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속 고립된 섬, 맹개마을
첩첩산중 깊은 골짜기, 강을 건너야 닿는 마을. 접근의 불편함이 오히려 매력이 되는 이곳에선 고택과 양조장, 전통문화 체험이 기다립니다.
맹개마을은 백두대간의 고립된 섬처럼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하며, 한국 최초의 밀소주인 안동 진맥소주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양조장 투어와 트랙터 체험을 통해 소주 시음과 지역의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고택과 서원 등 역사적인 명소가 인근에 있어 전통문화 체험도 가능합니다.
불편한 여행이란?
‘불편한 여행’은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의미한다. 불편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라는 단어와 선뜻 연결되지 않아 보이지만 ‘디지털 디톡스*’,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뜨는 여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디지털’과 ‘디톡스(detox, 해독)’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일정 기간 중단하거나 줄이는 행위를 통해 정신적, 신체적 휴 식을 추구하는 트렌드
** 과잉 연결의 시대에 자발적 단절을 통해 자신만의 균형과 활력을 되찾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맹개마을
![]() 낙동강 물줄기가 휘감고 있는 맹개마을 |
![]() 맹개마을 앞을 지나가는 낙동강 |
![]() 맹개마을에 들어가기 위해 타야하는 트랙터 |
첩첩산중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어느 깊은 골짜기, 강을 건너야만 닿는 마을이 있다. 오직 물줄기를 가르고 나아가는 소형 모터보트, 그리고 큰 바퀴를 자랑하는 트랙터만 이 강을 오갈 수 있을 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 흔한 다리 하나 없다는 뜻이다. 최근에서야 징검다리 하나가 생겼을 뿐이다. 접근의 불편함을 매력으로 삼는 이곳은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자리한 맹개마을이다.
앞으로는 낙동강이, 뒤로는 청량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의 여러 봉우리가 감싼 이곳은 육지 속 섬처럼 고립된 형태를 띤다. 사람이 살아가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의 풍경만큼은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조선 시대의 대학자, 퇴계 이황조차 친구에게 남긴 문장에 언급했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선사한다.
![]() 마을 뒷산 정상에서 자라는 밀밭 |
1980년대 초까지 맹개마을에는 네다섯 가구가 살았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교통, 전기,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했던 탓에 하나둘 시내나 대도시로 떠났고, 마을은 방치되다시피 했단다. 버려졌던 마을에 다시 사람이 찾아온 것은 약 20년 후의 일이다.
농업회사법인 '밀과노닐다(주)'의 김선영 대표, 박성호 이사 부부가 이곳으로 귀농해 밀과 메밀 농사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쓰러져가는 집 두 채만 있었다지만, 부부는 이 땅을 훌륭히 가꾸어냈다.
안동 진맥소주
![]() 맹개마을에서 생산하는 진맥소주 라인업 |
현재 맹개마을은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밀로 소주를 빚는다. 이곳에서 출시한 '안동 진맥소주'는 한국 최초의 밀소주다. 물론 고문헌에 따르자면, 그 역사는 훨씬 깊다. 조선 초기의 학자, 김유가 쓴 조리사 '수운잡방'에 진맥소주의 주조법이 남아 있으니 말이다. 맹개마을은 수운잡방에 기록된 주조법을 토대로 밀소주를 복원했고, 그게 오늘날의 안동 진맥소주가 되었다.
진맥소주의 인기는 대단하다. 전통주 애호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물량은 해외 유명 식당에 납품되기까지 한다. 국내와 국제 대회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중이기도 하다. 2024년, 맹개마을은 '한국관광의 별'(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찾아가는 양조자'(농림축산식품부)에 선정되며 더욱더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
![]() 직접 양조장 투어를 진행하는 박성호 이사 |
![]() 마을 내 토굴에 오크통 숙성 중인 진맥소주 |
맹개마을은 진맥소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자에 한해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트랙터 타기 체험, 시음, 양조장 시설 견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면, 맹개마을에서 트랙터가 마중을 나온다.
