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닭갈비? 닭목살도 있어요… 골퍼들이 꼽은 최고 고깃집
단풍도 식후경… ‘아는 골퍼’가 알려주는 골프장 옆 맛집
가을의 절정. 단풍 구경하러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어느 식당을 가야 할지 고민 될 땐, 아는 골퍼에게 묻는 게 최상이다. 골프 치러 전국을 여행하는 사람 중 미식가가 많기 때문. 비싼 클럽하우스 식당을 떠나 인근 맛집을 탐방하는 것이 주말 골퍼들의 또 다른 낙이다.
요식업계 골퍼들의 추천 맛집
서울 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남춘천 IC로 빠지면 골퍼들만 아는 맛집 동네가 나온다.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던 곳이 인근 베어크리크 등을 찾은 골퍼들이 드나들면서 커졌다. 여기 터줏대감은 2005년 문을 연 ‘탑골가든’. 남춘천 골퍼들의 ‘집결지’로 유명한 곳이다. 미식 블로거 ‘레이니’로 유명한 구력 20년의 박찬익(52) R고기 대표가 추천했다.
원래 가정집에 테이블을 두고 오리고기구이로 시작한 곳이 새 건물까지 지어 70석 규모 식당으로 커졌다. 대표 메뉴는 6년 전 시작한 ‘양념 닭 목살 구이’. 매콤한 양념이 닭 목살의 쫄깃하면서도 오도독한 식감과 어우러진다. 구력 14년의 김모(44·직장인)씨는 “서울 유명 닭 목살보다 훌륭하다”고 했다. 박상룡 탑골가든 책임자는 “춘천 내 식당들에 닭갈비를 납품하는 사람이 목살만 남아서 고민이라고 하기에, 들고 와 양념해 먹어보니 식감도 좋고 맛도 좋아 메뉴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밑반찬인 땅두릅과 당귀로 담근 장아찌도 맛있다.
황제능이버섯백숙. |
구력 15년 골퍼에 중식당 ‘일일향’을 운영하는 김현수(56)씨는 경기도 여주 세라지오 CC 근처의 ‘황제능이버섯백숙’ 집을 추천했다. 보기만 해도 실한 전복, 대하, 문어 등이 빈틈없이 들어간 황제능이해신탕이 대표 메뉴. 위 해산물을 건져 먹고 나면 밑에 뽀얀 빛깔의 닭백숙이 나온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칼국수와 찹쌀죽까지 말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젊은 골퍼들이 가볍게 즐기는 곳은?
최근 골프장에 늘어난 젊은 골퍼들. 이들이 추천하는 맛집은 조금 더 가벼운 음식들이다. 구력 4년의 윤성우(34·직장인)씨 추천은 여주 신라CC 근처의 ‘길조식당’. 한우 양지로 만든 고송소고기해장국, 고사리우렁탕뿐 아니라 봄에는 쑥국, 가을에는 배춧국 등 계절마다 바뀌는 따뜻한 국 한 그릇이 대표 메뉴다. 골프 치기 전 아침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었으나, 최근에는 캠핑족들까지 합류했다. 국 한 숟가락 뜨고 나면 전날 마신 술까지 해장된다. 사장님이 직접 농사지은 무로 담근 총각김치 등 밑반찬도 맛있다.
/박가윤씨 제공 |
시원한 국물이 끌릴 땐 경기도 안성에 있는 ‘고삼묵밥’이다. 구력 4년의 박가윤(32·직장인)씨는 “커다란 양푼에 길쭉하게 썬 도토리묵과 김, 깨, 잘게 썬 김치가 들어간 도토리묵밥이 깔끔하다”고 했다. 한 상 가득 정찬을 받고 싶을 땐 경기도 광주의 ‘동산들밥’이 제격이다. 제육볶음, 양념게장, 고등어구이 등이 나오는 동산들밥정식이 대표 메뉴. 밥은 솥에 강황가루를 넣어 노란 솥밥으로 나온다. 제철 재료로 만든 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리필이 가능하다. 구수한 청국장이 맛있다.
/동산들밥 |
골프장 내 숨은 맛집도!
나들이엔 꼭 고기를 구워 먹어야 한다는 육식파들. 골퍼들이 뽑는 최고의 고깃집은 의외로 골프장 안에 있다. 서울 강남에서 30년 넘게 고깃집을 운영한 예향 허선옥 대표가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 안으로 올해 2월 식당을 옮겼다. 두께 5㎝의 한국식 등심 스테이크와 묵은지와 함께 구워 먹는 차돌박이, 성인 팔뚝만 한 보리굴비가 대표 메뉴다. 골프를 안 쳐도 예약만 하면 골프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허 대표는 “등심 스테이크는 구우면서 두껍게 각을 만들어 육즙을 가두는 게 비법”이라고 했다.
/김성아 우블링 대표 제공 |
충남 천안 우정힐스 내 식당에서 파는 족발 바비큐도 인기 메뉴다. 서울 청담에서 우블링 등을 운영하는 김성아(38) 대표는 “베이징덕 같은 비주얼에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했다.
[이혜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