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누군가에게 위기일 때 나한테는 기회였다

[비즈]by 더본코리아

“스물여섯, 대출 1억 원을 받아 개인 장사를 시작했어요. 전북대 앞에 퓨전 중식당을 냈습니다. 아무리 일해도 손익이 안 났습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돈이 안되니 가게를 돌보지 않았어요. 술 먹고 밖으로만 나돌았죠. 가게를 처분하고 살고 싶은 의욕조차 들지 않더군요. 정말 마지막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새마을식당을 열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물밀듯 밀려왔어요. 매달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음식점 이렇게 하는 거구나, 그동안 정말 무턱대고 해댔구나’ 깨달았죠.”

8년 전, 새마을식당 전주에코시티점 심성식(35) 점주는 전북대 앞에서 개인 장사를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10개월 내내 적자가 계속됐다. 손님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죽어라 일해도 손익이 나지 않았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1억 원의 대출 빚에 폐업 비용까지 더해졌다. 벼랑 끝에서 심 점주는 한 번 더 용기를 냈다. 요리를 배우던 시절, 서울에서 맛있게 먹었던 새마을식당 고기가 떠올랐다. 당시 전주엔 아직 새마을식당 가맹점이 들어서기 전이었다. 새마을식당 가맹점주로 마지막 도전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거짓말처럼 오픈 첫 달에만 월 매출 9000만 원 이상 났다.

"음식점 근무 경력 6년, 가게 열면 잘 될 줄 알았다"

전라북도 전주에 최초로 새마을식당과 한신포차를 운영한 심성식 점주(왼쪽), 새마을식당 전주에코시티점 전경(오른쪽)

“무턱대고 개인 가게를 열진 않았어요. 나름 자신만만했던 이유는 6년의 주방 경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배울 때 한 번도 일 못한다는 소리를 못 들어봤어요. 저는 진로를 빨리 잡은 편이라 군 전역 후 바로 요식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처음 3년은 전주의 대형 웨딩홀에서 서빙·주방 일을 했습니다. 2009년 서울에 가서 강남의 큰 일식집에서 일했어요. 주방장까지 올랐습니다. 손님들 앞에서 초밥을 놓아주는 일을 했죠.”


함께 일하는 선배와 동기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심성식 점주는 안주할 수 없었다. 이대로 계속 일식점에서 일하기엔 한계가 보였다. 하루 빨리 자기 가게를 운영하고 싶었다. 2012년 서울 생활을 끝내고 전주로 내려와 가게 자리를 찾았다.


“그 당시 팍팍한 서울살이가 힘겨웠습니다.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월세 내고 나면 생활비도 빠듯했죠. 고향인 전주에 내려가 장사를 하면 뭐라도 될 줄 알았죠. 모아둔 돈과 신용대출을 받아 총 1억 원을 마련했어요. 전북대 앞 오랫동안 봐둔 자리가 있었어요. 하루 종일 차 안에서 가게 자리만 쳐다봤죠. 저 자리에 사람이 대략 몇 명 정도 오는지, 누가 드나드는지, 나이는 어느 정도인지, 몇 시에 오가는지 전부 기록했어요.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제 생에 최초, 첫 가게를 열었습니다.”

10개월도 못가 쫄딱 망한 개인 사업

주방에서 직접 조리하고 있는 심성식 점주

“돌이켜보면 장사에 대해 정말 무지했어요. 재료비·인건비·월세 등 고정 비용을 계산하는 코스트 비율이라는 게 있는데, 코스트 비율 계산법도 몰랐을 정도였으니까요. 메뉴 하나당 얼마로 설정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재료를 싸게 사는 노하우도 없어 낭비하기 일쑤였죠. 단골손님들이 서비스를 달라는 대로 다 퍼주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결국 10개월 후 폐업 수순을 밟았어요. 인생에서 크게 방황했던 시기입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절망에 빠져있는데, 서울에서 먹었던 새마을식당이 떠올랐어요. ‘왜 전주엔 그런 식당이 없을까? 내가 해볼까’ 싶더군요. 시스템을 몰라 장사에서 망했다면 시스템을 익히면 되는 거였죠. 다시 희망이 생기는 기분이었어요.”


