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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30)

장어탕, 염소뼈 국물, 비둘기 구이…무슨 음식일까

by중앙일보

습하고 더운 한국의 여름 날씨는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한다. 복날에는 보신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보신탕이라고 해 개고기를 먹기도 하고 삼계탕이나 닭백숙을 먹으며 원기를 보충한다. 이런 보양식은 식품 자체에 들어 있는 여러 성분이 몸 안에서 상호작용을 해 여러 가지 병의 증세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우리 신체를 본래 기능대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세계인은 어떤 음식을 먹고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지 살펴보자.

프랑스 포토푀(Pot au feu)

‘불에 올려놓은 냄비’라는 뜻의 프랑스 비프스튜인 포터푀(Pot au feu)는 13세기경부터 집에서 즐겨 먹던 보양식이다. 소고기와 채소, 뼈와 각종 야채를 넣고 푹 끓여 고기의 육즙과 야채의 영양성분이 농축돼 있어 더위로 지친 기력을 회복하기에 좋은 보양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삼계탕이나 사골국물과 비슷하게 푹 끓인 포터뵈는 크루통과 치즈를 얹어 먹고, 고기와 채소는 접시에 덜어서 먹는다. 와인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한다.

독일 알주페(aalsuppe)

독일 북부 함부르크 지방 사람은 장어를 뜻하는 알(Aal)과 수프를 뜻하는 주페 (Suppe)의 합성어인 ‘알주페’라는 장어탕을 즐겨 먹는다. 알주페는 육수에 장어, 채소, 허브, 건과일 등을 넣고 팔팔 끓어 먹는 요리이다. 고단백질의 장어에 각종 채소와 허브 등을 넣어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고소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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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을 이용한 보양식 세비체. [사진 Wikimedia Commons]



페루 세비체(ceviche)

태평양으로 둘러싸인 남미의 페루는 해산물을 이용해 보양식을 만들어 먹는다. 해산물을 회처럼 얇게 잘라 레몬즙이나 라임즙에 재운 후 시원하게 회무침처럼 먹는 음식으로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더위를 잊게 하여 준다. 생선, 관자, 성게, 문어,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과 상큼한 레몬즙이나 라임즙이 들어있어 타우린 성분과 비타민C가 풍부해 면역력과 원기 회복에 좋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바쿠데(Bankrupt)

돼지갈비에 계피, 정향나무, 버섯, 당귀, 마늘 등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되는 각종 한약재를 듬뿍 넣고 푹 끓여 만든 음식인 바쿠데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즐겨 먹는 보양식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이주해온 중국 이민 노동자가 무더위에 지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요리에서 유래되었다. 몸에 좋은 약재를 듬뿍 넣고 팔팔 끓여 국물에 좋은 성분들이 녹아있어 무더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더운 여름에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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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 보양식 불도장. [사진 Wikimedia Commons]



베트남 라우제(lau de)

13가지 약재와 염소 뼈로 고아 낸 사골국물에 염소고기, 죽순, 연근, 연밥, 구기자 등을 넣고 고기 냄새가 사라지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푹 끓여서 만든 음식이 라이제이다. 베트남 왕족이 즐겼던 라우제는 지친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즐겨 먹는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잡냄새가 없고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라우제는 특히 후손을 낳은 왕비들을 위해 만들어진 산후조리용 궁중 음식이었다.

중국 불도장

수행하던 스님이 불도장의 냄새에 이끌려 담을 넘어 먹을 정도 맛이 좋다는 중국의 대표 보양식이 불도장이다. 해삼, 전복, 상어 지느러미, 닭가슴살, 돼지 발굽 힘줄 등 육, 해, 공의 진귀한 재료 30가지에 12가지의 보조재료와 전통 발효주인 가오징주가 담긴 항아리에 넣고 다섯 시간 이상 푹 고아서 만든 음식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맛과 향이 좋아 중국 보양식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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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회복을 위해 즐겨 먹는 요르단의 막로바. [사진 Wikimedia Commons]

이집트 하맘(Hamam)

아랍어로 하맘이 ‘비둘기’이고, 마슈위가 구운 이란 뜻이다. 비둘기 안에 쌀알을 넣어 구워낸 하맘은 건조하고 더운 이집트에서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다. 비둘기고기는 특유의 누린내가 나는데 각종 향신료와 석쇠에 구워서 냄새를 제거하고 있다. 비둘기 머리까지 통째로 구워낸 하맘은 약간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하맘을 먹고 더위를 이기는 이집트인의 특별한 음식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요르단 막로바(makloba)

사막기후인 요르단의 막로바는 체력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양고기를 이용한 음식이다. 지방함유량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양의 어깨살과 쌀, 가지, 갖가지 향신료를 넣어 만든 막로바는 특히 운동선수가 원기회복을 위해 즐겨 먹는다. 오랜 시간 푹 익혀서 부드러운 닭고기살과 향긋한 향신료 소스가 어우러져 맛도 좋은 막로바는 요르단과 아랍지역에서 즐겨 먹고 있는 보양식이다.


전 세계인은 자기 나라의 식재료를 이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보양식을 즐기고 있다. 비둘기, 양고기, 장어, 소고기, 돼지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보양식을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이번 복날에는 좀 특별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세계의 보양식 만들기에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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