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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3000만원 투자한 무인애견샤워장, 창업 1년 후 수익은?

by전성기

무인점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무인점포가 있어 찾아가봤다. 반려동물을 마음껏 씻기고 드라이할 수 있는 공간, 무인애견샤워장이다. 많고 많은 사업 중에서 왜 하필 '애견 샤워장'을 택했을까?

 <언택트 시대, 무인점포 창업 특집>

1. 코인 세탁소 2년 차, 김영완 씨

2. 애견 샤워장 1년 차, 이용찬 씨

3. 아이스크림 가게 1년 차, 조용상 씨

4. 무인 카페 6개월 차, 김병수 씨

*이용찬 씨의 창업 노트

입지  반려인이 많이 살고, 애견 공원이 있어 타 지역 반려인이 자주 모이는 동네

투자 비용 임대료 제외 3000만원 

수익 손익분기점을 최대 3년 정도로 예상 

스크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한 후처리 비용이 추가 필요

창업을 고민하며 두 가지 조건을 세웠다. 하나는 최대한 회사에 다니면서 일정한 수입을 유지하는 것.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최대한 덜 쓰면서 부가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본업은 유지하면서 캐시카우(돈벌이가 되는 사업) 용도로 부업을 하고 싶었다. 결론은 무인점포 창업이 적합하다는 것.

동네 유동 인구를 보면 사업 아이템이 보인다

일단 상가 근처 유동 인구의 특징을 살펴봤다. 직접 관찰해보니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두 마리씩 데리고 산책하는 다견 가정이 많았다. 그래서 강아지 중심의 무인 사업으로 가닥을 잡고 해외 사례를 찾아봤다. 마침 외국에서는 ‘도그워시’라고 해서 애견 샤워장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이를 벤치마킹하기로 하고 ‘무인 애견 샤워장’ 만드는 여정을 시작했다.


이미 한국에도 무인 애견 샤워장을 사업 모델로 하는 프랜차이즈가 네 군데 있었다. 그런데 네 곳 모두 샤워 설비가 같은 형태였다. 한 기계에서 샤워, 샴푸, 건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체형’이었다. 물론 해외에서도 일체형이 보편화되어 있었지만, 샤워 설비와 욕조가 분리되어 있는 ‘분리형’도 분명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8년 동안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이었기에 어느 설비에서 강아지를 씻기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단연 분리형이었다. 일체형은 커다란 기계에 강아지를 가두고(?) 씻기는 느낌이라면, 분리형은 우리 집 욕조에서 씻기는 듯한 친근한 느낌이었다. 결국 프랜차이즈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애견 커뮤니티에서 운영의 팁을 얻다

일단 명색이 샤워 서비스이니, 샤워 시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애견 커뮤니티에서 샤워에 대한 글을 수집해보니 반려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수압과 샴푸였다. 수압은 강해야 하고, 샴푸는 ‘하이포닉’ 브랜드의 제품이어야만 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거니 싶었지만 반려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니아층의 기호는 분명했다. 욕조는 직접 제작했다. 반려동물의 크기에 따라 욕조의 높이가 다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나무판자를 덧대 욕조의 높이를 조절했다.


샤워 시설을 마치니 남은 숙제는 매장 관리였다. 매장 관리는 출입, 시설 사용, 보안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출입 절차는 매장 안으로 들어오려면 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했다. 출입이 자유로운 다른 매장 사장님의 고충을 들어보니 샤워 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채 반려동물의 배설물만 버리고 가거나, 취객이 들어와 손님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카카오채널을 활용해 QR코드를 인증해야 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카카오 디벨로퍼스’라는 플랫폼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장 공부를 많이 한 건 시설 사용 부분이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와 스스로 결제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키오스크(무인 단말기)’가 있어야 가능했다. 키오스크는 무인창업의 핵심이면서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인데, 장비 값만 400만원이다. 샤워 설비와 연결하려면 최소 600만원이 든다. 그래서 나는 키오스크를 직접 구현해냈다. 쉬운 영역은 아니었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공부만 하면 태블릿PC 하나로 키오스크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 매장 보안을 위한 CCTV도 직접 설치했다. 4대에 50만원 정도 하면서 휴대폰 앱과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매장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창업 비용은 3000만원 정도 들었다. 고객에게는 밖에서 반려견을 씻길 수 있다는 서비스 자체만으로도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은 상대적으로 줄였다. 프랜차이즈 창업 비용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금액이다. 본사에 물어보니 일체형 샤워 설비 하나의 가격이 800만원(2020년 기준)이었다. 나 같은 경우, 분리형 하나당 400만원 정도 들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덜 신경 쓰고 편하게 창업하고 싶다면 프랜차이즈를 통해서 하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창업 비용을 확실히 절감하고 싶다면 손품 팔아서 공부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무료 체험단 마케팅으로 고객의 니즈 파악

