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푸드 ]

BBC, “요리는 외교전략…‘통일’ 상징 남북만찬상 매혹적”

by리얼푸드

‘달고기 구이’, ‘뢰스티’…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담긴 외교

요리 외교 전문가 “남북회담 만찬, 전체 메뉴 매혹적”

트럼프-마크롱 국빈만찬에는 ‘프랑스 영향 받은 미국 요리’

오바마-올랑드 만찬 때는 ‘캐비어’ 논란도


“음식은 가장 오래된 외교 도구다”.


힐러리 클린턴 전(前) 미국 국무장관은 국가 간 관계 증진에 기여하는 음식의 역할에 주목했다.


하물며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는 정상회담에서 음식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만찬 테이블에 어떤 음식이 오르냐에 따라 회담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 수도,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나누는 음식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평양 옥류관 냉면부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지역의 음식까지,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들은 하나하나 깊은 의미를 담았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메뉴에 담긴 외교: 음식은 어떻게 정치를 형성할 수 있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음식은 수년간 외교 회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오른 ‘달고기 구이’.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오른 ‘달고기 구이’.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부산을 연상케 하는 ‘달고기 구이’(흰살생선 구이)와 김정은 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의 ‘뢰스티’를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감자전이 오른 것에 주목했다. 



요리 외교 분야 전문가인 조안나 멘델슨 포먼 아메리칸대학교 조교수는 “이같은 메뉴는 확실히 전략의 일부”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중 ‘뢰스티’를 재해석한 감자전.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중 ‘뢰스티’를 재해석한 감자전.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연구 컨설턴트 샘 채플 소콜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대해 “전체 메뉴가 매혹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의 모든 지역을 담았기 때문에 통일된 메뉴”라며 “만찬 테이블의 실제 목표도 ‘통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만찬 테이블에는 백악관 정원에서 기른 채소로 만든 샐러드, 양고기 갈비구이, 캐롤리나 골드라이스 잠발라야, 버터밀크 비스킷 크럼블, 복숭아 타르트 등이 올랐다.


백악관은 “프랑스 영향을 받은 미국 최고 요리와 전통”을 보여주려는 취지에서 만찬 메뉴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한 만찬 자리도 있었다.


지난 1992 년 당시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하던 중 두 번째 코스 요리인 캐비어를 곁들인 연어를 먹은 후 구토를 한 일이 있다. 부시 대통령 측은 음식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독감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긴장된 순간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을 초대한 국빈만찬에는 일리노이 캐비어가 등장했다.


백악관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당시 사회당 출신의 올랑드 정부는 각료들 재산이 전체 가구 평균의 4배에 달해 ‘캐비어 좌파’라는 비난을 받은 터라 불행한 외교적 사례가 됐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