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에 소금을 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른 과일은 몰라도, 수박을 먹지 않고 여름을 보내면 왠지 아쉬운 기분이 큽니다. 더운 여름이면 가족끼리 옹기종이 모여 앉아 수박을 즐기는 것이 여름의 즐거움 중 하나이기 때문인데요. 요즘 1~2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소형 수박이 출시되고, 대형 마트에서는 수박을 잘라 판매하기도 하면서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과일이 되었습니다. 폭염이 예고된 이번 여름, 수박으로 더위를 날리며 계절을 즐기는 게 어떨까요? 물론 수박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들을 알고 나서 말이죠.

남아프리카에서 고려 때 들어와, 임금이 먹었다

수박은 우리나라로부터 매우 먼 남아프리카에서 왔습니다. 또 고대 이집트에서도 수박이 재배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중국에는 900년경에 전래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을 통해 고려 때 도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따르면 고려를 배신하고 몽고에 귀화하여 고려인을 괴롭혔던 홍다구가 개성에 수박을 심은 것이 시초입니다. 멀리서 온 귀한 과실이어서 그랬는지 당시엔 궁중에 진상되어 임금이 먹는 과일이었다고 하네요. 때문에 폐위된 단종(노산군)에게 수박을 올리려던 궁노가 장 백 대를 맞은 일도 있었습니다.

 소금을 치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수박을 '소금을 쳐서 단맛을 더 강하게 하며 먹기도 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수박에 소금을 쳤는데 더 달아진다니, 사실인 걸까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짠맛을 내는 소금이 단맛을 내는 재료, 대표적으로 설탕과 만나면 단맛을 더 달게 만드는 효과가 납니다. 짠맛이 맛에 비해 뇌에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수박에 소금을 뿌려 먹으면 소금의 맛이 먼저 전해지고 그 다음에 수박의 단맛이 전해지는데요. 이때 짠맛이 다음에 오는 단맛을 한층 강화시키는 원리입니다. 팥죽을 먹거나 옥수수를 삶을 때 소금을 넣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껍질을 나물로 즐길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수박의 과육 부분만 생과로 먹고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는데요.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미국 등 동서양에서는 수박 껍질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19세기 중엽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수박 껍질을 항아리에 담아 장을 담그면 무김치와 같은 좋은 반찬이 된다고 썼습니다. 중국에서는 수박 껍질을 돼지고기 혹은 버섯과 함께 볶기도 하고, 김치처럼 절여 먹기도 하죠. 실제로 파란 겉껍질을 제거하고 흰 속껍질만 채 썰어 소금에 절인 후 양념에 무쳐 볶으면 맛있는 나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서양에선 껍질로 피클을 담갔다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수박 껍질로 음식을 요리해 즐겼습니다. 미국 최초의 요리책엔 수박 껍질 피클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1881년 흑인 노예 출신 요리사 피셔 부인이 발간한 [남부의 옛 요리]라는 책에도 같은 메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수박 껍질 피클이 미국 남부에서 흑인 요리사들을 중심으로 발달한 메뉴로 설명되어 있는데요. 초록색 겉껍질을 벗겨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을 넣은 물에 끓인 뒤, 설탕, 비네거, 소금 등을 넣고 푹 끓였다가 식히면 수박 피클이 탄생합니다.

중국에서는 수박씨를 간식으로 먹는다

우리는 수박을 먹을 때 애써 씨를 골라내죠. 이 때문에 국내에선 씨 없는 수박이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수박씨가 자주 먹는 간식거리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볶은 수박씨가 간식으로 인기가 높으며, 이 때문에 우리와는 반대로 수박씨를 크게 만든 품종이 재배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수박씨는 중국에서 꽤나 대중적인 간식입니다. 중국 가정집에 가면 항상 테이블에 볶은 수박씨가 놓여 있거나, 단순 사무를 보는 사람들이 옆에 볶은 수박씨를 두고 틈틈이 먹는 모습을 보았다는 후기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꼭지에 연연할 필요 없다

신선한 수박을 고르려면 수박의 꼭지가 T자 모양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는데요. 사실 이는 틀린 말입니다.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수박의 꼭지가 있든 없든, 수박의 당도와 과육의 색, 신선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꼭지를 남겨놓으면 수박이 꼭지로 호흡을 하여 수분과 영양분이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정부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T자 모양의 꼭지 유통 관행을 개선하면 연간 344~627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꼭지를 보지 말고 수박 통을 두드려 보거나, 줄무늬 등을 보고 수박을 고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불면증을 완화할 수 있다

수박에는 비타민B의 일종인 콜린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콜린 성분은 매우 다재다능한 영양소인데요. 수면을 취하고, 근육을 움직이고, 뭔가를 배우고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세포막의 구조를 유지해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데 기여하죠. 콜린은 집중력, 기억력을 향상시켜주어 뇌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며, 인체의 시계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줍니다. 따라서 콜린이 체내에 충분하면, 밤이 되었을 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상태가 되죠. 다만 과다 섭취하면 이뇨 작용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가느라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자기 전엔 적당히 섭취하는 게 좋겠죠.

다른 음식에 들어가는 수박씨는 대부분 초콜릿이다

종종 아이스크림, 빙수, 빵 등에 들어간 '수박씨'를 볼 수 있는데요. 먹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수박씨와는 조금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맛있긴 한데, 그렇다면 이 수박씨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다른 음식에 들어간 수박씨는 초콜릿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또 수박의 생김새와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수박바에 들어 있는 '수박씨'는 초콜릿으로 코팅된 땅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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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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