수심이 깊은 것은 아니지만, 트랙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체험은 정말이지 독특하다. 트랙터 바퀴가 강물에 닿을 때 튀는 물방울, 덜컹거리는 소리가 긴장감을 즐거움으로 바꿔준다.
맹개마을에 도착하면 이 공간에 관한 설명, 안동의 풍경과 낙동강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다음으로는 맹개마을에서 빚는 밀소주, '진맥소주'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농사를 짓는 중, 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소주 주조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소주 시음 프로그램
![]() 간단한 다과와 함께 진행되는 시음 프로그램 |
![]() 식당, 카페, 시음을 겸하는 공간 |
![]() 오크통 숙성 소주인 '시인의 바위'의 모티브가 된 바위 |
이곳에서 빚은 소주를 직접 시음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소주인 40도 진맥소주,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주류품평회에서 다수의 상을 휩쓴 53도 진맥소주는 더 자세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미국에서 수입한 버번 캐스크에 소주를 넣고 숙성한 '시인의 바위'는 그동안 경험했던 것과는 다른 맛과 풍미를 내세운다. 같은 재료를 사용해 술을 빚었는데도 색다른 맛과 향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틀림없이 전통주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 맹개마을 숙소 |
![]()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준비해주는 저녁 식사 1 |
![]()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준비해주는 저녁 식사 2 |
![]()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준비해주는 저녁 식사 3 |
속세를 벗어나 하룻밤 쉬어가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맹개마을은 소수의 방문객이 고요한 하룻밤을 누릴 수 있는 숙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찾아오기 어렵다는 점을 역이용해 그 누구도 쉽게 방문할 수 없는 숙소를 구현한 점이 흥미롭다. 물 흐르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말고는 아무런 잡음도 들려오지 않는다. 맑은 날 밤이면, 하늘을 수놓는 별천지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맹개마을은 투숙객을 위해 진맥소주 한 잔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식사는 한식 요리들을 코스 형태로 내어준다. 맹개마을이나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나물무침, 장아찌류 등을 제공한다.
특히, 직접 재배한 메밀로 만든 묵과 맹개마을 내에서 채집한 표고, 돌나물 등도 꼭 맛보도록 하자. 안동찜닭, 간고등어 등 안동의 유명 요리와 돼지고기 바비큐도 함께 내어준다. 마음에 드는 소주 한 병을 구매해 일행과 하룻밤을 즐기는 것도 맹개마을을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이다.
농암종택
![]() 농암종택 사랑채 |
![]() 농암종택 전경 |
![]() 숙박이 가능한 농암종택 사랑채 |
마을 주변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택과 서원, 명소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농암종택이다. 맹개마을에 들어가기 직전, 낙동강 자락에서 마주치게 되는 바로 그 고택이다. 이 고택은 1504년(연산군 10년), 임금의 노여움을 사 안동으로 유배된 농암 이현보의 종택이다. 지금도 농암 선생의 후손이 집을 지키고 있으며, 한옥스테이로 운영 중이다.
농암종택
-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길 162-133
- 문의 : 054-843-1202
- 홈페이지 : http://www.nongam.com/
도산서원
![]() 교육의 장이었던 서당, 퇴계를 기리는 사원으로 구성된 도산서원 |
![]() 도산서원 전경 |
![]() 도산서원 층계를 따라 조성되어있는 작은 화단 |
퇴계 이황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다면 도산서원으로 향하자. 한양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퇴계 선생이 학문하며 직접 제자를 가르치기 위해 설립한 도산서당이 중심인 공간이다. 도산서당 옆에 퇴계를 기리는 사당이 추가로 세워져 오늘날의 서원 형태가 갖추어졌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당시에도 정리 대상에서 제외되었을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유적이다 .
