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이 필요한 당신에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시승기

어메리칸 럭셔리, 기함, 풀 사이즈, 자연흡기 대 배기량 그리고 이름값으로 북미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SUV 에스컬레이드는 어쩌면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그 이름만으로도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ps. 본 시승기는 정보성이 아닌 미사여구 가득한 내용이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크고, 뚱뚱하고, 출렁이고, 기름 많이 먹는 미국 출생의 SUV에서 어메리칸 럭셔리 풀 사이즈 SUV 시장을 국내에 개척하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왕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누구나 소유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오너가 되고 싶은 남자들의 로망 같은 차량이다.

누군가 그리고 누구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여전히 거대함으로 주변 시선을 이끄는 웅장한 차체는 날카롭게 각진 캐릭터 라인들, 정통 SUV의 강인함을 표현하는 박스형 차체는 사이즈만이 전부가 아님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길게 뻗은 버티컬 DRL, 커다람을 넘어선 거대한 그릴 사이즈로 압도하는 긴장감은 높은 후드를 통해서 풀 사이즈 SUV라면 이 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미니밴이 더 익숙한 문화에 높고 각지고 긴 차체가 선사하는 풀 사이즈 기함의 웅장함은 시야를 넓혀주면서 너무 매끈해지고 도심에 익숙해져 버린 여타의 SUV들이 초심을 잃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연함에서 오는 매끈함이 아닌 날카로움에서 오는 매끈함 그리고 군더더기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언제나 그랬을 것 같은' 모습은 에스컬레이드이기에 가능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비단 사이즈만 큰 것이 아닌,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 서서히 그리고 부드럽게 자세를 바꾸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머리 아픈 현실과는 조금 떨어져 잠시 멍하니 바라보는 찰나의 순간을 즐겨보기도 한다.

시크한 블랙과는 또 다른 베이지의 화사한 컬러, 풀 세미 에닐린 시트와 내부는 몇 번 꺼내지 않을, 아니 평생에 몇 번이 안될지도 모를 화이트 슈트를 꺼내야 될 것만 같은 특별한 그 날을 매일 맞이하게 된다.

​시트가 오염되는 현실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파티를 위한 그 곳을 가는 첫 걸음을 함께하는 것 같은 설레임은 발걸음 마저 우아해진다.

전자식 도어가 커다란 문을 가볍게 열어주고, 정중하게 오를 스텝퍼를 준비한다. 8기통 자연흡기가 내 뱉는 두둥거림은 커다란 심장이 여전히 잘 뛰고 있음을 알려주며 맞이한다.

​베이지 특유의 밝고 고급스러운 컬러 그리고 커다한 시트가 부드럽게 몸을 감싸며 왜 이제 왔냐는 듯~ 풍만한 감성이 느껴지는 편안함은 기함이 전달하는 정제된 호사스러움이다.

차에 올라 큰 차체를 서서히 움직이면 V8 6,200cc 자연흡기 엔진은 서두르지 말라는 듯 부드럽게 회전하며 여유를 가지라는 듯 말한다. 마치 주변 시선을 즐기기라도 하듯이 우아하게 파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즐길 수 있는 베려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489마력, 63.6kg.m 토크라는 성능은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한껏 여유를 부리고 시선을 즐기는데 있어 V8 자연흡기는 존재로만으로 충분히 만족을 가져다주고, 힘 하나 들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며 가속을 이어가는 움직임은 빠르고, 날렵함을 추구하는 여타의 SUV들에게 지금 이 시간만큼 머리 아픈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한껏 부려보는 여유의 시간을 누리라한다.

화려하게 자태를 뽐내는 핑거 푸드가 한 입으로 행복을 전하는 것 처럼 촘촘하게 쪼개 놓은 10단 변속기는 물 흐드듯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고, 연인과 함께하는 사랑스런 대화에 집중하며 여정을 즐길 수 있도록 은은하게 실내를 밝히는 앰비언트 라이팅이 더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편으로는 마치 커다란 요트를 타고 있는 것 같은 높은 시야가 주는 약간을 우월함 그리고 오감으로 체감되는 커다란 사이즈의 기함을 내가 운전하고 있다는 뿌듯함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되는 시간을 매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함을 규정 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커다란 지도, 커다한 화면을 카메라로 가득 채운 현실, 감성이 풍만해지는 밤 어둠을 비추는 나이트비전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라도 하듯이 최선을 다한다. 화려하고 호사스럽게 특별함을 뽐내는 것이 아닌 오너를 위한 최소이자 최고의 환경으로 기함의 품위를 에스컬레이드만의 언어로 표현한다.

동승자를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이를 감춘채 기대와 설레임을 가득 싣고 그 곳으로 이동 중이라면, 들키면 안되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듯 운전자에게만 속삭이는 길 안내 그리고 AKG 스피커에서 가득 풍기는 선명하고 풍부하게 전달하는 악기 고유의 감성은 동승자의 마음을 편하게 어루만져 성공적인 이벤트를 기대하는 지금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다.

둥실거리며 언제든 차분한 움직임을 섣부로 바꾸지 않는 커다란 휠과 에어 서스펜션은 최고의 안락함 대신해 최고의 안정감을 위해 열심하 노면의 정보를 파악하고 충격을 거를지? 표현할지? 초당 1000번의 고민의 잠시도 쉬지 않는다.

혹여나 파티가 끝나고 혼자 돌아오는 시간을 가져야한다면 차체를 한껏 낮추고, 단단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으로 풀 사이즈 SUV 차체를 마음만은 포르쉐 911처럼 기분만은 최고로 즐겨볼 수도 있다. 부드럽지만 때론 성질 좀 제대로 부릴 줄 아는 8기통 사운드 만큼은 성격이 다른 녀석들이 부럽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행복일수도 있지만, 누구나에게는 꿈, 로망같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험은 우리가 우라칸을 꿈꾸고, 911 터보를 꿈꾸고, 레인지로버 보그를 꿈꾸는 것과 같다. 나 그리고 가족을 위한, 특별한 손님들을 위한 에스컬레이드와의 시간은 삶의 원동력을 충전하는 또는 충전중인 시간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이것으로 미사여구 가득했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시승기를 끝맺음 해보려 한다. 더 빠른, 더 호화로운, 더 고급스러운 등 에스컬레이드만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스컬레이드이기에 가능한 주파수는 내년 더욱 진보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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