본업을 유지하면서 틈틈이 무인 애견 샤워장을 준비하는 데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준비하면서 걱정했던 부분은 무인 애견 샤워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였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무료 체험단’이었다. 매장을 오픈하기 3개월 전부터 매장 앞 유리문에 무료 체험단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종이를 붙여놨다. 생각보다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 30분을 금세 모집했다. 반려인들은 새로운 활동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무료 체험단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여기서 성공적이라는 건, 고객들이 무인 애견 샤워장 서비스를 매우 흡족해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놀랄 정도로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가셨는데, 그 피드백이 지금의 무인 애견 샤워장을 만들어준 ‘고마운 쓴소리’였다.


공통적인 불만은 ‘허리 아프다’였다. 집 화장실에서 샤워시키면 허리가 아프니까, 이걸 해결하고자 무인 애견 샤워장에 왔는데 똑같이 허리가 아프다는 반응이었다. 한 번 씻길 때 40~50분은 서 있어야 하니 욕조의 높이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나무판자를 직접 덧대어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게 한 수였다.


두 번째 불만은 제품군이었다. 백모견용인지, 흑모견용인지, 어린 강아지용인지, 어른 강아지용인지, 거품이 많이 나는지, 향이 풍성하게 나는지 등 강아지 종류에 따라, 주인의 취향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 달랐다. 덕분에 고객의 취향을 최대한 표준화시키는 데 집중했고, 마니아층의 독점 브랜드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서 세팅했다.

세 번째 불만은 온수였다. 온수는 가스보일러 또는 전기보일러 방식이 있는데, 가스보일러는 설치 비용이 비싸 전기보일러를 선택했다. 그런데 값이 저렴한 대신 온수 용량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전기보일러 한 대로 운영하다 보니 고객이 많은 날에는 어김없이 찬물만 나왔다. 그래서 현재 전기보일러 두 대를 공급하고 있다. 무인 애견 샤워장을 1년 동안 운영해보니 온수는 한국 고유의 감성이 묻어난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여름이라도 반려동물은 따뜻한 물로 씻긴다. 반려동물을 소중한 자식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절대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객의 피드백은 아니지만 무료 체험단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반려동물을 씻기러 최소 두 사람 이상이 온다는 점이다. 이 점을 착안해 처음에 하나였던 샤워기를 한 욕조당 2개씩 설치했다. 결국 적당한 허리 높이의 욕조, 취향에 맞는 샴푸, 충분한 온수, 인원에 맞는 샤워기까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이 결과물들은 나만의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만들어주었다. 돌이켜보면 처음 예산 계획을 세울 때 ‘후처리 비용’을 따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했다. 결국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피드백을 가감 없이 받아들이고 반영하려면 생각보다 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월평균 이용 반려견 70마리, 추가 수입도 있어

1년 정도 운영해보니 동네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현재 이용 추이는 월평균 70마리 정도다. 아직은 월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공개하는 건 어렵지만,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점은 3년 정도로 보고 있다. 맨 처음 코인 세탁소를 계획했을 때 5년 정도 생각한 것과 비교하면 괜찮은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뿌듯한 건 단골이 생겼다는 거다. 몇 번 매장에서 마주친 분들이 있는데, 사는 곳이 김포, 용인이더라. 서비스가 괜찮으면 멀리서라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강아지 키우는 모임에서 강아지를 다 같이 씻기러 오기도 하고, 다른 회원들한테 추천해주면서 입소문이 나는 걸 보면 내 서비스가 고객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 애견 샤워장도 샤워 비용 이외에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강아지 간식을 파는 자판기나 샴푸, 수건 등의 소모품 이용료가 있다. 나도 처음에는 자판기를 설치했지만 생각보다 자판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간식은 집에서 먹던 간식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입한 게 ‘무인 세탁 서비스’였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빨래 고민이 있다. 동물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사람 빨래랑 섞이면 냄새가 배고, 털이 많이 빠지는 동물이라면 세탁기가 온전치 못하다. 심지어 무인세탁소에서는 강아지 빨래를 안 받는다. 무인세탁소의 세탁기는 일반 가정용 세탁기와 배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털이 꼬이면 고장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동물 전용 세탁기를 매장 한곳에 마련했다. 덕분에 세탁기만 이용하려고 오는 사람이 생겨 매장을 찾는 고객이 더 많아졌다.


이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감정을 쏟고 정성을 다해 키우는 반려동물이기에 가격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는 분이 많다. 그래서 헬스장처럼 회원권 시스템을 도입하는 걸 계획 중이다. 


기획 우성민 사진 이준형(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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