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도 맛있어! 더 맛있는 한국 크래프트 비어 2탄

하루 끝자락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몰라요.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몇 년 전만 해도 이태원 등지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수제 맥주가 이제는 서울 곳곳 아니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평소 먹던 맥주와는 좀 다른 강한 맛에 처음에는 마니아층 위주로 확산되었지만 점차 다채로운 맥주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맥주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는 통계 숫자로도 확인이 가능한데, 맥주 수입액이 2012년 7천200만 달러에서 작년 1억 8천200만 달러로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 역시 3.4%에서 10.5%로 확대됐다.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몇 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펍과 브루어리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또한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며 외부 유통이 가능하게 되었고, 중소 브루어리 기준 완화, 세율 등 수제 맥주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휴.. 여기까지 오는데 다들 얼마나 수고가 많았는지(감동)(눈물). 더부스와 식신이 함께 하는 포스트 2탄에서는 한국 맥주의 역사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수제 맥주들을 소개하고자 하니, 이보시오! 맥덕들 모두 집중!

‘한국 맥주의 역사’

한국 맥주도 맛있어! 더 맛있는 한국
한국 맥주도 맛있어! 더 맛있는 한국

처음 우리나라에 맥주가 들어온 것은 1876년 개항 이후다. 일본인들이 사는 마을 주변으로 서울을 비롯한 각 개항지를 통해 '샷뽀로 맥주'를 시작으로 '에비스 맥주'와 '기린 맥주'가 차례대로 수입되었다. 당시에는 일부 상류층으로 소비가 한정되었지만 1910년 이후에 일본 맥주회사가 서울에 출장소를 내면서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1920년 이후에는 수입 주류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나라 맥주는 1933년 일본의 대일본 맥주 주식회사가 조선맥주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 시초다. 뒤이어 일본의 기린맥주 주식회사가 '동양 맥주의 전신'을 설립했다. 이 두 회사는 해방과 함께 미국에서 관리하다가 1951년 민간에 팔리며, 우리나라 현재의 '하이트맥주(전 조선맥주)' 와 '오비맥주(전 동양맥주)'가 되었다.

 

맥주 회사가 만들어진 이후에도 1970년대 초반까지는 탁주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1985년 이후로는 급격하게 맥주 소비가 증가하게 되었다. 술을 마시는 여자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소비자 생활 양식과 음주 패턴이 변화하며 드디어 맥주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이나 소주는 전국 8개의 도에서 만들어지고, 막걸리는 약 600개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데.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 맥주를 만드는 곳은 하이트 진로, 오비 맥주, 롯데 주류. 이 세 곳에서만 진행되었으니 우리가 얼마나 작은 맥주 시장에서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진화하는 3세대 한국 맥주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듯 19세기 말 일본인들에 의해 한국에서 처음 발명된 맥주를 1세대 맥주라고 한다. 1세대 맥주는 저온 살균법으로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효모를 죽여 유통하는데, 설탕과 전분, 활성제와 항산화제 등의 부가물을 넣고 섞어 발효시킨 후에 마지막 과정에서 탄산가스를 넣어 만든다. 2세대 맥주는 소규모 양조 허가를 받은 브루펍에서 만드는 '하우스 맥주'를 일컫는데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금세 경쟁력을 잃었다. 그리고 현재, 맥주의 제대로 된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점차 퍼지게 된 크래프트 비어가 3세대 맥주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약 5조 원, 이 중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0.5% 정도다. 하지만 최근 수제 맥주 열풍을 감안하여 예측해보면 몇 년 내에 점유율이 약 5%까지 성장하며, 10년 후에는 1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은 매년 10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입 맥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넘고 있다.

수제 맥주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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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Lager)

라거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카스나 하이트 맥주와 같은 스타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맥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톡 쏘는 강한 탄산감을 가지고 있으며, 청량감이 높다.

 

에일(Ale)

라거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맥주 스타일로 보통 라거보다 진한 풍미를 가지고 있는 맥주다. 에일 맥주들도 페일 에일 또는 인디아 페일에일 등으로 나누어지며 지역명을 딴 스타일이나 색깔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페일에일(Pale Ale)

보통 밝은 색을 띠며 맥주의 '향'을 좌지우지하는 홉(hop)에서 비롯된 향긋한 향이 특징이다. 홉은 꽃의 일종으로 품종, 수확된 지역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인디아 페일에일(IPA)

인디아 페일에일은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영국에서 인도로 맥주를 변질 없이 운송하기 위해 향균 효과가 있는 홉(hop)을 더 많이 넣어 보다 진한 맥주를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크래프트 비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포터(Porter)

포터와 스타우트는 볶은 몰트나 보리를 사용해 만든 진한 초콜릿 색깔이 나는 맥주다. 영국 산업시대 초기 런던의 짐꾼에게 인기가 있어 포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타우트(Stout)

스타우트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포터라는 말을 줄여서 불이게 되었다. 드라이 스타우트, 초콜릿 스타우트 등 종류가 다양하며 밀을 사용한 스타우트는 커피나 초콜릿 같은 고소하고 풍부한 풍미가 특징이며 초콜릿이나 커피를 직접 넣는 등의 실험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제 맥주

1탄에서는 맥주의 역사를, 2탄에는 한국 맥주가 걸어온 길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편견을 깨부숴 줄 한국의 대표 브루어리들을 소개한다. 사실 사심으로는 애정하는 브루어리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소개하고 싶었지만, 꾹꾹 마음을 눌러 담아 다섯 곳만 소개하니 다른 브루어리들이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길. 조만간 다시! 다른 브루어리들도 소개할 것이라고 다짐해본다.(굳은 의지)

