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요즘 고열·두통, 다른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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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부터 장마철까지 습한 날씨와 무더위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그 중 하나인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기온이 상승하는 시기에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에 자주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엔테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경우 전체 환자의 47.8%가 7~8월에 발생했다. 하지만 냉방병이나 여름 감기로 오인해 뒤늦게 병원을 찾게 되는 이들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박중현 인제대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대해 정리했다.


바이러스가 신경계 어느 부위에 침범했는지에 따라 뇌수막염, 뇌염, 척수염, 신경뿌리염으로 구분하는데 양상도 이름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다. 바이러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연질막과 거미막 사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뇌수막염의 원인 중 80% 이상이 엔테로 바이러스(장바이러스)이다. 그래서 보통 감기나 장염이 먼저 생기기도 한다. 드물지만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볼거리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체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병이 시작된다.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증식해서 바이러스 혈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다행히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혈액-뇌장벽이라는 우리 몸의 방어막에 막혀 뇌 또는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로 들어오지 못한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영유아, 노인 또는 면역저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이러스가 뇌의 모세혈관으로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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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바이러스 뇌수막염이 발생하면 주로 고열이나 두통, 경부강직(머리가 아프고 목 뒤가 뻣뻣한 증상),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은 대부분 이마 앞쪽이나 눈 뒷부분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눈을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뇌를 감싸고 있는 뇌수막의 염증 반응 때문에 목 경직(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구역, 구토, 설사가 동반되기도 하며 권태감, 근육통, 식욕부진도 종종 나타난다.


박중현 교수는 “만약 위 증상들이 있으면서 심한 의식 장애, 혼돈, 손발 경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보다는 감염이 뇌수막에 국한되지 않고 뇌실질에 깊숙하게 침범한 뇌염이나 결핵성ㆍ세균성 뇌수막염 등의 다른 신경계 감염 질환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뇌수막염을 포함해서 신경계 감염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이다. 의료진은 뇌척수액 검사에 금기사항이 없는지 확인한 뒤,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검사를 통해 얻은 뇌척수액을 분석해 진단한다. 뇌척수액 검사를 할 때 통증이 심하거나 척수가 손상될까봐 우려하는 환자나 보호자들도 간혹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뇌척수간에 척수가 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허리에 기존 이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척수 손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불가피하게 생기는 통증도 근육 주사 맞을 때처럼 순간 따끔한 정도”라며 “뇌척수액을 일정량 뽑아주는 것 자체가 뇌막염에 의해 뇌압이 증가되어 있는 상황을 호전시켜 줄 수 있어서 동반된 두통과 구토의 증상을 감소시켜 줄 수 있는 치료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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