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열전]시마다 히로시 셰프 “최종 목적지는 고객 맞춤 우마미를 선사하는 것”

[푸드]by 리얼푸드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일식당 ‘유메야마’ 총괄

미쉐린 3스타 ‘아자부 유키무라’ 출신…‘삼고초려’ 끝에 영입

재료의 신선함이 중요 “덧셈이 아닌 뺄셈의 요리”

천혜의 자연을 담은 제주를 음식으로 표현할 것

시마다 히로시 그랜드하얏트 제주 셰프 [롯데관광개발 제공]

시마다 히로시 그랜드하얏트 제주 셰프 [롯데관광개발 제공]

[리얼푸드=신소연 기자]“훌륭한 오마카세의 최종 목적지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우마미(Umami)를 선사하는 것이다”


오마카세(お任せ)는 일본어로 ‘맡기다’는 뜻의 ‘任せる(마카세루)’ 명사형인 ‘任せ(마카세)’ 앞에 존경 형태인 ‘お(오)’를 붙인 말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손님이 메뉴를 선택하지 않고 요리사가 그때그때 엄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 내는 음식을 가리킨다. 특히 일식에서는 ‘셰프의 추천 메뉴’라는 의미로 쓰이며 ‘일식의 화룡점정’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2월 제주시 중심에 자리잡은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는 오픈 3개월도 안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마카세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 있다. 바로 리조트 4층에 있는 일식 레스토랑 ‘유메야마(YUMEYAMA)’다. 미쉐린 3스타였던 정통일식 갓포요리 전문점 ‘아자부 유키무라’ 총주방장 출신 시마다 히로시 셰프가 이곳의 음식을 총괄한다.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그룹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조기 안착을 위해 히로시 셰프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4층에 위치한 일식당 '유메야마' [롯데관광개발 제공]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4층에 위치한 일식당 '유메야마' [롯데관광개발 제공]

유메야마에는 ▷일본식 꼬치구이와 튀김요리 ▷스시(초밥)와 사시미(회) ▷테판야끼(철판요리) 등 세가지 콘셉트의 요리를 선보이지만, 사실 히로시 셰프의 전문 분야는 오마카세다. 교토 가이세키 전통요리를 시작으로 일본, 홍콩, 싱가포르, 미국, 태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30여년 간 요리를 해왔다. 오마카세 전문 요리사인만큼 그가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재료의 신선함’이다. 그는 “(음식을 만들 때)신선한 재료에서 자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한다”고 말한다.


히로시 셰프는 하지만 한 음식에 여러 재료를 넣고 다양한 맛을 내진 않는다. 그는 “한 두가지 주요 재료만으로 요리를 해 내는 것이 나의 특기”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음식 철학 덕분에 유메야마의 음식은 서양음식처럼 여러 식재료에 다양한 향신료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 두가지 재료에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정도의 간이 더해져 완성된다. 그는 “유메야마의 요리는 덧셈이 아닌 뺄셈의 요리”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특히 제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해산물과 육류, 채소 등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고객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제주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고, 모든 계절에는 각 계절마다 특별한 재료들이 있다”며 “고객들이 천혜의 자연을 담은 제주의 사계절을 음식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요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마다 히로시 셰프가 내놓는 오마카세 스키(초밥) [롯데관광개발 제공]

시마다 히로시 셰프가 내놓는 오마카세 스키(초밥) [롯데관광개발 제공]

히로시 셰프가 요리를 낼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바로 ‘고객과의 소통’이다. 오마카세의 특성 상 고객의 취향과 입맛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의 온도와 맛의 균형까지도 고객에게 맞춰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훌륭한 오마카세의 최종 목적지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우마미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마미란 우리 말로 하면 ‘감칠맛’과 비슷한 의미로, 인간의 혀로 느끼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등에 이어 ‘제5의 맛’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그가 내어 놓는 코스에는 같은 맛과 온도의 요리가 연속으로 나오지 않는다. 코스 전체 음식의 모든 맛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마카세는 마치 교향곡의 기승전결과 같이 도입부의 조용함과 클라이맥스의 강렬함, 차분이 마무리되는 엔딩의 느낌이 잘 표현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일식당 '유메야마'의 일본식 꼬치요리 [롯데관광개발 제공]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일식당 '유메야마'의 일본식 꼬치요리 [롯데관광개발 제공]

30년차 베테랑 셰프인 그에게도 아찔한 순간은 있다. 바로 요리에 필요한 신선한 재료를 공수할 수 없을 때다. 지난해 어느 때보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을 경험하면서 제주 지역의 생선이나 해산물의 어획량은 급감하고 과일과 채소은 흉작이었다. 이에 히로시 셰프 역시 식재료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는 “음식은 해당 지역의 기후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진다”며 “일본 외의 지역에서 요리할 때는 늘 현지 기후와 음식 문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항상 마음을 열고 요리를 만들고 있다”며 “고객들이 유메야마에서 더 깊고 자연스로운 우마미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2021.03.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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