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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더오래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식품

by중앙일보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33) 


토마토는 여름철에 흔히 볼 수 있으며,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 속담이 있다. 즉 토마토는 의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뜻이다.


토마토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붉은색을 띤 라이코펜 성분 때문이다. 라이코펜은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켜 세포의 젊음을 유지시켜주고 특히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유방암, 소화기계통의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정열과 열정의 나라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부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토마토 축제가 개최된다. 음악, 춤, 공연, 불꽃놀이 등이 펼쳐지며 일주일 내내 축제 분위기가 계속되는데 토마토 던지기는 그 중 수요일에 1시간 동안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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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3만 명 이상 모이는 토마토 축제에서 소비되는 토마토의 양은 무려 40여 톤이라고 한다. [사진 needpix]

이 축제는 청소년들이 토마토를 던지며 장난치던 것이 축제로 발전하게 됐다는 설도 있고 음악연주를 잘 하지 못하는 연주가를 조롱하는 의미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유래로는 토마토 값이 폭락하게 되자 농부들이 분노하며 시의원에게 토마토를 던지면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초기 토마토 축제에서는 많은 청년이 토마토를 마구 던져 거리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경찰에게 잡혀 가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너그럽게 석방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토마토를 던지는 것을 공식적인 지역 축제로 승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 각지에서 3만 명 이상이 모이는 축제에서 소비되는 토마토의 양은 무려 40여 톤이나 된다고 한다. 토마토 던지기 행사의 첫 번째 행사는 기름을 발라 미끄럽게 만든 긴 장대 꼭대기에 햄을 매달고 광장 중앙에 막대가 설치되면 엎치락뒤치락 달려들어 장대를 기어 올라 햄을 잡아채고 누군가 햄을 손에 넣자마자 곧 토마토 던지기가 시작된다.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를 시작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축제인 콜롬비아 수타마르찬 토마토 축제, 코스타리카 산 호세 데 트로야스 토마토 페어, 중국 광둥 둥관 토마토 싸움, 미국 네바다 주 르노 토마토 싸움, 인도 카르나타카주 방갈로르·마이소르 토마토 축제 등이 열린다. 한국에서도 강원도 화천에서 토마토 축제가 열리고 있다.

스페인의 토마토 음식

차가운 토마토 수프, 가스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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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초라는 단어의 어원에는 뒤범벅, 혼돈, 혼합, 섞음이라는 뜻이 있다. [사진 pxhere]

가스파초는 토마토, 피망, 오이, 빵, 올리브 오일, 식초, 얼음물을 함께 갈아 차게 마시는 스페인의 야채 수프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지방의 대표요리이다. 잘 익은 토마토와 피망, 오이, 마늘, 물에 적신 빵을 블렌더에 넣고 올리브 오일, 식초, 얼음물을 첨가해 갈아서 마시는 차가운 수프다. 중세시대에 빵과 올리브 오일, 물, 마늘을 넣어 만드는 이슬람의 음식이 스페인에 전해진 후, 식초가 더해져 가스파초의 기원이 되었다.


가스파초라는 단어의 어원에는 뒤범벅, 혼돈, 혼합, 섞음이라는 뜻이 있다.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은 기본적인 조리방법에서 시작해 지역, 시대, 경제, 그리고 특히 개인 각각의 취향에 따라 조리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에 하루 전날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차갑게 해서 먹으면 새콤한 맛에 입맛도 되살아 나고 갈증을 달래주며, 더위도 식힐 수 있어 여름철에 인기있는 스프이다.

아침마다 즐겨먹는 토마테 토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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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토마토와 고소한 올르브유가 조화를 이룬 소스를 버터에 구운 빵에 발라먹으면 입안에 침이고이면서 잠이 확 달아나는 기분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스페인 사람들은 아침식사로 대부분 커피와 토스트를 주로 먹는다. 스페인어로 아침식사는 ‘데싸유노’라고 부르는데 이는 ‘금식을 깬다’라는 의미로, 밤새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카페나 스넥 전문점에서는 예외없이 으깬 토마토에 올리브유를 넣어 만든 토마토 소스와 구운 토스트 메뉴를 팔고 있다. 상큼한 토마토와 고소한 올르브유가 조화를 이룬 소스를 버터에 구운 빵에 발라먹으면 입안에 침이고이면서 잠이 확 달아나는 기분이다.

전채요리, 판 콘 토마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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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와인상글리아와 판 콘 토마테를 즐기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 pxhere]

판 콘 토마테는 토스트한 빵의 윗면에 생마늘과 잘 익은 토마토를 문지르고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뿌린 것이다. 스페인에서 아침식사나 타파스(tapas, 스페인 전채 요리)로 주로 먹는다. 치즈나 햄, 소시지 등을 토핑으로 추가해서 먹는 경우도 많다. 생마늘의 알싸한 맛과 새콤달콤한 토마토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햄이나 소세지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스페인에서는 와인상글리아와 판 콘 토마테를 즐기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토마토 샐러드, 토마테 알리냐도

스페인의 세비야지역에서 즐기는 토마테 알리냐도는 올리브유와 각종 허브로 맛을 낸 토마토 샐러드이다. 알리냐도는 드레싱과 비슷한 개념으로 특정 레시피를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로, 집집마다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지중해풍의 드레싱보다는 타임과 오레가노, 마늘 등의 향이 살짝 더 가미되는데, 이것은 무더운 기후와 아랍에 영향을 받은 스페인 남부 음식의 특징이다.


정렬의 나라 스페인에서 붉게 익은 토마토를 던지며 즐기는 축제를 보며 토마토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질척하게 뭉게지는 토마토에 온몸을 던지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여름철 과일 토마토로 색다른 스페인의 요리를 즐겨보는 것도 요즘과 같이 무더위에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