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위험을 높이는 음식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암은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암 환자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전세계 185개국의 36개 암종에 대한 추정 결과를 다룬 ‘글로보칸(Globocan) 2018’에 따르면 남자는 5명 중 1명, 여자는 6명 중 1명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남자는 8명 중 1명, 여자는 11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은 10만명당 314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14위에 해당한다. 1위 암으로는 대장암이 꼽혔다. 인구 10만명당 44.5명이 대장암에 걸린다. 위암은 39.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IARC는 세계 자료 집계를 위해 2012년 자료를 사용했지만, 그 이후 국내 국립암센터가 2013~2015년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국내 암 발생률 1위는 위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엔 한국인 27만 7075명이 암에 걸리고, 8만 6281명이 암으로 숨질 것으로 봤다. 75세 이전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 남성은 32.4%, 여성은 27.9%이다. 사망률은 남성 11%, 여성 8.2%이다. 한국은 암이 사망원인 1위인 나라다.


암을 다스리기 위해선 식단 관리도 중요하다. 특정 음식이 암을 유발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특정 식품의 반복적 섭취는 암 발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1. 정제된 탄수화물

설탕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와 영양소의 함량이 낮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암 발병 확률을 높인다.


2015년 이탈리아에선 4만 7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가 많은 사람은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가 적은 사람들보다 결장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다.


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를 급격히 높이는 식품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여러 암의 발병 확률을 높인다.


2013년 유럽임상영양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인슐린은 세포 분열을 자극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과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져 장기적으로 이는 비정상적이 세포의 성장으로 이어져 암 확률을 높인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122% 높아진다는 연구(중국 난창대학, 2013)도 있다.


2. 가공육

햄,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식품이다. 국제암연구소와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위암과 관련된 모든 연구자료를 분석해 위암의 3대 위험요인으로 과음, 가공육 과다섭취, 비만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베이컨, 햄, 살라미, 핫도그, 일부 소시지 등 훈제 또는 소금에 절이거나 방부제를 첨가한 가공육을 매일 50g(베이컨 2조각) 이상 먹으면 위암 위험이 18%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공육은 위암 위험만 높이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2008년 연구에선 가공육의 섭취가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장암 위험이 20~50%나 높았다.


3. 고온에서 조리한 음식 

고온에서 굽고 튀긴 음식들도 위험하다. 특히 고온에서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동물성 식품(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연어 등)을 구울 때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라고 불리는 발암 물질이 생성된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s)는 가금류, 육류, 생선을 굽거나 튀길 때 생성되는 화학물질이다. HCA는 DNA와 직접 결합해 돌연변이 세포를 일으킨다.


고기를 구울 때 HCAs가 만들어 지는 것은 고기 속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크레아틴이라는 단백질 때문이다. 고기를 구울 때 이 두 개의 단백질이 결합해 HCAs를 형성한다.


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석쇠를 충분히 가열한 이후 고기를 굽는 것이 좋다. 또한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 생성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센 불보다는 중불(150~160℃)로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탄산음료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음료인 탄산음료도 피해야 할 식품이다.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는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암의 폐 전이도 촉진한다.


2016년 미국 텍사스 대학에서 진행, 미국 암연구협회(AACR)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암 연구’(Cancer Research) 1월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액상과당에 함유된 단당류 성분의 섭취가 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60%나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의 폐 전이 증상까지 보였다.


5. 맵고 짠 음식 

맵고 짠 음식의 위험성은 익히 알려져있다.


2016년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한국인 180만 명을 분석한 결과, 평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25%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이 과도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의 활동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췌장암의 경우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5년 이상 살이 있을 생존율이 상당히 낮은 암이기도 하다.


6. 술 

알코올은 간암 발생률을 높이는 주범이다.


대한간암학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g 이상(소주 2잔, 1잔 50ml, 20도 기준) 음주할 경우 이보다 음주를 적게 하거나 혹은 전혀 하지 않을 때보다 간암발생률은 1.33배, 사망률은 1.17배 높게 나타났다.


알코올 섭취량은 간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양은 남성의 경우 하루 20~40g(소주 1잔·맥주 1잔=알코올 10g) 이상, 여성은 10~20g 이상이다.


술을 마시게 될 경우엔 빨리 마시거나, 폭음을 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2시간 안에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 음주했다면 폭음에 해당한다. 알코올 흡수율을 낮추는 치즈, 두부와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안주로 곁들이는 것이 좋다.


shee@heraldcorp.com

2018.10.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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