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은 상상도 못 한다… 경상도 제사상에만 오르는 '뜻밖의 음식' 3가지

서울 사람은 잘 모르는 경상도 제사 음식. 경상도 차례상에만 오르는 뜻밖의 메뉴 3가지를 소개합니다.

낯선 재료와 특이한 조리법으로 이어온 경상도의 제사 문화
군소 자료 사진. / 위키푸디

군소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본격적인 추석을 앞두고 제사상에 어떤 음식이 오를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벌써 사과, 배, 감 같은 제철 과일을 할인하고, 시장에는 나물과 전 재료를 사려는 발길이 늘었다. 제사상 하면 고사리와 도라지 같은 나물이나 동태전, 소고기뭇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경상도 지역은 다르다. 상어처럼 낯선 재료가 오르기도 하고, 쥐포를 튀겨내 제사상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특색 있는 경상도 제사 음식 3가지를 살펴본다.

1. 쫄깃하고 달짝지근한 '군소'

군소 자료 사진. / 위키푸디

군소 자료 사진. / 위키푸디

군소는 우리나라 연안의 얕은 바다에 사는 연체동물로, 껍질이 없는 모습 때문에 민달팽이를 닮아 ‘바다 달팽이’라고도 불린다. 생김새는 낯설지만, 손질을 제대로 하면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 약간의 쌉싸래한 풍미가 어우러져 바다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군소에는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간 해독에 도움이 되고,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은 혈압 조절과 뼈 건강을 돕는다. 비타민 A와 콜라젠은 피부 보습과 주름 개선에 이롭고, 항산화 성분은 세포 손상을 막아 면역력을 지켜준다.


군소를 조리할 때는 반드시 내장과 알, 보라색 분비물을 제거해야 한다. 이 부분에는 독성 성분이 있어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손질할 때는 몸통을 가위로 길게 갈라 내장을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노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보이는 부분도 함께 제거한다. 점액질이 많아 미끈거림이 심한데, 굵은소금을 뿌려 빡빡 문질러 씻으면 한결 깨끗해진다.

군소간장조림 사진. / 위키푸디

군소간장조림 사진. / 위키푸디

제사상에는 주로 간장 양념에 졸인 뒤 꼬치에 끼워 올린다. 손질 후 삶아 낸 군소를 편으로 썰어 준비하고, 진간장 2큰술, 물 50ml, 맛술 2큰술, 물엿 3큰술, 다진 마늘 1/2큰술을 넣어 중약불에서 2~3분 졸여 양념장을 만든다. 여기에 군소를 넣어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천천히 졸이다가, 마지막에 대파와 통깨 1큰술, 참기름 1/2큰술을 더해 고소한 풍미를 살린다.

2.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돔배기'

돔배기 사진. / 위키푸디

돔배기 사진. / 위키푸디

돔배기는 상어고기를 ‘돔박돔박’ 네모나게 썰어낸 것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표준어로는 ‘돔바리’라고 한다. 경북 영천을 비롯해 대구, 경주, 안동, 봉화, 청송 등지의 명절 차례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상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근육 형성과 회복에 좋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 B12는 빈혈 예방에 좋다. 또한 연골에 포함된 콘드로이틴 성분은 관절 건강을 지켜준다.

돔배기구이 사진. / 위키푸디

돔배기구이 사진. / 위키푸디

돔배기는 보통 산적이나 탕국으로 올린다. 산적을 만들 때는 손질한 상어 600g에 간장 5큰술, 설탕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넣어 전날 양념해 냉장 보관을 하고, 다음 날 약불에서 국물이 졸아들며 노릇해질 때까지 구우면 된다.


탕국은 소고기 300g, 돔배기 300g, 무 400g, 삶은 문어 조금, 두부 반 모, 멸치 육수 1.6리터를 넣고 끓인다. 여기에 참기름 1큰술, 국간장 1큰술, 소금 1큰술로 간을 맞춘 뒤 무가 충분히 익으면 구워둔 돔배기와 두부를 넣어 은근하게 끓이면 맑고 깊은 맛의 국물이 완성된다.

3. 바삭바삭 씹는 맛이 일품인 '쥐포 튀김'

쥐포튀김 사진. / 위키푸디

쥐포튀김 사진. / 위키푸디

경남 지역 제사상에는 쥐포 튀김이 자주 올라간다. 흔히 술안주로만 떠올리기 쉽지만, 바닷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 쥐포는 옛날부터 명절 음식으로 많이 사용됐다.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낸 쥐포는 고소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누구나 즐기기 좋은 음식이다.


쥐포에는 단백질과 칼슘, 철분이 풍부해 근육 형성과 뼈 강화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비타민 B12는 뇌 기능과 기억력을 지켜주며, 저칼로리 식품이라 포만감을 주면서도 다이어트 식단에 잘 어울린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줄장쥐포는 3분간 불려 부드럽게 만든 뒤 물기를 톡톡 털어내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튀김반죽은 튀김가루 4큰술과 물 2~3큰술을 섞어 묽게 준비하고, 별도로 튀김가루 1~2큰술을 접시에 얇게 펼쳐 마른 가루를 준비한다. 팬에는 식용유를 넉넉히 붓고 중불에서 예열한다. 자른 쥐포에 먼저 마른가루를 고루 묻혀 표면 수분을 잡은 뒤 반죽에 가볍게 적셔 과한 반죽은 털어낸다.


달아오른 기름에 넣어 가장자리가 노릇해질 때까지 튀겨내고, 건져서 키친타올 위에 올려 기름기를 뺀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간장 양념을 곁들이면 한층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양념장은 양조간장 3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 생강 1/3작은술, 다진 대파 한 줌, 어슷하게 썬 청양고추 1/2개를 넣고 고루 섞어 만든다. 이렇게 곁들이면 고소한 쥐포 튀김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절로 돋운다.

김지원 푸드전문기자 jiwon@wikifoodie.co.kr
2025.10.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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