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Ⅲ](29) 부산 바닷바람 맞으며 쫄깃한 조개구이 한판

[푸드]by 연합뉴스

부산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손질, 팔면서 시작

영도·해운대·서구 해변 자리잡은 조개구이촌 '각양각색'

가리비·키조개 기본으로 모시조개·비단조개 등으로 구성

연합뉴스

모둠 조개구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조개구이촌이 곳곳에 있다.


예전부터 이곳을 찾은 지역 어르신들은 선선한 여름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릇하게 익어가는 조개에 술 한잔을 걸치고는 했다.


이처럼 지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조개구이촌은 약 50년 전 역사가 시작됐다.


1970년대 각 바닷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해녀가 직접 잡아 올린 성게, 멍게, 낚지, 소라 등을 판 것이 시초다.


부산 토박이들은 영도구 감지해변촌에서 가장 먼저 장사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영도구 주민은 "당시 감지해변에는 파란 천막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곳에서 해녀들이 모여 손질한 해산물을 손님에게 팔았다"며 "빨간 고무 대야에 담긴 싱싱한 해산물을 그릇 단위로 팔았는데 상당한 고급 음식으로 취급받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방문객이 몰렸고 1990년대부터 조개구이촌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여름 성수기면 조개구이촌을 찾는 발길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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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촌에서 맛볼 수 있는 산낚지 등 해산물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에는 영도구 감지해변, 해운대구 청사포, 서구 암남동 등 3곳이 대표적인 조개구이촌으로 꼽힌다.


이곳 조개구이촌은 자갈치, 민락동 등지에서 직접 조개를 채집한 어선으로부터 물건을 공수받거나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쓴다.


일반적으로 메뉴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쫄깃한 모둠 조개구이가 가장 대표적이다.


가리비, 키조개를 기본으로 모시조개, 비단조개 등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버터와 치즈가 올라가 풍미를 더한다.


또 새빨간 양념장에 키조개를 잘라 넣어 비벼 먹기도 하는데, 마지막엔 밥을 넣어 볶음밥을 해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장어구이, 새우구이, 해물라면 등 갖은 해산물 관련 음식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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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 조개구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물론 겉으로 보기엔 조개구이촌마다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들 모두 각각의 특징이 있다.


먼저 감지해변은 가장 오래된 조개구이촌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 전국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감지해변 위쪽으로 가면 포장마차 형식의 34개 점포가 즐비해 있다.


일렬로 늘어선 탓에 각 점포는 입구와의 거리에 따라 매출 차이가 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매년 추첨으로 자리를 배정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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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촌에서 맛볼 수 있는 해물라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청사포 조개구이촌은 일명 '바다 뷰'로 유명한 곳이다.


10여개의 크고 작은 점포가 모인 이곳은 해녀들이 손질한 해산물을 방파제에서 판매하며 시작됐다.


여름밤이면 잔잔한 해변을 보며 조개구이를 맛볼 수 있는데, 이 특유의 운치 덕에 일찍이 해운대구 주민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해운대구민 이모씨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 어르신이 조개구이를 먹고 싶으면 청사포를 찾곤 했다"며 "최근 유명해지면서 외지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추세지만 해운대 주민들에게 이곳은 추억이 담긴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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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 볶음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마지막으로 암남동 조개구이촌은 부산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로 꼽힌다.


송도 앞바다에서 물질하던 해녀들이 해산물을 내다 팔면서 형성된 이곳은 10여 개의 점포가 천막 아래 운영 중이다.


감지해변, 청사포와 비교해 외지인이 적은 데다 주변에 상가가 없고 해수욕장과 떨어져 있다 보니 한산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부산 시민이 이곳을 찾는다.


서울에 사는 20대 최모씨는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암남동 조개구이촌에 갔던 기억이 있어 고향인 부산에 올 때마다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는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점포 안에 오래 있어야 하는데, 암남동이 조용하다 보니 여유롭게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2021.08.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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