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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와인에 졸인 코코뱅, 튀긴 아얌고렝…무슨 요리일까?

by중앙일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즘 배달음식은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배달음식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다양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자랑하고 있다. 각종 앱을 통한 편리한 배달 시스템은 IT 강국인 한국의 또 다른 식문화이다. 배달 음식 중에서도 가장 많이 시켜먹는 메뉴가 치킨일 것이다. 오븐에 구운 치킨, 파닭, 간장 마늘소스 치킨, 양념 치킨 , 후라이드 등등 배달 시켜 먹을 수 있는 치킨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치킨요리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식으로 즐기고 있을까? 한국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치킨요리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서 먹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미국 노예들이 즐기던 치킨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미국에서는 노예제가 합법이었던 당시 미국 남부의 농장에서 일하던 노예들이 거의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이 닭고기였다. 부유층인 농장주들은 뼈가 많은 닭다리나 닭날개 부위를 잘라내고 몸통을 오븐에 구워낸 '로스트 치킨'을 먹었고 노예들은 뼈가 많은 부위를 모아 기름을 많이 넣어 튀겨서 뼈째로 씹어 먹었다. 이것이 오늘날 '딥 프라이드 치킨(Deep Fried chicken)'의 유래로 보고 있다.


미국 남부의 더운 날씨에도 튀긴 닭고기는 비교적 장기간 보관이 가능했다. 남북 전쟁이 끝난 이후, 프라이드 치킨은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여 미국 내에서 일요일 저녁식사(Sunday dinner)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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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윙. [사진 Pxhere]

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치킨을 즐기고 있다. 미국 뉴욕 주의 도시인 버팔로의 이름을 딴 “버팔로 윙(Buffalo wing)”은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닭의 날개를 튀기거나 버터를 사용해서 오븐에 구운 후, 카이엔 페어 소스를 발라 만든 요리이다.


치킨 텐더(Chicken tender)는 치킨 핑거나 치킨 스트립이라고도 부른다. 닭의 안심 및 가슴살을 양념에 재운 후 손가락 정도로 길게 잘라 튀긴 요리이다. 부드럽고 담백하여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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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치킨(좌), 치킨너겟(우).

버팔로 스트립(Buffalo strip)은 버팔로 윙과 치킨 텐더의 조리법을 혼합한 요리로 닭 날개의 뼈를 발라낸 것을 튀겨 소스를 발라 만든 요리이다. 치킨 너겟 (Chicken nuggets)은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흔히 판매하는 메뉴로 닭의 살코기를 기계로 곱게 갈아서 뭉친 후 튀김옷 입혀 초벌 튀김한 것을 냉동, 냉장 유통해 먹기 직전에 다시 따뜻하게 튀겨낸 요리이다.


팝콘 치킨(Popcorn chicken)은 팝콘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닭고기의 뼈를 발라낸 것을 한입 크기로 토막 내고 튀긴 요리이다. 콜팝이라고 해서 콜라와 팝콘 치킨을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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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치킨(좌), 치킨 샐러드(우).

치킨 샐러드(Chicken salad)는 닭고기 튀김과 양상추 등 다양한 채소에 소스를 곁들인 요리이다. 대표적인 치킨 샐러드인 케이준 샐러드는 허니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오렌지 치킨(Orange chicken)은 중국 후난 요리가 기원인 미국의 중화요리다. 오렌지 치킨은 미국의 패스트 푸드점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오렌지 맛이 나는 달콤한 칠리소스에 버무린 튀긴 닭요리이다.

홍콩의 자지가이(광둥어: 炸子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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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자지가이.

중국 남부와 홍콩의 광둥 요리 중 대표적인 닭튀김 요리이다. 닭고기는 겉면이 굉장히 바삭하고 속살은 매우 부드럽다. 먼저 닭고기에 팔각, 계피, 육두구, 쓰촨 후추, 생강, 회향, 파 등 다양한 양념을 넣은 물에 살짝 데친 뒤 말리고, 식초와 설탕 시럽에 담가 묻힌 뒤 역시 완전히 말린다. 이렇게 말린 닭고기를 다시 한번 튀겨서 내는데 이런 과정이 치킨을 바삭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홍콩의 자지가이는 주로 저녁 야식으로 많이 먹고 결혼식이나 행사 때도 접대를 위해 제공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닭튀김 요리 아얌고렝(Ayam goreng)

인도네시아에서는 닭고기에 다양한 향신료를 섞어 튀김옷을 입히고 코코넛 기름에 튀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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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얌고렝.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특유의 향, 맛, 색을 가지고 있으며 실온에서 버터와 같이 굳은 고체 형태인 경우가 많다. 이런 코코넛 오일에 튀긴 치킨은 코코넛 향이 배어들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주로 밥과 함께 주식으로 많이 먹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치킨 요리 인기가 매우 높아서 치킨 패스트 푸드 전문점이 햄버거 전문점보다 매장 수가 더 많다고 한다.

