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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맥주 색깔에 음식 맞춘다” 맥주 페어링 트렌드

by리얼푸드

홈술 문화에 따라 맥주도 푸드 페어링 즐겨

가장 쉬운 방법은 맥주 색깔에 음식 맞추기

맥주 맛과 비슷한 음식 조합도 굿

라면+맥주, 치킨+맥주 등 푸드 페어링 전용 맥주도 인기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맥주에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의 조합)’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는 푸드 페어링의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맥주 색깔에 음식 맞추기”를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검은 맥주에 짙은 색의 초콜릿을 먹는 방식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취하려는 목적보다 술의 다양한 향과 맛을 즐기려는 성향이 강해짐에 따라 관심이 높아진 것은 푸드 페어링으로,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 ‘짝짓기’가 마치 놀이처럼 퍼지고 있다. ‘미식’ 트렌드가 맥주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트렌드의 초기 단계인만큼 인기 페어링은 쉬우면서도 간편한 조합이다.



“깔맞춤 해보세요”…맥주 색에 맞춘 안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홈술을 할 때는 여성과 남성 모두 안주에 신경을 쓰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로 떠올랐으나 ‘맥주엔 땅콩’을 외쳤던 한국인에게는 페어링 푸드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개릿 올리버의 추천대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일명 ‘깔맞춤(색깔 맞추기)’이다. 예를 들어 짙은 갈색을 가진 맥주는 진한 갈색인 커피가 들어간 빵이나, 초콜릿이 들어간 브라우니 등과 어울리는 식이다. 맥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맥주의 색은 맥아(싹 틔운 보리)를 강한 열에 오랫동안 구울수록 어두워진다. 태운 맥아를 활용해 짙은 색을 내는 스타우트류의 맥주는 커피나 초콜릿 등의 풍미가 강해 브라우니처럼 짙은 색류의 디저트가 어울린다. 겨울 석화와도 궁합이 좋다. 성대한 아일랜드 굴 축제의 주요 후원사가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인 이유이기도 하다.




색깔 뿐 아니라 맛의 강도를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글로벌 공인 맥주 전문가 자격증(certified cicerone)을 보유한 김성원 제주맥주 마케팅교육 매니저는 “맥주도 하나의 음식처럼 다른 음식과의 마리아쥬(Mariage, 음식 궁합)’를 생각하며 먹는 것”이라며 ‘3C’로 요약되는 3 가지 팁을 소개했다. 먼저 새콤한 음식과 구수한 맥주의 조합처럼 서로 대비되는 특징으로 강조하기(Contrast), 담백한 음식과 향기가 풍부한 맥주 조합처럼 서로 보완재로 즐기기(Complement), 기름진 음식과 짭싸름한 맥주처럼 입안에서 남은 맛을 깔끔하게 정리하기(Cleanse)의 방법이다. ‘강조하기’ 페어링의 예를 들면, 엠버 라거류는 맛이 상쾌하고 탄산이 풍부하므로 진한 치즈맛이 나는 피자나 햄버거, 프레즐 등과 좋은 궁합을 가진다.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 수제 맥주)는 라거보다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마셔야 한다는 것 또한 선입견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를 이끌고 있는 제주맥주 관계자는 “크래프트 맥주는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만큼, 어울리는 음식 또한 매우 다양하다”며 “개릿올리버가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제주 위트 에일’은 감귤 향의 끝 맛이 제주도 향토 음식인 흑돼지구이나 방어회 등 묵직한 음식과 잘 맞고, ‘제주 거멍 에일’의 경우, 스테이크처럼 짙은 풍미의 고기요리와 어울린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위트에일류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으로, 기름지고 묵직한 음식과 어울린다. 페일 에일류는 홉의 진하고 쌉쌀한 맛이 특징으로, 진한 맛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두루치기나 한치물회, 회무침 등 매운 맛이 제격이다. 이스트IPA(India Pale Ale, 홉을 많이 넣은 에일 맥주)는 균형감있는 쌉싸름함이 특징으로, 멕시칸 푸드나 떡볶이 등 매콤한 음식과 균형이 잘 맞는다.



“귀찮아요” 아예 짝짓기 맞춰준 맥주들

아예 ‘짝짓기’를 맞춰서 나온 맥주 상품들도 있다. 푸드 페어링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푸드 페어링 전용 제품’의 등장이다. 치킨업체 BBQ와 손잡은 제주맥주는 상품명부터 치킨과 비어를 결합했다는 뜻의 ‘치얼스’를 내놓았다. 치킨의 기름진 맛을 맥주가 잡을 수 있도록 개발했으며, 열대과일의 상큼함을 더한 맥주이다. 교촌치킨 또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수제맥주 ‘치맥’을 선보였다.


오뚜기와 어메이징브루컴퍼니가 협업한 ‘진 라거’도 있다. 일본 사람들이 맥주를 라면과 함께 마시는 문화에서 착안, 라면에 어울리는 구수하고도 깊은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과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이 손잡고 만든 ‘불닭망고에일’은 매콤한 불닭 시리즈 라면과 잘 어울리도록 상큼달콤한 망고 원액을 첨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술에서도 미식 성향이 강해지면서 푸드 페어링 트렌드는 다양한 상품들과 소비자들이 찾아내는 조합을 통해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