도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길 154
- 문의 : 054-856-1073
선성현문화단지
![]() 안동호를 내려다보고있는 선성현문화단지 |
![]() 안동호 위를 거닐어볼 수 있는 선성수상길 |
![]() 선성현문화단지 내 아기자기한 포토존 |
낙동강과 안동호의 절경을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선성현문화단지가 제격이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옛 성선현 관아 건물을 복원해 둔 곳이다. 한복 체험, 유교 문화 체험, 전통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민속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마당이 있다. 안동호 쪽으로는 물 위를 걸어갈 수 있는 1km 길이의 선성수상길이 이어진다.
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선성5길 8
- 문의 : 054) 840-3475
- 홈페이지 : http://koreanhou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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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여행 코스>
선성현문화단지→도산서원→농암종택→맹개마을→월영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안동민속촌→월영공원→선성현문화단지→맹개마을
둘째 날 / 농암종택→도산서원→유교문화박물관→안동구시장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맹개마을 https://www.instagram.com/mengemaeul_official
- 농암종택 http://www.nongam.com
- 도산서원 https://www.andong.go.kr/dosanseowon
- 선성현문화단지 https://koreanhouse.kr
- 안동관광 https://www.tourandong.com
○ 문의전화
- 맹개마을 010) 7604-0065
- 농암종택 054) 843-1202
- 도산서원 054) 856-1073
- 선성현문화단지 054) 840-3475
- 안동관광 054) 840-3434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안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행(08:10, 08:40, 12:00, 14:00, 15:30, 16:20), 약 2시간 55분에서 3시간 10분 소요, 안동초교정류장 하차
안동초교정류장에서 512번 버스 이용, 가송 경유 버스일 경우 가송, 그렇지 않을 경우 소두들 정류장에서 하차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경안여객 054) 821-4071
[기차] 서울-안동, 서울역에서 안동행 KTX-이음 하루 4회 운행(08:57, 10:59, 15:01, 21:31), 약 2시간 16분에서 2시간 26분 소요, 안동역 하차 안동역에서 410번 버스 이용, 교보생명 정류장에서 512번 버스로 환승, 소두들 정류장에서 하차
* 문의 : 코레일 1588-7788
○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 진출→251m 이동 후 '소백산국립공원, 풍기, 봉화' 방면으로 우회전→1.3km 이동 후 봉현교차로에서 '단양, 영주' 방면으로 회전교차로에서 9시 방향→73m 이동 후 봉현교차로에서 '안동, 영주, 봉화' 방면으로 왼쪽 방향→8.9km 이동 후 가흥교차로에서 '울진, 봉화'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21km 이동 후 금봉교차로에서 '청량산, 영양, 봉성' 방면으로 우회전→5.6km 이동 후 봉성삼거리에서 '재산' 방면으로 왼쪽 방향→7.8km 이동 후 도천삼거리에서 '재산' 방면으로 우회전→964m 이동 후 '명호' 방면으로 우회전→8.5km 이동 후 청량산삼거리에서 '안동, 도산서원' 방면으로 우회전→2.5km 이동 후 '가송리' 방면으로 좌회전→540m 이동 후 '가송길' 방면으로 우회전→1.3km 진입 후 맹개마을 주차장
○ 숙박정보
- 안동 리첼호텔 : 관광단지로, 054) 850-9700
- 전통리조트 구름에 : 민속촌길, 054) 823-9001
- 브라운도트 안동문화의거리점 : 문화광장길, 054) 857-7600
○ 식당정보
- 대자연가든 : 토종닭백숙, 도산면 가송길, 054) 852-3222
- 카츠예안 : 수제돈카츠, 도산면 선성길, 054) 841-9272
- 메밀꽃피면 : 막국수, 도산면 선성4길, 054) 843-1253
○ 주변 볼거리
- 안동호,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청량산, 월영공원, 안동민속촌, 안동시립민속박물관
※ 위 정보는 2025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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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김정흠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