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4미(味)` 하나로 꼽히는 진주비빔밥

[푸드]by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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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진주를 대표하는 음식 '진주비빔밥'은 향토음식으로서의 명성과 역사적 의미 그리고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음식이다. 진주냉면, 진주 헛제삿밥, 교방 상차림 등과 더불어 '진주 4미'의 하나로 꼽힌다.

고사리·숙주나물·청포묵 등 어우러져

꽃모양이라 '꽃밥·칠보화반'으로 불려

전주·北 해주와 함께 3대 비빔밥 명성

육회 올라가고 선짓국 곁들이는 특징

■ 천년의 맛과 향, 진주비빔밥의 유래

진주비빔밥의 유래는 임진왜란 중 진주성싸움에서 병사들과 백성들이 왜군과 대치하면서 성에 남아 있는 소를 잡아 육회로 만들고 각종 나물을 얹어서 먹었던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음복을 할 때 차린 제물을 모아 비벼서 나누어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맛과 색감이 뛰어난 진주비빔밥은 진주의 꽃밥이라는 의미로 '진주화반'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각종 기록물에도 진주비빔밥의 명성이 잘 나타나 있다.


고종3년(1896년) 진주가 경남도청 소재지가 되었을 때 관찰사가 가장 즐기는 음식이 진주화반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925년 '개벽(開闢)'에 실린 '팔도대표의 팔도자랑'이라는 기사에 경상도 대표로 진주비빔밥을 소개하고 있다. 1929년 간행되었던 '별건곤'이란 잡지의 팔도명물 특집기사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했으며,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1946)'에도 '진주는 비빔밥'이란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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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비빔밥. /진주시 제공

■ '칠보화반'이란 이름에 담긴 진주역사

진주비빔밥은 소고기 사골이나 양지를 장시간 우린 육수로 밥을 지어 지역특산물인 다섯 가지 나물과 속대기(돌김)로 맛을 내고 바지락 살을 이용한 보탕국과 그 위에 붉은 엿고추장, 특히 소고기 우둔살을 잘게 썰어 깨소금, 마늘, 참기름 등으로 양념한 육회로 마무리해 선짓국을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비빔밥과 같이 먹는 선짓국은 살코기와 선지, 간, 허파, 천엽, 내장을 푹 우린 국물에 무, 콩나물, 대파를 넣어 입맛을 살리고, 특유의 얼큰한 맛도 함께 낸다.


진주비빔밥 한 상은 채소와 패류, 육류, 유지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이상적인 웰빙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진주비빔밥은 '꽃밥' 또는 '칠보화반'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동황색의 둥근 놋그릇과 흰밥, 그리고 고사리, 무나물, 돌김, 숙주나물, 청포묵 등 다섯 가지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색상의 아름다운 꽃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칠보화반'은 극락과 꽃의 상징으로 불리며,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와 관련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칠보는 극락세계를 이루는 7가지 보석으로 진주성싸움에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 7만 진주 사람들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는 기원을, 화반은 진주 기녀들이 진주성에서 산화한 선배 기녀들의 영혼을 천도하는 제를 지낸 음복 음식에서 비롯되어 이 음식이 대중들과 만나 꽃밥으로 재창조되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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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비빔밥 상차림. /진주시 제공

■ 3대 비빔밥 중 하나, 진주비빔밥의 특징

오랜 역사를 지닌 진주비빔밥은 전주비빔밥, 북한 해주비빔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비빔밥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주비빔밥과 비교해 볼 때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전주비빔밥은 밥을 지을 때 소머리 국물을 사용하는 반면 진주비빔밥은 사골국물을 사용한다.


또한 전주비빔밥이 콩나물을 사용하는 대신 진주비빔밥은 숙주나물을 쓴다. 비빔밥과 함께 내는 국도 전주비빔밥은 콩나물국을, 진주비빔밥은 선짓국을 낸다. 전주비빔밥은 황백지단과 비빔밥 위에 계란 노른자를 올리고, 진주비빔밥에는 소고기 육회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진주비빔밥은 '육회비빔밥'으로 불리기도 한다.


진주비빔밥만의 특징으로는 바지락으로 끓인 '보탕국'을 비빔밥에 넣어 비벼 먹으며, 고추장에 물엿과 황설탕 등을 첨가해 만든 엿고추장을 비빔장으로 곁들인다는 점이다.

■ 진주 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진주비빔밥

진주에서 비빔밥으로 유명한 식당은 대안동 촉석로 207번길 3에 위치한 '천황식당'이다. 1915년 개업한 이래 4대째 진주비빔밥의 명성을 이어온 식당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식진흥원에서 '오래된 한식당'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진주를 여행한다면 한번쯤 들러 오랜 역사가 담긴 비빔밥 한 그릇을 먹어보길 권한다.


그 외에도 천수식당, 만나원, 미담, 본토비빔밥, 설야, 설향, 오복비빔밥, 제일식당, 천년의비빔밥, 더하우스갑을 등이 진주비빔밥 식당으로 유명하다.


/경남신문=강진태기자, /클립아트코리아

2023.03.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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