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은 좋을까, 좋지 않을까?

[라이프]by 리얼푸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바삭하게 구워 오믈렛, 프렌치 토스트와 먹으면 그럴싸한 브런치로 완성된다. 베이컨이 서양식에만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달걀 후라이는 물론 김치찌개, 흰쌀밥과도 찰떡궁합이다.


베이컨은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를 활용해 소금에 절인 후 훈연시킨 가공식품이다.


만드는 방식은 햄과 거의 비슷하다. 소금절임의 방식을 사용한다. 주로 지방질이 적은 돼지 옆구리살에서 갈비뼈를 제거한 뒤 소금에 절인다. 보통 고기 10㎏당 소금 300~400g을 넣는다. 소금 절임 이후 과도한 염분을 빼고 15~30℃의 훈연실에서 1~2일 냉훈시킨다. ‘냉훈법’(cold smoking)은 단백질이 열응고(열을 받아 굳어지는 현상)되지 않는 25℃ 이하의 저온에서 1~3주간 걸쳐 훈건(燻乾)하는 것을 말한다.

■ 베이컨, 의외로 ?


베이컨은 사실 약 50%가 단일 불포화지방산이며 그 중 상당 부분은 올레산이다. 올레산은 올리브 오일과 아보카도를 ‘슈퍼푸드’로 올려놓은 성분이기도 하다. 올레산은 이른바 ‘혈관 청소부’로 불린다.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춘다.


‘지질연구지(Journal of Lipid Researc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올레산은 세포에서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하고, 셀레늄, 철분, 마그네슘, 아연, 칼륨 등의 미네랄이 적절하게 들어 있다. 다만 40%가 포화 지방이다. 나머지 10%는 고도 불포화지방이다. 

■ 베이컨, 역시나…


사실 베이컨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한 가공육 중 하나다.


포화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심장 질환 등 특정 위험 요소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으며 소금의 함량이 높다는 점은 식품 섭취에 있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암연구소(AICR)와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위암과 관련된 모든 연구자료를 분석해 위암의 3대 위험요인으로 과음, 가공육 과다섭취, 비만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베이컨, 햄, 살라미, 핫도그, 일부 소시지 등 훈제 또는 소금에 절이거나 방부제를 첨가한 가공육을 매일 50g(베이컨 2조각) 이상 먹으면 위암 위험이 18%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소금 함량이 높은 음식은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베이컨 역시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게 되는 식품 중 하나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염분이 많은 식품은 혈압 상승은 물론 심장 질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데이비드 크리스티아니 박사 팀의 연구에선 베이컨과 같은 소금에 절인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백혈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20세 사이의 급성 백혈병을 앓는 145명을 포함해 모두 515명의 대만 청소년들의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한번 이상 베이컨, 햄과 같은 소금에 절인 고기나 생선을 먹은 청소년의 백혈병 발생률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74% 높았다.


연구팀은 장기간 보존을 위해 소금으로 절이거나 연기에 그을리는 훈제 음식에는 들어 있는 아질산염이 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아질산염은 고열로 요리를 할 때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바뀐다.


베이컨, 햄 등과 같은 가공육이 폐경이 지난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 연구진은 일주일에 가공육 9g을 먹는 폐경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 확률이 전혀 먹지 않는 여성들보다 20%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공육 9g은 베이컨 세 줄 또는 소시지 두 개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shee@heraldcorp.com

2018.08.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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