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해방감을 위한 한 모금...여름날의 칠링 타임

입안에서 퍼지는 기분 좋은 산미, 그와 어울리는 한 접시. 잘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 한 잔이 더해지면 평범했던 순간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 올여름 가장 쿨한 힐링의 방식을 만나보자.

시고로

#압구정 맛집 #캐주얼 양식당

압구정 로데오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시고로’는 ‘시골로’의 발음에서 딴 식당 이름으로, 격식을 덜어낸 아메리칸 베이스 러스틱(rustic) 퀴진을 표방하는 셰프 이경호의 의지이다. ‘외식은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를 바탕으로 집밥의 친근함과 외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전달하는 메뉴를 선보인다.

제철 식재료와 식당 내 수족관에 살아있는 싱싱한 해산물은 기본, 대표 메뉴는 시고로 빠에야다. 무쇠 냄비에 해산물이 듬뿍 올라간 시고로의 시그니처 메뉴로, 푸짐한 해산물의 감칠맛과 바닥까지 맛있게 눌은 밥까지 긁어먹는 것이 진짜배기다. 인기몰이 중인 갈치 스파게티는 잘 발린 구운 갈치가 얹혀 나오는 건 기본, 갈치 속젓 소스를 활용한 독특한 맛으로 단골들의 원픽이다.

애피타이저 겸 와인 안주로 좋은 스몰 디쉬도 다양한데 구운 백합 조개, 대구살을 다져 만든 대구볼 튀김, 그린 올리브 튀김 등은 술과 어우러지는 식감과 맛이 일품. 셰프의 손맛, 국적을 넘나드는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데일리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찜 식당’이다.

세스크멘슬

#성수동 맛집 #독일펍 느낌

성수동의 ‘세스크멘슬’은 유럽식 육가공 전문점이자 샤퀴테리를 중심으로 한 유럽 감성이 돋보이는 곳이다. 성수동의 트렌디함을 입은 유럽 노포 스타일이라고 할까.

냉장 진열대에는 하몽, 프로슈터, 살라미등 소시지 러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 모두 셰프가 직접 큐어링한 것들이다. 독일에서 공부한 샤퀴테리 전문가가 추천하는 햄, 크림치즈에 바게트, 올리브가 곁들여진 보끼 플레터가 인기다.

부담 없이 들러 원하는 소시지를 골라 맥주 한잔하기에 그만인 곳. 낮에는 테라스에서 피크닉처럼, 저녁이면 은은한 조명 아래 더욱 근사해지는 이국적인 식당이다.

경운산

#한남동 맛집 #한식의 정도(正道)

한남동 ‘경운산’은 오너 셰프가 어린 시절을 보낸 경남 김해의 실존하는 산으로 그 이름답게 지역적 뿌리와 진정성을 담아낸 공간이다. 대표 메뉴인 김해 뒷고기 모둠은 최상급 돼지 특수 부위를 숯불에 구워 감태와 곁들임 채와 함께 즐기는 특별한 메뉴. 1일 30개 한정으로 선보이는 전통방식으로 손질한 군산 대왕 갑오징어 쌈 구이, 바다 내음 물씬 나는 감태로 밥과 명란마요를 감싸 만든 경운산표 통영 충무 감태 김밥 역시 별미다.

한식을 새롭게 재해석한 메뉴들은 전통주, 와인 주종 상관없이 모두 잘 어우러지는 맛과 분위기로 찐 주당들의 아지트다.

글과 사진 최유진