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4승, 네 차례 암 극복한 75세 회장
한 번도 힘든 암을 네 번이나 극복한 75세 김용해 회장. 대장암·췌장암·간암·혈액암을 모두 이겨낸 불사조 같은 생존 비결.
완치 ‘믿음’과 ‘낙천’으로 이겨내
![]() 모두 5번의 암 발생을 이겨낸 재일교포 사업가 김용해씨 /조선일보 캡처 |
한 번 걸려도 견디기 힘들다는 암을 네 차례나 겪고 불사조처럼 살아난 사람이 있다. 재일교포 기업가 김용해(75) 회장.
그는 40세에 대장암, 수술 10개월 후 재발한 대장암, 69세에 췌장암 말기와 전이성 간암, 그리고 혈액암을 겪었다.
어떻게 4번 난치성 암을 앓고, 완치되었는지 김 회장의 4전 4승 암 극복기를 조선일보 8월7일자 기사를 통해 들어보자.
40세때 첫 암 판정
김 회장이 첫 암 판정을 받은 것은 1990년이다. 그가 마흔 살 되던 해였다. 살이 빠지고 속이 더부룩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배를 만져 보더니 대장암 진단을 내렸다. 손으로 만져질 정도로 컸던 대장암은 이미 배 안에서 번진 상태였다.
다들 수술이 힘들다고 말 할 때, 한 젊은 외과 의사가 해보겠단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두말 하지 않고 몸을 맡겼다.
지금은 대장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하지만, 당시엔 배를 열었다. 대장의 절반과 혈관, 림프샘을 모두 떼는 수술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80kg이던 체중은 60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대장암은 사라진 듯 보였다.
완치 10개월 뒤 재발
하지만 10개월 후 대장암이 재발했다. 방광 위쪽에 대장암이 확인되어 그는 다시 수술대에 누웠다. 보통 암이 재발하면 치료가 안 된다고 하지만, 그는 수술을 잘 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믿었다. 긍정적인 태도는 고된 암 투병을 이겨내는 힘이 되었다.
69세때 세번째 암
세 번째 암은 그의 사업이 순항하던 2019년에 찾아왔다. 69세 때였다. 췌장암이었다. 췌장 머리 부위에 자리를 잡았고, 간에도 전이된 말기암이었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매우 낮을 뿐더러, 췌장암과 간암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 시도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다.
김 회장은 일본 고향 병원에 몸을 맡겼다. 평소 다니던 병원이었고, 무엇보다 그 병원 의사가 수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췌장 머리, 십이지장, 담관 등 췌장이 접한 장기 일대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 간암까지 떼내는 수술이었다.
하지만 김회장은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낙천은 고령의 나이에도 힘든 수술을 버티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재발률 50%가 넘는 췌장암이 재발 없이 사라진 것이다. 간암도 사라졌고, 췌장 밖 다른 부위로의 추가 전이도 없었다.
![]() 암 환자의 낙천성이 암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셔터스톡 |
네번째 혈액암... 그리고 완치
췌장암 완치 판정을 받을 때쯤. 난데 없이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74세였을 때였다.
이번에는 악성 림프종 치료 전문이라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를 찾았다.
김 회장은 서울과 후쿠오카를 오가며 항암치료를 6차례 받았고, 지난 6월 마침내 몸에서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 완화 판정을 받았다.
김회장의 ‘4전 4승’ 비결은?
김 회장은 4번의 암 치료 과정에서 의사에게 모든 걸 일임했다. 의사에게 치료 의사를 물었고, 암 치료에 임하는 결의가 보이면, 전적으로 의사를 믿고 따랐다고 한다.
심지어 수술을 어떻게 할 지, 경과는 어떨 지, 생존 가능성은 얼마인지 까지도 의사에게 묻지 않고 맡겼다.
또한 그의 낙천적 태도도 큰 힘이 되었다.
“나는 그때도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수술을 잘 버티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죠(웃음). 50년 수술한 외과의사가 나 같은 암환자는 처음 본다고 했어요. 큰 수술이나 치료를 앞두고도 늘 태연하고, 뭘 물어보지도 않으니 말이죠.”
4번의 암을 이겨낸 김용해 회장은 성공한 재일교포 1세대 사업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와세다 대학서 경영학을 마친 후, 매출 2000억원대의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아 더욱 크게 확장해갔다.
김 회장은 이제 ‘캔서 프리’(cancer free)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레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죽음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 나에게 살아갈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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