그대로 주저앉기엔 스물일곱 살의 젊은 나이였다. 아파트 담보대출·신용대출·소상공인 대출 등을 받아 창업 자본금 2억 원을 만들었다. 가게 장소는 그대로 전북대 뒷골목이었다. 가게 옆에는 전북대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고깃집이 있었다. 고기 먹으러 찾아 온 손님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전북대 메인 상권에서 조금 떨어진 뒷골목에 35평·테이블 14개 규모의 새마을식당을 열었다.

"전주에 백 대표님 가게 하나도 없어서 성공 확신"

새마을식당 매장에 손님들이 가득 들어선 모습

“어차피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였어요. 확신은 있었습니다. 2013년만 해도 전주에 백종원 대표님 브랜드가 하나도 없었어요. 가게를 알아볼 때, 본가도 가보고 원조 쌈밥집도 가봤는데 저는 작은 가게를 할 생각이었죠. 또 처음부터 새마을식당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전주 사람들에게 새마을식당의 열탄불고기와 김치찌개(7분 돼지김치) 맛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땐 혼자 일을 다 했죠. 새마을식당에 가본 직원이 없으니 제가 중심이 돼서 맛을 잡아줘야만 했어요. 오픈 후 3~4개월 동안 주방에서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뜨겁게 타는 숯불 준비, 고기 재단 작업 등 처음엔 모든 일이 익숙하지 않았어요. 가게를 열자마자 손님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셔서 일이 바빴죠. 직원들이 늘 금세 그만뒀어요. 제 책임이 큽니다. 직원들을 고용해 하는 장사는 처음이다 보니 사람 다룰 줄을 몰랐던 거죠. 본사 직원분들께서 전주까지 오셔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지금도 가끔 본사 직원분들께 잊을만하면 말씀드려요. 제 목숨 구해주신 은인 분들이라고요."


새마을식당 전북대점은 오픈하자마자 초대박이 났다. 전북대 맛집골목에서 유일하게 가게 밖까지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3년간 꾸준히 월 8000만~9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장을 운영한지 1년 정도 지나자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생겼다. “사장이 솔선수범해야 직원들이 움직여줘요. 가게에 10가지 일이 있으면 5가지는 사장이 직접 해야 직원들이 오래 남는다는 걸 알게 됐죠.”

새마을식당 전북대점 앞 한신포차로 연쇄 창업 성공

평상시 매장 관리 상태

새마을식당 전북대점이 성공하자 심 점주는 다음 장사를 위해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2015년 가게 맞은편에 한신포차 전북대점을 열었다. 대출금 1억 원을 받아 창업자본금 3억 5000만 원을 마련했다. 한신포차 전북대점 역시 창업 이래로 월 매출 8000만 원 이상 안정적으로 내는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심 점주는 연속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첫째도 서비스, 둘째도 서비스, 셋째도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새마을식당과 한신포차는 맛에서는 이미 누구나 인정하는 식당입니다. 경쟁력은 서비스에 있어요. 대학생들이 고정적으로 찾는 상권이다 보니 친절하지 않으면 금세 소문이 납니다.”

직접 고기 재단을 하는 심성식 점주

“서비스도 여러 종류가 있죠. 일단 고기 양을 많이 줘야 손님들이 만족합니다. 지금도 제가 직접 고기 재단 작업을 해요. 항상 10g~20g 정도 더 챙겨줍니다. 그래봤자 한두 덩어리 차이니까요. 더 얹어드려야 ‘고기 양 좀 더 드렸어요’ 하면서 생색낼 수도 있고 손님 입장에서도 대접받아 기분 좋습니다. 친절함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손님들에게 늘 상냥하게 말 걸어드리고 가게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자세로 임합니다. 음료수 서비스도 빼놓지 않고 드리는 편이죠. 이미 아시겠지만 단골손님 얼굴 알아보는 일도 중요해요.”


두 가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늘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 10시 새마을식당에 출근해 점심 장사 준비를 한 뒤, 오후 때가 돼서 한신포차로 넘어갔다. 새벽 3시까지 가게를 돌보다 퇴근하는 일상이었다. 그렇게 전북대 상권에서 6년 동안 장사했다.

