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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소박한 한 끼라고요? 영양소 한가득 ‘꼭꼭’…MIND 밥, 내 동료가 돼라

by경향신문

궁금해 - 저속노화밥

경향신문

정희원 교수는 렌틸콩과 귀리 등을 섞은 잡곡밥에 달걀프라이, 두부 된장국, 밑반찬 몇가지만 곁들이면 영양이 균형 잡힌 저속노화 밥상이 된다고 설명한다. @sungju_photo 제공

삼시 세끼 먹는 것으로 뇌 늙는 속도를 4분의 1 늦추는 식단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신경 퇴행성 지연 다이어트를 위한 ‘한국식 MIND’ 식단을 제안했다. 식단을 고려하지 않고 먹는 사람이 10년 늙을 때, MIND 식단을 유지해온 이는 2.5년만 늙는다는 일명 ‘저속노화’ 식단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저속노화밥 조리법과 후기가 속속 올라오는가 하면, 반면 각종 ‘비건강식’을 가속노화라고 일컫는 반성의 글도 눈에 띈다.


MIND 식단이란 낮은 당지수의 복합탄수화물 통곡물과 콩 등을 주요 칼로리와 단백질원으로 삼는 DASH(고혈압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와 치즈, 붉은 고기를 줄이고 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을 많이 먹도록 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결합한 식이요법이다. 두 식단 모두 인지력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교수의 ‘한국식 MIND 식단’은 부담 없는 가성비 식단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밥이나 면 대신 렌틸콩, 귀리, 현미, 백미를 혼합한 밥을 만들고, 반찬으로는 나물이나 채소, 약간의 동물 단백질을 먹기만 하면 된다”며 “근육을 단련하기에 단백질 함량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말한다.


6개월째 해당 식단을 섭취하고 있는 정 교수는 “미미하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효과가 브레인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증상) 현상의 감소다. 주중에는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식단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주말에는 철저히 이를 따르고 있다. 이렇게 실천해 보면, 주말이 지나는 동안 부종이 빠지고 머리가 맑아져서 월요일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잡곡밥 한 공기로 브레인포그, 우울감, 집중력 저하, 건망증이 개선되고 몸에 부기와 염증 발생이 줄어든다니 신통한 식단이 아닐 수 없다. 정 교수는 “보리, 콩, 현미로 고봉밥을 지어 채소와 된장을 곁들이고 드물게 생선과 달걀, 고기를 먹는 전통적인 우리 서민의 식사가 이미 이(한국식 MIND) 식단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MIND 밥’을 만드는 법은 이렇다. 식물 단백질의 보고인 렌틸콩과 귀리, 현미, 백미를 4:2:2:2의 비율로 혼합해 저온조리기(슬로쿠커)로 소화되기 쉬운 잡곡밥을 만든다. 여기에 달걀프라이, 간장을 조금 넣은 두부 된장국, 밑반찬을 곁들이는 다소 소박한 한 끼다. 정 교수는 “단가 1500원도 들지 않지만 미네랄, 비타민까지 영양 균형도 완벽하다”고 말한다.


이 소박한 식단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만능 밥은 아니다. 건강 밥상을 먹고 간식으로 초가공·초기호 식품을 양껏 먹는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생활 속에서 항노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단순당과 정제 곡물인 빵, 흰밥, 국수 그리고 트랜스지방이 든 식품을 먹는 것은 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한다.


또한 ‘MIND 식단’이 모두에게 건강 식단일 수는 없다. 개개인의 특성과 생애주기, 대사적 과잉에 따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사람이 있다. 통귀리나 통현미는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하다면 귀리나 현미는 24시간 불린 뒤 밥을 짓거나 백미에 렌틸콩을 조금씩 넣어가며 점차 적응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노인이나 노쇠하거나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사람, 소화기계가 불편한 사람, 악액질(전신 쇠약)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한 식단이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