필리핀의 아도보(Ado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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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아도보.

필리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아도보(Adobo)는 스페인이 필리핀을 점령했을 때 붙여진 이름으로 스페인어로 “양념에 재우다”라는 의미의 용어이다. 닭고기를 식초에 버무렸다가 간장을 넣고 조린 아도보(Adobo)는 식초와 간장의 새콤하고 짭짜름한 맛이 닭고기에 배어 그 맛이 독특하고 필리핀의 더운 날씨에도 쉽게 상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갈비찜과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식초의 새콤한 맛이 가미되어 있다.

태국 그린치킨카레 (Kaeng keaow wan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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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그린치킨카레.

태국에서 즐겨 먹고 있는 그린치킨카레는 코코넛 밀크와 닭고기를 넣어 만든 맵고 짜고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매운맛이 강한 레드카레와 맛이 순한 그린카레를 함께 사용해서 만든다. 토막 낸 닭고기를 조리 전에 양파, 타마린드, 라임 또는 강황, 고수 등으로 만든 양념에 재워두어 고기 누린내를 제거한다.

일본의 치맥 도리노 가라아게(鶏のから揚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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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리노가라아게

일본의 도리노 가라아게는 닭고기에 간장과 갖가지 양념으로 밑간을 한 후 전분을 입혀서 중간온도의 기름에서 천천히 튀기는 요리이다. 일본에서는 치킨 가라아게를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대부분 사람이 즐겨 먹는다고 한다. 간장으로 간을 해서 전분만 섞어 튀긴 요리라서 바삭하고 감칠맛 나는 가라아게는 튀김옷이 얇은 편이라 바삭한 고기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튀김가루로 전분을 입히는 가라아게는 '타츠타아게'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치맥 대신 가라아게 맥주를 즐겨 먹고 있다. 서양에서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구이를 먹는 것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도리노 가라아게를 먹기도 한다.

프랑스의 코코뱅 (Coq au vin)

코코뱅은 프랑스어로 '포도주에 잠긴 수탉'이라는 뜻이다. 냄비에 각종 채소와 닭고기를 썰어 넣은 후 와인을 붓고 장시간 졸여서 포도주 향이 스며들도록 만든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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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코코뱅.

코코뱅은 와인에 푹 고아서 부드러워진 닭고기에 붉은색의 진한 레드 와인 향과 양파, 버섯 등 각종 채소류가 어우러진 맛의 조화가 특징이다. 이렇게 와인에 닭고기를 졸여 먹는 음식문화는 1607년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정되며 당시 국왕이었던 앙리 4세 때 프랑스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지면서 일요일마다 코코뱅을 즐기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한다.

인도 탄두리 치킨(Tandoori chicken)

인도에서도 종교에 영향을 받지 않고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고기기 닭고기이다. 각종 향신료와 발효유에 재운 닭고기를 쇠꼬챙이에 꽂아 향기롭게 굽는 탄두리 치킨 요리는 난이나 차파티에 싸서 주 요리로 먹는 것이 전통적으로 먹어왔던 방식이다. 탄두리 치킨은 닭고기를 탄두리 마살라라는 향신료 혼합물로 양념한 발효유에 재워서 만든다. 카옌고추나 붉은 칠리 가루, 카슈미르 붉은 칠리 가루를 넣어 요리에 불타는 듯한 빨간색을 내며, 울금을 많이 넣어서 주황색을 낸다. 튀겨낸 치킨보다 맛이 담백하고 각종 향신료의 향이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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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탄두리 치킨.

세계의 치킨요리를 살펴보면서 인도의 탄두리 치킨, 프랑스의 코코뱅, 필리핀의 아도보 등 다양한 세계의 치킨요리도 배달시켜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시 전 세계를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각 나라의 음식을 경험해 볼 수 있을지 확실하진 않지만 잠시나마 세계의 치킨요리를 통해 여행의 설레는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