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불 사선 주름, 정수리 탈모...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말라
귓불 사선 주름, 정수리 탈모, 황색종 등은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일 징후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건강 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쓰러진 김수용 귀엔 주름... 당신에 온 신호는?
![]() 김수용 귓볼 주름 |
최근 유튜브 촬영 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개그맨 김수용씨에게 심장 질환 전조 징후라고 할 수 있는 표지가 몸에 있었다는 의견이 언론 보도로 나오면서, 질병 발생과 관련된 몸의 징후나 표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수용씨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받았고, 한양대구리병원에서 좁아진 관상동맥 확장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회복 중이다.
김씨에게 있었다는 심장 질환 표지는 귓불 아래에 비스듬히 이어진 주름을 말한다<사진 참조>. 이는 귓불에 사선으로 깊게 파인 주름, 이른바 ‘프랭크(Frank) 징후’다. 1973년 미국의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처음 보고한 용어로, 특정 주름이나 변화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추정하는 징후라고 했다. 2012년 미국 세다스-시나이 의료센터는 귓불에 주름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고, 이와 유사한 연구들이 나왔다.
하지만 심장 전문의들은 프랭크 징후가 심장 질환 진단적 가치로 단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있으면 반드시 위험하다” 혹은 “없으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가벼운 경고 정도라는 것이다.
그럼 왜 귀 주름이 심장 질환과 연결될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나이가 듦에 따른 콜라겐 감소, 피부 탄력 저하로 인한 깊은 주름이 혈관 노화와 연결되어 나타난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우리 몸에서는 질병과 관련된 여러 표지가 나온다. 질병은 조용히 찾아오지만, 때때로 몸을 통해 외부 신호를 먼저 보낸다. 대표적인 것이 눈꺼풀에 생기는 황색종이다. 눈꺼풀 안쪽에 생기는 노란 색조의 반점은 나쁜 콜레스테롤 LDL이 높은 이상지질혈증과 연관성이 매우 강하다. 여러 연구에서 황색종이 있는 사람은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높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황색종이 보이면 혈중 지질 검사가 필요하다.
관상동맥 질환눈꺼풀 안쪽에 생기는 황색종 |
목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접히는 부분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지는 ‘흑색 가시세포종’이라는 피부 변화는 인슐린 효율이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된다. 그러기에 당뇨병, 비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당뇨와 다낭성 난소 증후군목 뒤 등 갈색으로 변화 |
입술 양쪽 끝이 반복적으로 갈라지고 붉어지는 증상의 구각염은 철분 부족, 비타민 B2 결핍, 아토피, 만성적인 당 조절 불량 등을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더 흔히 나타난다.
철분·비타민B 부족과 아토피입술 끝이 갈라지는 구각염 |
정수리 탈모는 심혈관 위험 상승 신호로 볼 수 있다. 여러 분석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을 1.3~1.5배 높이는 것으로 나온다. 인슐린 저항성이나 호르몬 변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심혈관 질환정수리 탈모 |
혀에 깊게 파인 주름도 질병 표지일 수 있다. 혀 표면에 가로세로로 깊은 홈이 여럿 보이는 설주름은 대체로 무해한 생리적 변이지만, 최근에는 대사증후군, 영양 결핍, 구강 건조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혀 상태는 대사와 수분 상태를 비추는 창이라는 것이다. 단일 표지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순 없지만, 몸이 보내는 작은 외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질병 조기 발견의 시작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대사증후군과 구강 건조증혀 표면에 파이는 깊은 주름 |
김철중 기자
영상의학과 전문의, 논설위원 겸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