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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물건 들다가 삐끗…
그런데 왜 다리가 저릴까?

by중앙일보

중앙일보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당연히 허리디스크와 척추관절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증도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 척추관절로 인한 통증을 분리해서 치료해야 한다. [사진 Pixabay]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 많은 사람이 허리디스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허리통증, 다리저림을 주증상으로 하는 질환은 허리디스크 말고도 많다. 실제로 허리디스크는 전체 허리통증의 30% 정도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척추관협착증, 척추관절 문제(후관절 증후군), 골반관절 문제 (천장관절 증후군) 등이 차지한다. 문제는 이 질환들도 모두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기는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정확하게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위에 언급한 질환들은 각각이 별개의 질환이라기보다는, 건강했던 허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행성변화가 생기고 질병이 진행하는 단계 단계에 붙여진 질병명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20대 때 허리디스크가 있으면 퇴행성변화가 빨리 진행해서 50대가 되면 척추관절 문제를 일으키고, 60대가 되면 척추관절이 비후되면서 척추관을 막아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당연히 허리디스크와 척추관절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증도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 척추관절로 인한 통증을 분리해서 치료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MRI 등 정밀검사 방법은 통증의 선후관계와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각각의 증상을 잘 관찰하여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는 방법이 좋다.

사례1) 허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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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재욱]

30대 남자가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발생해서 꼼짝도 못 했다. 며칠이 지나니 허리통증보다도 왼쪽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심해졌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튀어나와서 다리로 내려가는 척수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디스크는 바깥쪽 테두리를 싸고 있는 질긴 ‘섬유륜’과 그 안쪽에 말랑말랑한 수핵이 자리 잡고 있는데, 질긴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늘어나면서 안쪽에 있던 수핵이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른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의학적 표현은 ‘수핵탈출증’이다.

허리디스크의 전형적인 증상

  1. 허리디스크는 주로 20~30대에 생긴다. 나이가 50이 넘으면 디스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먹으면 디스크는 단단해지고, 수핵은 딱딱하게 변해서 튀어나갈 수가 없다.
  2. 거울 앞에 서보면 허리가 한쪽으로 휘어있다. 이 자세는 신경이 압박되는 것을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 자극을 피하기 위한 방어 자세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허리디스크 환자구나’ 하고 알 수 있다.
  3. 앉으면 아프고, 걷거나 누우면 좀 낫다.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허리를 앞으로 굽혔을 때 뒤쪽 방향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앉아있거나, 허리를 굽혀 물건을 들으려고 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반면 서 있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면 디스크 압력이 감소해서 증상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4. 다리를 들어봤을 때 (하지직거상검사) 허리통증이 있으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사례2) 척추관협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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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자환자가 골반과 종아리가 아파서 왔다. 서 있거나, 걸으면 엉덩이 쪽이 뻐근해지고,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이 아프다. 통증은 쪼그려 앉으면 없어져서 다시 걸을 수 있다. 허리를 구부리면 증상이 나아지기 때문에 점점 허리가 앞으로 굽어진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가 지나가는 구멍인 척추관이 협착되어 좁아지면서 척수나 척수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이유는 세월이 흐르면서 척추관절이 퇴행성변화를 일으켜 두꺼워지면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서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척추관안에 있던 인대와 연부조직들이 비후되면서 척추관이 좁아진다.

척추관 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

  1. 척추관협착증이 생기는 나이는 대부분 60대 이상이다. 퇴행성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2.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앉아있으면 통증이 완화된다.
  3. 통증은 주로 엉덩이 쪽과 종아리 쪽으로 오는데, 걸을수록 종아리가 터질 것 같아서 주저앉게 된다. 신기하게도 주저 안기만 하면 통증은 금방 사라진다.
  4. 다리를 들어봤을 때 (하지직거상검사)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다.

사례3) 척추관절 (후관절 증후군)

60대 여성 환자가 항상 허리가 뻐근하고 아파서 왔다. 증상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앉았다가 일어날 때 심해지는데 일어날 때 허리가 뻐근하고 잘 안 펴진다. 천천히 허리를 펴고 조금 움직이면 증상은 점점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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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뼈는 위쪽으로 관절이 두 개, 아래쪽으로 관절이 두 개가 있어서 서로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다. 등의 중심선에서 양옆으로 관절이 존재하는데, 척추 뒤쪽에 있다고 해서 ‘후관절’이라고도 부른다. 골반은 중앙 부분에 엉치뼈가 있고 양옆으로 두 개의 엉덩뼈가 서로 관절을 이루고 있는 형태다. 골반이 이루고 있는 관절을 ‘엉치엉덩관절’이라고 부른다.

척추관절증의 전형적인 증상

  1. 6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 척추관절증은 척추관절의 퇴행성변화 때문에 생기기 때문에 젊은 사람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2. 통증은 허리와 골반이 뻐근하고, 가끔은 다리 쪽이 당기기도한다.
  3.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악화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허리가 잘 안 펴지고, 오랫동안 앉았다가 일어날 때도 허리가 잘 안 펴진다.
  4. 척추관절을 손으로 누르면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

사례4) 골반관절 (엉치엉덩관절 증후군)

40대 여성이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실려 왔다. 괜찮다가 1년에 한두 번씩은 연례행사처럼 허리가 삐어서 꼼짝도 못 하게 된다. 1~2주 고생하면 점차 허리 아래쪽, 엉덩이 부분이 아프고 다리가 저리기도 하다.

골반관절증의 전형적인 증상

  1. 골반관절은 나이가 상관이 없이 발생한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출산 후에 흔히 발생할 수 있다.
  2. 통증이 전혀 없다가 갑자기 삐끗하면서 꼼짝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있다.
  3. 통증의 양상은 주로 골반 관절 부위와 중둔근, 좌골 쪽으로 통증이 있다. 심하면 사타구니 쪽이나 다리 옆면을 따라 통증이 뻗치기도 한다.
  4. 엎드려서 골반관절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한다.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