 

1. 더부스 브루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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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기사를 쓴 영국기자와 한의사, 투자자문사를 다니던 맥덕 친구들이 함께 모여 만든 펍에서 시작된 브루어리. 정말 맛있는 맥주를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로 현재 성남 판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10억 원의 크라우드 펀딩을 모금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더부스. 기발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더부스 콜드 체인을 통해 400개가 넘는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3대 브루어리 미켈러와 함께 제조한 '대동강 페일 에일', 미국 동부의 맥주 스타일을 재해석한 '국민 IPA',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만든 'ㅋ IPA' 등이 더부스를 대표하는 맥주. 더부스의 맥주들은 경리단길, 강남, 삼성, 건대, 판교 등 더부스 펍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영업시간: 매일 12:30-01:00, 금요일 12:00-02:00, 토요일 12:00-02:00
  2. 가격: 대동강 페일에일 7,800원, 슬라이스피자(치즈/페퍼로니) 4,500원
  3. 후기 (식신 우끼끼9212) : 미국 스타일로 피스피자와 생맥주를 맛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맛 집~~ 겨울보다 봄, 여름에 가야 매장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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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맥파이 브루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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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특별한 맥주를 만들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2012년 설립된 Magpie Brewing Company. 경리단길 수제 맥주 전성시대의 문을 연 1세대 국내 수제 맥줏집으로 곧 100번째 맥주가 출시된다. 쉽게 마시기 좋은 맥파이 페일에일과 맥파이 포터가 대표 맥주로 풍부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외에도 커피와 다크초콜릿의 풍미가 돋보이는 '맥파이 포터', 소금 커피의 흑맥주 버전으로 알려진 새콤 짭조름한 맛의 '고스트', 폭발적인 열대과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페더급'은 맥파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인기 맥주. 맥파이 맥주는 이태원점을 제외하고도 홍대, 제주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맥파이 양조장은 감귤 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1. 영업시간: 매일 15:00-01:00
  2. 가격: 페일에일 6,000원, 포터 6,000원
  3. 후기 (식신 freshlight) : 이곳 맥주는 하나하나 맛이 살아있어요. 피자와 함께 종류별로 맛보기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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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브루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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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 위치한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한국 최초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아이팟 엔지니어링 디자인 파트를 담당했던 마크 해먼이 브루 마스터로 있다. 맥주와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곳으로 브루어리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 및 종종 열리는 파티에도 참석이 가능하다. 마스터 투어나 클래식 투어 등을 신청하면 직접 브루어리를 탐험할 수도 있다. 대표 인기 맥주로는 썸타는 사이처럼 달콤 쌉싸름한 '썸앤썸', 로스팅한 몰트의 고소하면서도 쌉쌀한 여운이 매력적인 흑맥주 '블랙스완' 등이 있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아크 펍은 강남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1. 영업시간: 평일 17:00-00:30, 토요일 17:00-01:00
  2. 가격: 앜-아크클래식 7,500원, 앜-허그미 7,500원
  3. 후기 (식신 영화좋아하는개미) : 아크 맥주를 생맥주로 만나볼 수 있다니! 맥주 하나하나가 정말 맛이 다르고 신선해서 좋았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안주까지 굿굿. 퇴근 후 아지트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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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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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에 오픈해 59개의 맥주 탭을 자랑하는 성수동의 브루펍. 국제 공인 맥주전문가인 김태경 대표와 국내 홈브루잉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양조 전문가 스티븐 박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매장 바로 옆 양조장에서 직접 제조한 5종의 수제 맥주를 포함해 60여 종에 달하는 국내외 수제 맥주를 제공한다.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이 있어 선착순으로 참여도 가능하다. 어메이징의 시그니처 맥주는 '원더풀 IPA'. 대한민국 대표 흑맥주 전문가 Steven Park이 함께 만드는 '쇼킹 스타우트'도 추천한다. 테라스석이 마련되어 있어 바깥에서 맥주를 즐기기에도 좋다.

  1. 영업시간: 평일 16:00-01:00, 주말 12:00-01:00
  2. 가격: 원더풀 IPA 4,900원, 성수동페일에일 3,900원
  3. 후기 (식신 백주부더럽♥) : 날씨가 좋을수록 사람도 많고 웨이팅을 할 수도 있다. 어메이징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매일 탭 리스트가 조금씩 바뀌는 거 같으니 미리 인스타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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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갈매기 브루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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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에 오픈한 브루펍으로 부산 최초로 미국 스타일의 맥주 양조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이태원에 몰려있는 것에 반해 지역 균형을 맞추는 가장 대표적인 브루어리다.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터코트와 스테판이 문을 연 이후 경남권 크래프트 맥주업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스테판은 '맥주 소믈리에'로 불리는 '인증 씨서론(Certified Cierone)'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 국내에서 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단 두 명뿐이라고 한다. 갈매기 브루잉의 대표 맥주로는 산뜻한 솔 향과 과일의 풍미가 돋보이는 '갈매기 IPA', 맛있는 맥주와 맛있는 커피를 한 잔에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닐라 스타우트', 구수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좋은 '캠프파이어 앰버'등이 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갈매기 브루잉의 특징.

  1. 영업시간: 매일 18:00-00:00
  2. 가격: 갈매기맥주 6,000-8,500원, 갈매기샘플러 4종 13,000원
  3. 후기 (식신 여우별) : 맥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 맥주는 맛있게 먹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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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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