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먹은 '이시바 카레'... 알고 보니 한국인이 매일 아침 먹는 '이것' 들어갔다

매일 마시는 커피가 카레 재료로… 대통령 만찬에도 등장

이시바식 카레 자료 사진. / 위키푸디

한일 정상 만찬에 오른 '이시바식 카레'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여러 질문이 이어진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찬에서 나온 '이시바식 카레' 맛을 묻는 질문에 "카레 맛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드셔보시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 23일 정상회담 후 친교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 메뉴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의 특산물인 안동 소주와 안동찜닭, 한국식 장어구이와 해조류가 올랐고 특히 이 대통령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복숭아(오카야마현 백도)도 포함됐다. 오카야마현은 과일의 산지로 알려진 지역이다. 식사 메뉴는 ‘이시바식 카레’였다. 이시바 총리는 대학 4년간 카레만 먹었다고 할 정도로 카레 애호가로 알려졌다.

배 와인과 커피가 들어간 비밀 레시피

돗토리현 자료 사진. / pyant_24-shutterstock.com

이시바 총리가 과거 방송에서 소개한 카레 재료는 모두 고향 돗토리현과 관련이 있다. 돗토리현은 일본 중서부에 있는 작은 현으로 동해와 마주하고 있으며, 모래언덕이 펼쳐진 지형 덕분에 농산물과 과일 재배가 활발하다. 이 지역은 특히 배, 파, 수박이 유명하고, 일본 내에서 카레용 채소와 양념에 자주 쓰이는 락교 역시 돗토리 특산물로 꼽힌다.

이시바식 카레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이시바식 카레의 기본 재료는 다음과 같다. 고체 카레 5조각, 가람마살라(향신료) 작은술 1/2, 카레 가루 큰술 1/2, 닭 날개 6개, 당근 2/3개, 양파 큰 것 1개, 돗토리산 락교 45g, 돗토리산 배 와인 36cc, 인스턴트커피 큰술 1/4이다. 특이하게도 이 레시피에는 배 와인과 인스턴트 커피가 들어간다. 배 와인은 은은한 단맛과 과일 향을 더해 카레의 깊이를 살려주고, 고기의 잡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인스턴트 커피는 소량이지만 쌉싸름한 맛과 구수한 향을 더해 카레 맛을 한층 진하게 만들어준다. 

조리법이 모두 공개되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방식은 먼저 닭을 볶아 기름을 내고, 당근과 양파를 함께 볶아 단맛을 끌어낸다. 물을 넣고 끓이다가 고체 카레 5조각을 풀고 향신료와 커피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다진 락교와 배 와인을 더해 풍미와 감칠맛을 살리며 마무리한다. 돗토리 특산물이 고스란히 들어간 레시피다 보니 지역색이 강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응용법

이시바식 카레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우리나라에서 돗토리산 재료를 그대로 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비슷한 식재료로 변형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닭 날개 대신 닭봉이나 닭다리살을 사용해도 좋고, 락교는 시판 양파피클을 잘게 다져 넣으면 비슷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낼 수 있다. 배 와인은 배주스 두 스푼으로 대체할 수 있고, 가람마살라는 후추와 계핏가루를 조금 섞으면 비슷한 풍미를 살릴 수 있다.

조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닭과 채소를 볶아 단맛을 끌어낸다. 고기가 겉이 노릇해지고 채소가 숨이 죽으면 물 약 600ml를 붓고 중불에서 끓인다. 거품은 수시로 걷어내고 닭과 채소가 충분히 익을 때까지 끓이는 게 좋다.

이시바식 카레 자료 사진. / 위키푸디

그다음 불을 줄이고 고체 카레 5조각을 넣어 완전히 녹인다. 이때 후추 작은술 1/3과 계핏가루 아주 소량(작은술 1/6)을 넣어 향을 살린다. 카레가 걸쭉해지면 인스턴트 커피 큰술 1/4을 넣어 쌉싸름하면서도 깊은 맛을 더한다.

이시바식 카레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마지막 단계에서는 잘게 다진 양파피클과 배주스를 넣어 산뜻한 풍미와 감칠맛을 보강한다. 약불에서 한 번 더 저어주며 끓이면 맛이 고르게 배어든다. 

김지원 푸드전문기자 jiwon@wikifoodi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