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의 돼지고기 사랑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돼지고기는 베트남의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며 매일 소비되는 인기 식재료이다. 현재 베트남 육가공 시장은 돼지고기가 장악하고 있으며, 국민 1인당 연간 돼지고기 평균 소비량은 지난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국민 1인당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은 13.1kg이었으나 2019년에는 30kg으로 증가했다. OECD국가 평균 돼지고기 소비 순위에서 베트남은 EU국가와 한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베트남의 돼지고기 판매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오는 2024년까지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인들의 돼지고기 사랑을 증명하듯 베트남 음식에는 돼지고기를 주 원료로 하는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하노이를 대표하는 ‘분짜’는 다진 돼지고기를 동그랗게 빚어 그릴에 구운다음 피시 소스와 야채, 쌀 국수인 버미셀리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돼지 감자 뼈를 넣고 푹 삶아 쌀국수와 함께 먹는 ‘분 리우’나 돼지 갈비를 구워 밥과 함께 먹는 ‘껌 땀 순 느엉’등도 있다. ‘분 띳 느엉’은 분짜와 비슷하나 땅콩 가루를 넣고 적은 양의 피시 소스를 넣어 비벼먹는 음식이다. ‘허 꿰이’는 주로 아기돼지를 사용하는 통돼지구이로, 밥과 야채를 곁들여 한끼 식사를 하거나 마을 잔치에 자주 사용된다. ‘껌 땀 순 느엉’은 돼지고기 갈비소스 구이와 계란후라이, 야채 초절임을 밥과 곁들여 먹는 흔한 한끼 식사이다. ‘분 리우’는 각종 돼지고기 부위에 토마토, 야채를 넣고 푹 삶은 국수를 넣어 먹는 음식이다. 토마토가 들어가서 새콤한 맛이 난다. ‘띳 코 쪙’은 돼지 삼겹살과 계란을 간장 소스에 조린 베트남식 돼지고기 장조림이며, ‘후 띠유’는 돼지 창자(곱창)와 머릿고기, 각종 고기 부위로 맑은 육수를 낸 후 쌀국수, 야채와 함께 먹는 남부 요리이다. 이러한 메뉴들은 베트남 로컬 식당이나 가정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이외에도 실제 돼지고기를 활용한 음식들은 매우 다양하다.
베트남 내 높은 돼지고기 소비량을 겨냥해 이미 23년 전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도 있다. 다비육종은 한국 업계 최초로 2003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 양돈 산업 발전 및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양돈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호치민 대학, CJ FOOD, 덴마크 최대의 농업 전문학교인 달룸 농업 경영대학과 더불어 양돈 전문가 양성 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윤성규 상무는 “베트남에 CJ와 1080마리 규모의 합장농장을 지었으며, 2019년 비슷한 규모의 농장을 인수해 650여 마리 규모의 추가 농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년 6월 현재 베트남에 돈육 및 가공품 수출이 허용된 국가는 총 24개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이미 도축되고 가공된 돈육만 수출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기업은 한국산 돈육 수출 외에 현대 농업기술, AI, 육가공 시스템 등의 축산기술 분야에서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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