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식품 유통기한 가늠한다…월마트의 시도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음식물 쓰레기’는 현대 식품 시스템으로도 손쓸 도리가 없는 문제로 지목된다. 기상상태, 배송 환경, 소비자 트렌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멀쩡한 먹거리들이 팔리기도 전에 버려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이 미치는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7500억달러(약 802조원)에 달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체인 ‘월마트’가 이 문제에 관한 대안을 제시했다. 월마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에덴(Eden)’이라는 유통 시스템이 조명받고 있는 것. 최근 산업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채소나 과일이 소비자에게 닿기도 전에 상하거나 버려지는 걸 막는 시스템이다.

지구 곳곳에서 생산되는 온갖 먹거리의 대략 3분의 1은 사람이 먹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부유한 나라에서 나오는데, 이게 지구를 더욱 병들게 한다. 버려지는 음식물은 해마다 33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퍼지면 온실효과를 더욱 자극한다. 악순환이다.


이론적으로 에덴 시스템은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각종 채소와 과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스캔해 결함을 발견한다. 그리고 해당 신선식품이 어느 시점에 상할 것인지를 예측한다.


파베즈 무사니(Parvez Musani) 월마트 연구소의 부사장(공급체인 기술 담당)은 “에덴 시스템의 핵심은 식품의 신선도를 언제, 어디서나 추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산지에서 난 채소와 과일이 중간 유통센터를 거쳐 각 점포로 배송되는 단계마다 달라지는 온도 변화 등을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에덴은 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에덴의 데이터베이스에는 각종 신선식품의 표준 이미지가 100만장 이상 입력돼 있다. 각 이미지는 ‘상태가 좋은’ 그리고 ‘상태가 나쁜’ 등으로 분류된다.

에덴은 현재 시점에 어딘가에서 운송 중이거나, 또는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일과 채소의 외관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미지와 비교한다. 그럼으로써 각 식품이 앞으로 얼마나 더 유통될 수 있는지를 예측한다. 유통이 가능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 식품들은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해 빠른 소비를 유도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유통 경로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기사에선 “만약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배송 중인 생산물이 고온에 노출됐다면 에덴 시스템은 즉시 배송트럭을 (더 가까운) 애리조나 매장으로 돌릴 수 있다”고 적었다.


월마트가 내놓은 이런 기술은 결과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 같은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식품 소매업자들은 향후 5년간 20억달러(약 2조1000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월마트는 지난해 1월 에덴 시스템을 미국 전역에 있는 43곳의 식품 유통센터에 적용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약 8600만달러(약 920억원)를 절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nyang@heraldcorp.com

2018.03.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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