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알면 김치가 더 맛있어지는 배추 상식

[푸드]by 중앙일보

올해, 처음으로 김장을 하기로 마음 먹은 당신을 위해 '배추 상식'을 모아봤습니다. 맛있는 김치의 첫걸음은 좋은 배추를 고르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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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추를 고르는 것부터가 김장의 시작이다. 사진 세계김치연구소

① 당연하지만, 배추가 맛있어야 김치도 맛있다.


농촌진흥청의 김진희 박사는 “김치맛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배추를 개발할 때도 맛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보통 당도가 높고, 고소하며 약간 아린 맛이 있는 것을 좋은 배추로 친다”고 말한다. 그리고 배춧잎과 줄기가 덜 무르는 것이 좋다. 김치 숙성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배추의 푸른 잎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데, 비타민 C는 김치로 담근 후에도 손실이 적은 편이다.


② 김장에 쓸 배추를 고를 땐 무게를 참고하자.


세계김치연구소의 박채린 박사는 “월동배추는 3~3.5㎏ 정도인 것이 김치를 담기에 가장 좋다”고 말한다. 배춧잎이 많아 속이 둥글게 꽉 찬 것을 ‘결구’라고 하는데, 결구 형성이 조금 덜 되어야 소금에도 잘 절여진다. 또 배추는 밭에서 뽑은 후에도 조금씩 자라기 때문에, 성장이 90% 미만인 상태를 고르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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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배추는 3~3.5 kg 정도인 것을 고르는 것이 김치를 담기에 가장 좋다. 사진 세계김치연구소

③ 설탕을 넣지 않아도 요즘 배추는 달다.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맞춰 배추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또 요즘 배추에는 고갱이라고 부르는 노란 잎과 하얀 줄기가 예전보다 많다. 재래배추의 고갱이가 10% 정도라면 지금은 80%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단맛과 고소한 맛이 강하다. 굳이 설탕이나 배 같이 단맛 나는 재료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④ 배추가 커지자 김치 담는 방법에도 차이가 생겼다.


배추는 3~4등분을 해 양념을 버무리고 반으로 접는데, 이때 바깥쪽의 푸른 잎을 사용해 반으로 접은 김치를 포장하듯 한 번 감싸준다. 양념이 흐르지 않고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해 김치맛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요즘 배추는 통통해서 반으로 잘 접히지 않는다. 푸른 겉잎도 거의 없다. 겉잎을 배추 산지나 절임배추 업체에서 떼고 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워낙 잎이 많아서 겉잎을 떼어도 상품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배추가 크면 6등분까지도 하게 된다. 이때는 반을 접지 않고 배추 안쪽이 위를 향하게 한 후 김치통에 차곡차곡 쌓는다.


⑤ 달라진 제조법의 차이를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김치냉장고다.


박채린 박사는 “최근 김치냉장고의 김치통은 하나에 5~8ℓ 정도”라고 말한다. 12, 16ℓ 같이 대용량 김치통이 주로 쓰이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소용량 김치통이 대세다. 용량이 크면 김치를 많이 보관할 수밖에 없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당장 먹는 김치를 제외하고 나머지 김치까지 공기에 닿을 수밖에 없다. 반면 작은 김치통에 나눠 담으면 공기 노출을 최소화해 김치맛을 유지할 수 있다.


⑥ 겨울에 담근 김치가 더 시원하고 맛있다.


김치의 맛을 담당하는 류코노스톡이란 유산균이 겨울철 김치에 가장 많기 때문이다. 박채린 박사는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많지만 여러 개 중에 싸워서 이긴 유산균의 점유율이 높아진다. 유산균마다 좋아하는 환경 조건이 각자 다른데, 그중 류코노스톡이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이라고 설명한다. 류코노스톡은 시원한 단맛과 청량감을 주는 탄산 맛을 만든다.


도움말=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농업연구사 김진희·세계김치연구소 문화진흥연구단 책임연구원 박채린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2021.11.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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