로 이완된 심신은 자연스럽게 숙면으로 이어진다. 수면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선마을이 최적의 환경인 이유다. 매일 저녁 진행되는 요일별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 특히 싱잉볼, 레인스틱 등 명상 악기를 이용한 사운드 베스 명상은 뇌를 수면 전 이완상태로 유도해 불면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누운 자세로 진행되는 명상은 전신을 이완하고 심박수를 조절해 숙면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휴식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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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남도의 건강도시 장흥에선 오는 7월26일부터 워터밤의 원조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열린다. 온 도시가 한바탕 물범벅이 되고 밤에는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웰니스 도시 장흥은 딱 이때만 광란적이다. 한바탕 놀고 소리치고 나면 힐링되니 광란의 웰니스인 셈이다.
장흥 웰니스의 대표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이다. 억불산 자락 120ha에 60년생 이상의 편백나무 숲 속에 있다. 친환경 자재로 건축된 생태건축 체험장과 목재 문화 전반을 보고 체험하는 목재 문화체험관, 억불산 정상과 연결된 무장애 데크로드인 말레길, 힐링과 휴식의 장인 치유의 숲, 천일염과 편백으로만 구성된 온열 치유시설인 편백소금집, 다양한 난대수종을 관찰할 수 있는 난대자생식물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편백소금집은 현대사회에 급속하게 증가하는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질환, 고혈압, 뇌졸중 등 현대인의 생활에서 얻어지는 병으로부터 면역력 향상 및 자연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시설이다. 소금동굴, 소금마사지방, 소금해독방, 편백반신욕방, 황토방, 소금 단전호흡방 등을 갖추고 있다.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4월부터 12월까지 정남진 장흥 편백 치유의 숲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연 체험활동, 오감여행, 숲속 호흡요가, 활력 증진 기체조, 맨발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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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 제암산 휴양림 |
▶제암산 자연휴양림
정적인 휴식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게 해준다면 동적인 활동은 무기력했던 몸에 활력을 더한다.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이들에게는 전라남도 보성의 제암산 자연휴양림이 최적의 휴가지가 될 수 있다. ‘놀이숲’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집라인, 에코 어드벤처, 곰썰매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마련돼 있어 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에 생동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대표 체험인 집라인은 왕복 637m 길이로, 숲과 저수지를 가로지르며 공중을 활강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탑승자의 체중과 낙차만으로 이동하는 구조로 별도 동력 없이도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시야를 가득 채우는 숲의 전경은 짜릿한 해방감을 안겨준다. 바람을 가르며 허공을 나는 듯한 그 짧은 순간, 몸과 마음이 동시에 환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자연 속에서 모험을 즐기고 싶다면 에코 어드벤처도 주목할 만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그물, 목재 구조물, 로프 등으로 연결한 공중 레포츠로, 숲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으로 조성됐다. 난이도에 따라 어린이, 청소년, 성인 코스로 구성돼 있어 연령대에 맞춘 도전이 가능하다. 자연 속에서 온몸을 움직이며 성취감과 활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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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 덕풍계곡 |
![]() 응봉산 동쪽 울진 덕구계곡 |
▶삼척 가곡숲 웰니스 클러스터와 덕풍계곡
삼척은 웰니스의 고장이다. 문체부 웰니스관광지 인증을 받은 삼척 활기치유의숲은 피톤치드, 음이온, 경관, 소리 등을 활용해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덕풍계곡으로 유명한 가곡면의 유황온천 및 스파와 족욕장, 가곡국민여가캠핑장 등은 숨겨진 웰니스 클러스터 지대이다.
삼척 가곡면은 울진 건강 온천의 원수가 솟아나는 응봉산을 울진군 북면과 공유한다.
웰니스 클러스터가 현대과학이 접목된 테라피라면, 덕풍계곡은 자연그래로의 치유장이다. 골골이 흐르는 맑은 물, 수많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즐비하여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승우여행사는 “풍곡리 주차장에서 덕풍마을까지는 수해로 인해 생긴 아스팔트 도로로는 차가 다니기 때문에 걷기에 적합하지 않아, 봉화와 삼척을 연결하는 석개재에서 옛길을 따라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덕풍계곡은 전체가 보호 수면으로 지정되어 있어 깨끗함을 자랑하며, 2용소 폭포까지 트레킹이 가능하다. 대부분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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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
▶태화강 십리대숲 은하수길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감성을 자극하는 휴식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숲도 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조성된 ‘십리대숲 은하수길’이 그 주인공이다. 약 70만 그루의 대나무가 10리에 걸쳐 조성된 이곳은 흔히 접하는 활엽수림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곧게 솟은 대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풍경은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뎌진 감각에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준다.
십리대숲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체험은 ‘죽림욕(竹林浴)’이다. 햇빛조차 비집고 들어오기 어려운 초록빛 대숲 사이를 걷거나, 죽림욕장에 앉아 대나무 향기와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심신이 이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태화강 십리대숲은 풍부한 음이온과 피톤치드로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십리대숲은 해가 지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LED 조명과 대숲이 만나 어둠 속 숲길을 은하수처럼 밝혀, 마치 별빛 속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딧불을 연상시키는 은은한 조명은 인공적인 빛과는 다른 감성을 자극해 여름밤에 낭만을 더한다. 낮에는 초록빛 대숲이 주는 상쾌함을,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시각적·정서적 치유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복합 힐링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