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밖에서 질식하는 ‘마른 익사’, 원인은?
30℃를 웃도는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며 물놀이가 간절해지는 시기가 시작됐다. 피서철 물놀이는 빼놓을 수 없는 여름의 묘미지만 물놀이 특성상 조금만 방심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난사고는 다른 사고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사망하지 않더라도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릴수록 각종 안전사고, 부상, 익사 등 사고를 겪기 쉬운데 의도치 않게 삼킨 물이 익사로 이어지는 ‘마른 익사(Dry drowning)’도 드물지 않은 만큼 유의해야 한다. 수심이 얕은 곳, 심지어 목욕 중에도 아이들을 관심 있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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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익사란?
대부분 물속에 몸이 잠기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만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마른 익사는 물속에서 삼킨 물로 인해 물 밖에서 질식하는 현상이다. 물놀이 중에 마신 물의 일부가 폐로 들어가 염증과 수축을 일으켜 질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물속에서 익사하는 것과 동일하게 호흡곤란과 뇌 손상을 일으킨다.
마른 익사는 물을 마셨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최대 48시간 이내 신체 변화가 드러나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주로 만 3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에게 발생하므로 아이가 물속에서 허우적대거나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를 겪은 경우 주시해봐야 한다.
마른 익사를 의심해 봐야 할 때
마른 익사의 전조증상으로는 후두경련으로 인한 호흡곤란, 말하기 어려움, 과민성 또는 비정상적인 행동, 잦은 기침, 가슴 통증, 물놀이 후 기운 빠짐 또는 졸음 등이 있다. 아이가 호흡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증상을 말하거나 표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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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익사의 치료
마른 익사가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에 가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는 동안 아이의 근육이 이완될 수 있도록 안정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 초기 단계에서 폐에 산소를 공급하고 호흡 기능을 복구하는 응급처치가 이뤄지면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
마른 익사를 예방하려면?
4세 이하의 아이들은 후두가 완벽하게 발달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삼킨 물이 폐로 흡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잠깐 물에 빠졌더라도 응급실에 바로 가는 것이 좋다. 또 아무리 얕은 물이라도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박설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parkseol08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