경쟁 출혈로 부침 겪다 상권 이전으로 기사 회생

한신포차 전북대점 매장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던 장사에 위기를 겪은 시기는 2년 전이다. 가게 근처에 무한리필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싼값에 무한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 달 만에 비슷한 간판을 단 무한리필점이 6개나 늘어났다. 타격을 입은 곳은 새마을식당이었다.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배달 서비스로 늘어난 매출

“무한리필점이 들어섰던 시기 새마을식당 매출이 전국적으로 다 안 좋았을 거예요. 그래도 저는 브랜드를 믿었고 다시 손님들이 돌아올 거라고 다독이며 버텼습니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상권을 이전했어요. 2020년 1월 경 새마을식당 전북대점을 닫고 전주에코시티점으로 옮겼습니다. 대학가 상권보다 신도시 상권이 앞으로 더 유망하다는 판단에서였죠. 신도시는 30~40대 층이 주 소비층이라 구매력이 커요. 현재 월 매출 5천~6천만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첫 장사를 할 때보다 노하우가 쌓인 상태예요. 매출이 전북대점보다 좋지 않아도 마진율은 훨씬 높게 잡힙니다. 배달 서비스를 늘려 매출을 키웠어요.”

인생은 칠전팔기, 손님 한 명에게 최선 다하기

새마을식당 전주에코시티점 매장 이전 공사 사진

“저는 지금 30대 중반인데 일찍 장사를 시작해 벌써 8년 차 경력을 지닌 가맹점주입니다. 큰 실패도 겪어보고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도 입어봤어요.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내일은 내일의 손님이 온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자영업자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장사 안 된다고 가게 안 나오고 혼자 많은 생각하지 마시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세요. 그 한 명의 손님에게 최선을 다한다면 그분이 다른 손님을 데려옵니다. 또 소개를 해줄 수도 있죠. 손님 한 명에게 100가지의 홍보효과가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예비 창업주 분들을 위한 심성식 점주의 조언

1. 손님일 때와 점주일 때, 가게를 대하는 심정은 변합니다

한신포차 전북대점 매장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시스템의 중요성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입니다. 손님일 땐, 가게에 매뉴얼이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하지만 장사를 하면서 시스템을 잊는다면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바꿔 말하면 매뉴얼만 잘 따르면 장사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뜻이에요. 특히 위생 부문에 있어서 점주들은 본사의 규칙에 적극 협조해야 해요. 본사에서 검사관들이 불시에 찾아오는데, 이때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부분이 드러나면 고쳐질 때까지 전화·방문 등을 합니다. 고춧가루 재료 하나를 뜯더라도 유통기한과 원산지 등을 적은 라벨을 붙여놔야 하고 재료들을 청결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무조건 선입선출을 원칙으로 어제 장사하고 남은 재료는 오늘 가장 먼저 나가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2. 창업 전 ‘이것’ 미리 꼭 챙기세요

새마을식당 전주에코시티점의 배달 서비스

“장사를 하려면 음식을 많이 겪어봐야 합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마다 메인메뉴가 있죠. 예를 들면 새마을식당은 열탄불고기, 한신포차는 닭발 등입니다. 어딜 가나 주력 메뉴가 있으니 집중해서 봐야 합니다. 이 가게의 콘셉트는 무엇인지, 가게 콘셉트와 주력 메뉴는 어떻게 들어맞는지, 어떤 손님을 이끄는지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맛으로도 경험해 봐야 해요. 여러 식당에서 일을 해보면서 감을 기르세요. 아무 경력 없이 장사를 시작하시는 분보다 동네 식당에서 접시라도 닦는 경험을 가진 분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3. 창업 시 마음가짐은 이렇게

유니폼을 입고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심성식 점주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세요. 내가 남들보다 뛰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직원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합니다. 재료 손질부터 요리, 숯불 갈이까지 매장을 총괄하고 있어요.


음식이 나가면 손님들 반응 살피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손님께서 한입 드시고 끄덕끄덕하시거나 ‘맛있다’는 반응이 나오기까지 절대 안심하지 마세요. 음식이 유난히 많이 남았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분석하고 원인을 해결해나가세요.


지금 당장 돈이 벌린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항상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번 장사를 시작하면 1~2년만 바라볼 게 아닙니다. 초심을 잃는 순간 무너지죠. 저는 또래보다 돈을 많이 버는 편인데, 명품 사고 외제차 사기보다는 5년 후를 봅니다. 지금 매출을 잘 유지해서 다른 매장을 내는데 투자하고 싶어요. 제 식당의 음식을 전주 사람들이 전부 먹어보는 그날까지 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2020.08.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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