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할머니 보디빌더
척추협착증으로 걷기도 힘들던 75세, 운동을 시작해 보디빌딩 대회 2위를 거머쥔 임종소 씨는 81세가 된 지금도 무대에 선다. 새로운 인생을 연 그녀의 도전과 재활 스토리를 소개한다.
척추협착증 이겨낸 ‘인생 2막’
2019년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 38세 이상 피규어 부분에서 2위를 차지한 임종소 씨(당시 75세) / 임종소 씨 제공, BBC 캡처 |
75세. 자칫 인생의 마무리라 느껴질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바로 올해로 81세를 맞이한 보디빌더 임종소씨다.
그녀는 지난 2019년 75세의 나이에 인생 첫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2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거두었다.
그녀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오며, 취미로 약 35년간 에어로빅을 배워왔다. 하지만 지난 2018년 5월, 갑작스럽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고, 이후 오른쪽 다리를 쓸 수 없어 난간을 붙잡고 간신히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통증을 호소하다 방문한 병원에서 그녀는 척추협착증 진단받았다. 의사는 그녀에게 완치는 어렵다며,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은 생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겠구나’란 절망감에 휩싸였을 때, 그녀의 머리를 스친 것은 바로 동네 헬스장 앞을 지나며 보았던 ‘재활 전문’이란 문구였다.
임종소씨의 인생 2막 스토리를 ‘bbc'와 ’조선일보‘에 소개된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자.
81세의 나이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며 보디빌더 활동을 하는 임종소 씨. / 조선일보 캡처 |
2018년 5월, 그녀가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땐, 스트레칭과 가벼운 덤벨로 몸을 움직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동휠체어까지 고려할 만큼 절실했던 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 꾸준히 PT를 받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을 즈음, 다리에 힘이 붙고 통증이 사라지는 변화를 느꼈다. 석 달이 되었을 때는 근육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운동 때문에 고생하는 그녀를 걱정하며 말리던 가족들도, 눈에 띄게 달라지는 변화를 보며 나중에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일주일에 세 번, 두 시간씩 빠지지 않고 운동에 매진하는 그녀의 모습에 관장은 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권했다. 직접 심사를 다녀보니, 50대에서도 이 정도 근육 반응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처음 대회 이야기를 듣곤 자신의 나이에 무슨 보디빌딩인가 싶어 손사래 쳤지만, 계속된 주변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린 그녀는 ‘2019년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 피규어 38세 이상 부문에 출전을 결심한다.
대회 준비 중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의상’이었다. 몸을 드러내는 대회이다 보니, 비키니를 입어야 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것.
하지만 집에서 포즈 연습과 워킹 연습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멋있다고 손뼉을 치는 손주들의 모습에 그녀는 용기를 냈다.
긴장 속에 올라간 첫 무대에서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에 쑥스러움과 긴장으로 몸이 굳었다. 괜히 바보 같은 짓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단 마음으로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결과는 당당히 2위.
살면서 자신이 직접 트로피를 받는다는 건 상상해 본 적도 없었던 그녀는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를 들고 당당히 사진을 찍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임종소, 대단하다! 잘했어!'
2023년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 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비키니 부문에서 우승한 임종소 씨(당시 79세). / 임종소 씨 제공, 동아일보 캡처 |
이후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은 그녀는 지난 23년 열린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비키니 부문’에서도 우승을 거두었다.
앞으로도 “몸이 버텨 주는 한,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는 나이가 때문에 운동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권한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날 보고 운동을 시작해서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그걸로도 전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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