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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모락모락 쌀밥… 어린시절 추억이자 ‘어머니의 맛’ [김셰프의 낭만식탁]

by세계일보

쌀요리

김 한장에 따뜻한 밥, 소중한 일상의 기억

김밥·비빔밥·볶음밥…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려

쌀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식재료

이탈리아엔 리소토, 스페인은 파에야 대표적

세계일보

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식자재다. 옥수수, 밀과 함께 세계 3대 작물로 손꼽히며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쌀로 지은 밥을 주식으로 먹어왔다. 우리에게 쌀밥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고 어머니에게는 아침의 시작이었다. 등굣길 김 한 장에 쌓인 밥 한 수저, 집에 오면 항상 밥통에 준비되어 있던 하얀 쌀밥은 아무렇지 않게 놓여 있었지만 아주 소중한 일상의 기억이다.

#한국인의 주식 쌀밥

쌀은 우리나라의 주식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매일의 끼니로서 생존 그 자체와 연결되어온 식재료이다. 다채로운 식자재가 이미 우리에게 일상이 되어 아침에 빵 한 조각을 먹는 것이 흠이 아닌 시대지만 쌀은 아직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흔히 ‘밥’이라고 하면 그릇에 담겨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을 떠올린다. 이런 밥은 어릴 적 추억의 시작이다. 아침밥 한 번 거르면 큰일 날 것 같은 시대도 있었다. 김 한 장에 따뜻한 밥 한 수저 떠먹이려고 늦잠에 부랴부랴 등교하는 자식의 옷소매를 잡는 것으로 어머니는 하루를 시작했다.


밥은 우리 일상에서도 꽤 재미있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김밥은 주재료인 밥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속 재료인 햄과 어묵, 계란, 단무지의 조화가 입안에서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재료임에도 이름은 그저 김밥이다. 다른 재료는 없어도 되지만 밥은 대체할 재료가 없다. 밥이 반찬을 이기는 이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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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군 복무 시절 혹한기 훈련 때 쌀 한 줌과 반합통을 받은 적이 있다. 동기 녀석과 텐트를 치고 2인 1조로 냄비 밥을 지어먹는데 물 조절에 실패해 쌀은 익지도 않고 죽 같은 농도가 나오는 신기한 요리가 탄생했다. 하지만 그 추운 한겨울 쌀알이 씹히던 죽이 그렇게 달고 맛있을 수가 없었다. 콩나물밥을 할 때면 항상 냄비로 밥을 한다. 밥솥이랑은 느낌이 확 다르기 때문인데 그때마다 종종 그 동기 녀석이 생각난다. 형편없는 내 요리를 가장 맛있게 먹어주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여러 가지 쌀 요리

아시아권에서는 반찬을 곁들여 쌀밥을 먹지만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 쌀 자체가 주인공인 이탈리아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리소토’, 그 리소토를 굳혀 튀긴 ‘아란치니’, 스페인의 해산물을 넣은 냄비요리 ‘파에야’, 미국 남부의 닭과 해산물을 넣은 ‘잠발라야’ 같은 요리들이 대표적이다. 볶음밥이나 비빔밥, 김밥도 밥이 멋지게 변신한 경우다. 태국에서는 망고와 함께 찰밥을 달콤하게 절여 후식처럼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약밥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과일과 함께라 좀 더 산뜻하고 색다르다. 건조된 쌀이 가열되면서 수분을 흡수해 팽창하는 것이 밥을 짓는 원리인데, 일반 물 대신 육수나 채수, 고압인지 저압인지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리소토를 지을 때 첫 물을 닭 육수로 만들거나 볶음밥에 사골 육수를 가미해서 밥을 지으면 쌀알 한알 한알에서 감칠맛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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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소토

#우리나라 쌀의 역사

쌀은 세계 3대 작물의 하나로 옥수수, 밀과 함께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오래 경작해 온 작물이다. 우리나라는 쌀을 중심으로 한 농경사회다. 아주 오래전부터 곡물을 주 열량원으로 삼아 왔기에 쌀은 가장 중요한 식자재라고 할 수 있다. 벼는 20여종의 품종이 있으며 가장 흔하게 재배되는 품종은 ‘오리자 사비타’ 품종으로 일본형·인도형·자바형 3종류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쌀은 일본형, 자포니카 품종으로 단중립형 쌀이다. 삼국시대 백제, 신라에서 쌀 생산이 국가적으로 장려됐고 통일신라시대 때에는 쌀이 주 곡류의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때 기반을 굳힌 쌀은 고려시대 때에 더 일반화된 뒤 조선시대에 들어서며 쌀 이용이 절정에 달했다. 쌀은 생산량이 수요량에 크게 미달해 곡물 중에서 가장 귀중한 식량으로 취급됐다. 희소성이 있는 만큼 화폐의 가치로도 요긴하게 사용됐는데 조세의 주 대상이 이 쌀로 조세의 ‘조(租)’가 벼라는 뜻으로 통용된 것이라 본다.


오스테리아 주연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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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파에야

■파에야 만들기


씻어 불린 쌀 150g, 토마토소스 150g, 다진 양파 30g, 다진 마늘 30g, 다진 양송이버섯 30g, 새우 5마리, 오징어 50g, 홍합 5개, 닭육수 500mL, 올리브 오일 30mL, 그라나파다노 치즈 조금, 버터 1티스푼, 파슬리


①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쌀과 양파, 마늘, 버섯을 볶아 준다. ② 토마토소스를 넣어 준 후 버무려 냄비에 평평하게 밥을 펼쳐준다. ③ 깨끗이 손질한 해산물을 고루 올려준 후 닭육수를 자작하게 넣어준다. ④ 뚜껑을 덮고 약불로 천천히 밥을 지어 준다. 물을 추가해 주며 저어주지 말고 바닥은 살짝 누룽지가 되게끔 익혀 준다. ⑤ 향이 좋은 오일과 파슬리,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곁들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