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술에 이런 게 있었어?” 떠먹는 이화주 아시나요

[식탐]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서울 코엑스서 열려

늘어난 여성 관람객, 스위트·무알코올 와인 관심

떠먹는 이화주·샤인머스캣 와인 등 국내산도 주목


헤럴드경제

전통 탁주인 이화주는 물을 넣지 않아 스푼으로 떠먹을 수 있다.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 진열된 ‘예술’의 ‘배꽃필무렵’ 제품. 육성연 기자

“떠먹는 탁주요? 우리나라 전통술에 그런 게 있나요?”


‘이화주’를 맛본 관람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질문을 던졌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서다.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연간 5만여 명이 찾는 국내 주류산업 박람회다. 올해는 지난 4일부터 3일간 열렸다.


현장에서는 이화주를 비롯한 국내 주류가 주목을 끌었다. 이화주는 배꽃으로 만든 술이 아니라, 배꽃이 절정에 달할 때 빚는 술이다.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전통술이다. 만드는 방법이 독특하다.


전통주 제조업체 ‘예술’의 배상만 전무는 “이화주는 멥쌀로 누룩을 만들고, 찹쌀떡을 빚어 누룩과 같이 버무린다”며 “물을 넣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질감은 죽과 비슷했다. 스푼으로 떠먹을 수 있고, 찬물에 타서 마실 수도 있다.


한입 떠먹어본 이화주는 막걸리 맛 요거트처럼 새로웠다. 알코올 도수는 6으로 낮은 편이다. 배상만 전무는 “이화주는 술을 잘 못하는 여성도 즐길 수 있는 고급 탁주”라며 “식전 요리나 디저트 또는 각종 소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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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오드린’의 ‘월류봉’ 로제와인(왼쪽), 경북 상주 ‘원더풀월드’의 유기농 샤인머스켓 와인. 육성연 기자

박람회장 가운데엔 충북 영동의 16개 와이너리가 참가한 부스가 늘어섰다. 영동군은 지난 2008년부터 영동포도를 이용해 와이너리를 육성했다. 현재 34곳의 와이너리가 운영 중이다. 박천명 ‘오드린’ 와이너리 대표는 “영동의 관광지인 월류봉을 콘셉트로 ‘월류봉’ 로제와인을 만들었다”며 “원재료의 맛을 충실히 살려 생포도를 먹는 듯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샤인머스켓을 활용한 와인도 있었다. 최준혁 ‘원더풀월드’ 와이너리 고문은 “경북 상주의 샤인머스켓으로 만들었으며, 국내에선 드물게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했다. 현장에서 시음한 ‘비에호 아미고’ 와인은 박람회에서 맛본 와인 중 가장 독특했다. 쌉싸름한 맛이 상쾌하게 나면서 청포도 맛이 감돌았다.


국내 주류와 더불어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해외 무알코올·스위트 와인도 다양했다. 감각적인 병 디자인과 꽃 모양 상자도 눈에 띄었다. 관람객 역시 예년보다 여성층이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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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코세티의 ‘젤소모라 모스카토 다스티(왼쪽)’ 스파클링 와인, 벨기에 ‘벤돔’의 무알코올 와인. 육성연 기자

이탈리아 코세티 와이너리의 ‘젤소모라 모스카토 다스티(Gelsomora Moscato D'asti)’ 와인은 여성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 중 하나다.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탄산이 강하지 않아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유영수·최종호 피엔에스와인컴퍼니 공동대표는 “달콤한 맛으로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좋다”며 “탄산이 부드러워 최근에는 ‘어머니 선물용’으로 사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와인 유통업체 ‘제오막코리아’는 벨기에 ‘벤돔(Vendome)’의 무알코올 스파클링 와인을 선보였다. 유기농과 비건(vegan·완전채식)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벨기에 왕실에서 즐기는 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제오막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알코올 와인을 찾는 여성 고객이 확실히 많아졌다”고 박람회장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선 다소 낯선 조지아 와인도 보였다.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유통하는 ‘텔리아니 밸리(Teliani Valley)’ 와인이다. 문유정 hy 마케팅부 과장은 “조지아는 약 8000년 전부터 와인을 생산했으며, 예로부터 집마다 크베브리(Qveveri)라는 전통 토기 항아리를 땅에 묻어 와인을 숙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지아 키시(Kisi) 품종으로 만든 ‘글레쿠리 키시’는 화이트 와인이지만 간장 치킨, 양념 갈비 등 한국 간장 양념의 고기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박람회를 방문했다는 서나영(26) 씨는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각국의 저알코올 와인을 맛보니 취하지 않아서 좋았다”며 “생각보다 무알코올·저알코올 주류들이 다양해서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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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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